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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오대십국)

석선(石宣): 중국역사상 가장 비참하게 죽은 황태자

by 중은우시 2015. 1. 13.

글: 위석아(危石兒)


역사상 폐위되고, 피살된 황태자는 적지 않다. 그중 석선이라고 불리는 태자가 있는데, 아주 비참하게 죽었다.


석선은 그의 잔폭한 부친 석호(石虎)가 죽였다. 그렇다면 석호는 왜 자신의 친아들을 죽였을까?


원래 석호가 석선을 죽인 것은 석선이 그의 동생 석도(石韜)를 죽였기 때문이고, 석선이 석도를 죽인 것은 석도가 너무 오만하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는 이 가족내부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도록 하자.


전해지기로, 황제인 석호는 석도를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석선을 태자에서 폐위시키고, 그를 태자로 앉히고 싶어했다. 그러나 석선이 장남이고 이미 태자로 세웠으므로 계속하여 망설이고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번은 태자인 형 석선이 부친 석호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석호는 화가 많이 났다. 그래서 일부러인지 아닌지 이런 말을 한다: "정말 후회스럽다 당초에 석도를 태자로 삼지 않은 것이." 이 말이 석선의 귀에 들어가고, 석선은 마음 속에 새겨둔다. 이 말은 동시에 동생 석도의 귀에도 들어갔다.


진공(秦公)으로 있던 석도가 부친을 만나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을 듣자 더욱 오만해진다. 그는 태위부(太尉府)에 궁전을 하나 만든다. 이름은 '선광전(宣光殿)'이라 한다. 고대에는 기휘(忌諱)가 아주 많았다. 석선이 이 소식을 듣자 크게 분노한다. 마음 속으로 분명히 알았다. 자신의 이름이 '선'인데, 궁전을 '선광전'이라고 했다는 것은 그가 이 태자를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석선은 화를 참지 못하고 궁전을 짓던 노동자를 모조리 죽여버리고, 이미 지어진 부분은 철거한다.


어찌 알았으랴. 석도는 포기하지 않았다. 네가 철거해도 나는 짓겠다. 그리고 원래보다 더 크게 지었다. 석선은 그 말을 들은 후 분노를 참지 못하고 몰래 몇몇 심복을 불러서, "그 놈은 너무 오만하다. 만일 너희가 그를 죽일 수 있다면, 내가 황제가 된 후, 그의 봉지를 모조리 너희 몇몇에게 나눠주겠다. 그 놈이 죽으면 부황이 분명 조문을 올 것이고 그때 내가 다시 처리하면, 가볍게 성공할 수 있다." 그 몇 명이 동의한다.


석도가 죽자, 다음 날 석선은 이 사건을 석호에게 보고한다. 석호는 그 말을 듣고 놀라서 반나절을 멍하게 지낸다. 그리고 석선은 동생의 영전으로 가서 곡을 하지 않고 오히려 '하하'하고 크게 웃는다. 그리고 사람을 시켜 석도의 시체 위를 덮은 덮개를 들춰서 바라본다. 그리고는 크게 웃고 떠난다.


석선이 이렇게 이상한 행동을 하자 석호는 의심을 품는다. 그래서 그는 거짓으로 석선의 모친 두황후의 병이 위독하다고 말하며 석선을 궁안으로 부른다. 그리고 구금한다. 그러나 이 때, 석호는 아직 석선이 석도를 죽였는지 아닌지를 확정할 수 없었다. 나중에 사과(史科)라고 부르는 사람이 이 일을 고발한다. 그래서 진상이 다 드러난다.


석호는 진상을 알고 난 후, 화를 참지 못한다. 잔폭한 부친은 화를 낸다. 이제 석선은 비참해진다. 아래에서는 우리가 황제가 어떻게 자신의 태자인 아들을 죽였는지 보기로 하자.


석호는 사람을 시켜 철환(鐵環)으로 석선의 아래턱을 뚫고 자물쇠를 채운다. 그리고 석선이 석도를 죽일 때 썼던 칼과 화살을 가지고 와서 그로 하여금 그 위에 남아 있는 피를 모조리 혀로 핥아서 깨끗하게 만들게 한다. 이제 석선이 놀라서 미친 듯이 부르짖는다. 그의 목소리가 황궁에 다 울려퍼진다. 그러나 석호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석호를 죽이려 한 것이다. 그는 사람을 시켜 업성의 북쪽에 장작을 쌓게 하고 위에는 표간(標杆)을 세운다. 표간의 끝에는 도르레를 달고, 도르레에 밧줄을 끼운다. 그리고 사다리를 장작에 기대어 세운다. 그 후에 석선을 그 아래 끌고 가서 석도의 궁에 있던 태감들로 하여금 그의 머리카락을 한오라기 한오라기 뽑게 한다. 그 후에 그의 혀를 뽑아낸다. 이어서 석선은 끌고 장작의 사다리로 끌고 올라간다. 그리고 사람을 시켜 도르레의 밧줄을 석선의 아래턱을 뚫고 지나가게 한다. 그리고 도르레를 돌려서 석선을 매단다. 그 후에 사람을 시켜 다시 석선의 손과 발을 잘라내고, 눈을 파낸다. 그리고 배를 가른다. (<통감>에는 '석도를 해친 것처럼'이라고 말했는데, 아마도 석선은 이런 방법으로 석도를 죽인 것같다). 마지막에 장작의 사방에 불을 붙여, 석선을 태워서 '회비연멸(灰飛煙滅)'시킨다. 석호는 궁중의 천여명을 데리고 높은 누대에서 이잔인한 살인장면을 지켜본다.


이렇게 하여, 석호는 자신의 아들의 복수를 위하여 또 다른 아들을 죽인다. 그가 쓴 수단의 잔인함은 차마 사람들이 볼 수 없을 정도이고,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자신의 친아들이 아닌가. 그런데도 그는 이렇게 했다.


석선의 죽음은 어느 정도 자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어찌되었건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친아버지가 이렇게 참혹한 방법으로 자신을 죽일 줄은. 그의 죽음은 비극이다. 이 비극은 그가 죽었기 때문이 아니다(그는 원래 죽어 마땅했다). 그의 친아머지가 잔혹하고 변태적인 수단으로 그를 죽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