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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당)

중국인도견문록: 아랍인이 본 만당(晩唐)

by 중은우시 2015. 1. 17.

글: 생활문적(生活文摘)

 

매번 해외의 Chinatown에 가서 쇼핑을 할 때면, 뉴욕이든, 워싱턴이든, 보스턴이던, 터론토이건 모두 탄식이 나오게 된다: 왜 이렇게 더러울까? 나는 외국인들이 중국인들을 어떻게 보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나 자신이 그 거리와 상점을 보면, 마음 속으로 먼저 썰렁해지고, 이어서 자문하게 된다: 원인이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의 조상도 이러했을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답을 모른다.

 

최근 우연히 당나라후기에 쓰여진 한권의 책을 읽었다. 제목은 <중국인도견문록>이다(穆根來, 汶江, 黃倬이 번역함. 중화서국, 북경, 2001년). 이것은 중국에 여행하거나 살아본 적이 있는 아랍인이 친히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하여 만든 책이다. 사료가치가 아주 높다. 그 안에는 당나라때 중국인들의 의식주행에 관한 재미있는 기록이 적지 않다. 정사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거나, 기록할만한 가치가 없다고 여겼던 것들이다. 종교적인 원인으로 아랍상인들의 관찬을 약간 편파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읽어보면 오해한 부분은 많지 않다. 거기에 쓰여진 내용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화장실에 관하여: "중국인은 위생을 중시하지 않는다. 변을 본 후에 손을 씻지 않는다. 중국에서 만든 종이로 닦는다."(11페이지). "인도인이건 중국인이건 깨끗하지 않을 때 대정(大淨)을 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대변을 본 후에 그저 종이로 한번 닦는다. 인도인들은 매번 점심전에 한번 씻는다. 그 후에 음식물을 집는다." (23페이지). 여기서 소위 '대정'은 '전신목욕'이고, 이와 상응하는 소위 '소정'은 '하반신목욕'이다. '대정,소정'은 모두 이슬람교 교도의 규정이고, 중국인들은 이를 따지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중국인들은 서서 소변을 본다. 일반 백성들이 이렇고; 왕후, 장군, 고관, 관리들도 역시 이렇다. 다른 점이라면 그들은 기름칠을 한 나무관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나무관은 약 팔하나 길이인데, 양쪽끝에 구멍이 있고, 위쪽의 구멍이 조금 더 크다. 이것을 음경에 끼우고, 소변을 볼 때 두 다리로 서서 목관의 작은 구멍이 있는 쪽을 몸밖으로 내뻗어서, 나무관 속에 오줌을 눈다. 중국인들은 이렇게 소변을 보는 것이 몸에 좋다고 여긴다. 그들에 따르면, 방광이 아픈 것이나 혹은 오줌을 눌 때 결석을 느끼는 것은 왕왕 앉아서 소변을 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서서 소변을 보아야 방광안의 오줌이 완전히 배출된다고 한다.(120페이지). 이 기록은 기이하다. 왜 목관을 음경에 끼우는가? 관은 어디로 향하는가? 모두 불분명하다. 이런 풍속은 다른 방증이 없는 것같다. 보기에 이는 위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의료보건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같다.

 

음식에 관하여: "중국인은 죽은 가축을 먹는다. 그리고 배화교와 유사한 다른 습관도 있다." (11페이지). "중국인과 인도인은 가축을 죽일 때, 목을 베어서 피가 나오게 하지 않고, 머리를 때려서 바로 죽인다."(23페이지). 소위 죽은 가축이라는 것은 원래 먼저 머리를 쳐서 죽은 가축을 말한다. 죽어서 썩은 고기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개인위생에 관하여: "인도인은 아지(牙枝)를 사용한다; 그들은 만일 아지를 써서 이빨을 닦고 얼굴을 씻지 않으면, 식사를 하지 않는다. 중국인은 이런 습관이 없다."(24페이지). 비록 당나라때 돈황벽화에서 우리는 이미 이빨을 닦는 그림을 볼 수 있지만, 중국인들이 구강위생을 유지하는 통상적인 방법은 입을 가시는 것이다. 소위 "수구차(漱口茶)"이다. 보통 사람들이 이빨을 닦게 된 것은 근대 서방과 교류하기 시작한 이후에 나타난다.

 

주택에 관하여: "중국인의 집의 담장은 나무로 만든다. 인도인은 집을 돌, 석회, 벽돌과 진흙으로 짓는다. 중국에서도 이런 것들로 집을 짓기도 한다."(23페이지). "중국도시는 목재와 등나무줄기로 집을 만든다. 이런 등나무줄기는 용구를 짤 수도 있다. 마치 우리(아랍)가 깬 갈대를 찢어서 물건을 만드는 것과 같다. 집을 다 지은 후, 회색진흙이나 유료(油料)를 바른다. 유료는 피마자를 짜서 나온 것인데, 담장에 바르면, 유즙과 마찬가지로, 햐얗고 깨끗한 광택을 낸다. 실로 탄복할 만하다."(100페이지. '등나무줄기'가 아니라 아마도 대나무일 것이다)

 

장례에 관하여: "중국인은 사람이 죽으면, 다음 해의 기일에 비로소 안장한다.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관에 넣고, 시체의 위에는 생석회를 쌓는다. 그리하여 시신의 수분을 흡수하게 한다. 이렇게 1년을 보존한다. 만일 국왕이면, 시신을 침향액과 장뇌 속에 넣는다. 친척들을 3년간 곡을 한다. 곡을 하지 않으면 남녀를 불문하고 얻어맞는다. 한편으로 때리며 한편으로 묻는다: '설마 죽은 자에 대하여 비통하게 느끼지 않는단 말이냐?' 죽은 자가 묘에 매장되면 묘장은 아랍인의 묘장과 비슷하다. 다만 계속하여 죽은 자를 위하여 공물을 바치고, 죽은 자가 먹고 마신다고 말한다. 사실상 사람들은 음식물을 죽은 자의 곁에 놓아두는데, 밤이 되거나 그 다음날 아침이 되면 음식물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죽은 자가 먹는다고 하는 것이다. 시체를 집안에 두면, 곡성이 끊이지 않는다. 죽은 자를 위하여 어떤 경우는 심지어 집안의 재산을 모조리 쓴다. 과거에 국왕을 매장할 때, 왕왕 그가 생전에 쓰든 용구, 의복과 허리띠(중국에서 허리띠는 아주 귀중하다)를 같이 묻는다. 현재 이런 습관은 이미 취소되었다. 왜냐하면 분묘가 왕왕 파헤쳐져서 묘 안의 물건을 훔쳐가기 때문이다.(16페이지). 만일 죽은자의 관을 집에 1년간 놓아둔다면 어떻게 보더라도 건강에 이롭지 않을 것이다.

 

복장에 관하여: "중국주민은 귀천을 불문하고, 겨울인지 여름인지 불문하고, 모두 비단을 입는다."(10페이지) "여인의 머리는 바깥에 드러낸다. 몇 개의 빗을 동시에 머리에 꽂는다. 어떤 때는 한 며인의 머리에 20여개의 상아 혹은 다른 재료로 만든 빗을 꽂는다. 남자의 머리에는 일종의 우리의 모자와 비슷한 두건을 쓴다."(11페이지)

 

전체적으로 보면, 아랍상인은 중국에 대한 느낌이 아주 좋은 편이었다. "중국은 더 아릅답고 더욱 그리워하게 만든다. 인도의 대부분의 지역에는 도시가 없다. 그러나 중국에는 도처에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가 있다." "중국인은 인도인과 비교하여 더욱 건강하다. 중국에서는 질병이 비교적 적다.중국인은 보기에 비교적 건장하다. 맹인이나 눈하나를 실명한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장애인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이런 류의 사람이 아주 많다." "인도는 많은 지역에 사람이 살지 않는 황무지이다. 그러나 중국은 모든 토지에서 경작을 하고, 전국의 인구가 밀집되어 있다." "중국인은 인도인보다 훨씬 잘생겼다. 의복이나 사용하는 가축에서는 아랍인과 닮았다. 중국인의 예복은 아랍인의 의복과 아주 비슷하다. 그들은 장포를 입고, 허리띠를 맨다. 그러나 인도인들은 남녀구분없이 일률적으로 두 개의 포를 의복으로 삼는다. 그리고 금팔찌와 악세사리로 장식한다.(24-25페이지)

 

이 책의 프랑스어 번역자가 말한 것처럼, "이들 아랍상인들이 중국과 인도의 풍속을 기재한 것은 "그들이 외국습관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이슬람교의 법률이 그 신도의 사회행위 내지 생활방식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국의 습관과 그들 본국의 습관이 비슷한지 상반되는지에 따라 이슬람교도는 감정적으로 좋아하고 싫어하게 된다" 이슬람교와 명백히 충돌되는 풍속 즉, 불결한 음식을 먹는다거나, 대정(전신목욕)을 하지 않는 등등을 제외하고, 중국인이 위생방면에서 낙후된 것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중국인의 외관과 도시의 면모는 외국인들의 호감을 불러왔다.

 

당나라때의 중국은 정말 아주 깨끗하고 위생적이었을까? 본서에서 해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어보면, 마치 정말 좋아하는 면이 싫어하는 면보다 많은 것같다. 그러나, 책에서는 황소의 난 때,"강한 자는 일단 약한자를 제압하면, 영지를 침범하고 모든 것을 부수어버린다. 평민백성도 모조리 죽여버린다." 그리고 이런 말도 한다: "이런(인육을 먹는 일)사정은 중국풍속이 허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에서 공개적으로 인육을 판다."(97페이지) 이는 정말 역겹고 비애를 느끼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