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한)

조비연(趙飛燕)은 왜 평생 불임이었을까?

by 중은우시 2014. 10. 6.

글: 문재봉(文裁縫)

 

역사적으로 "환비연수(環肥燕瘦)"라는 말이 있다. '연수'는 바로 한성제의 황후인 조비연을 가리킨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그녀는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출 수 있었다고 한다그래서, "미인이 말을 타면 말이 알지 못한다(美人上馬馬不知)"라고 형용한다. 조비연은 바로 자신의 춤실력과 미모로 한성제의 총애를 독점한다. 그러나 한가지 사실은 아주 기이하다. 조비연은 매일 황제의 총애를 받았는데, 자식은 낳지를 못한다.  이것은 그녀의 지위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조비연은 원래 불임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어떤 사정이 있는 것일까?

 

만일 양귀비의 아름다움은 풍만한 아름다움이라면, 조비연의 아름다움은 현대미라고 할 수 있다. 전자는 몸이 풍만하고, 후자는 몸이 날씬하다. 선명하게 대비된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두 사람의 아름다움은 품격이 전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그것은 바로 두 사람이 모두 황제의 총애를 독점했다는 것이고 평생 자녀를 낳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일 양귀비는 너무 풍만해서 임신하지 못했다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조비연은 날씬한데도 평생 임신을 하지 못했다. 그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조비연이 평생 임신하지 못한데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그 중의 비밀을 풀기 위하여 먼저 조비연의 신세내력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조비연의 부친은 이름이 조림(趙臨)이라고 한다. 한나라때 관청에서 신분이 비천한 노비였으며 가난하기 그지없이 살았다. 조비연과 여동생 조합덕(趙哈德)은 쌍동이자매이다. 조림은 원래 자신과 마누라를 먹여살리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다시 두 딸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고민이 많았다. 결국, 그는 두 딸을 포기하기로 결정한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 틈을 타서 두 딸을 교외의 벌판에 버려버린다.

 

기이하기는 하지만, 조림은 막 출생한 딸을 버린 후 삼일 밤에 연속으로 잠을 잘 때 꿈을 꾸었고, 꿈에서 영아가 그의 귀옆에서 울고 있었다. 미신을 믿는데다가 자책감도 가졌던 조림은 더 이상 부친으로서의 자비심이 일어나 버렸던 두 딸을 다시 찾아온다. 만일 불행히 요절했다면 안아와서 잘 안장해주려고 했다. 조림은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기이하게 생각할 정도로 교외의 황야에 있으면서도 두 딸은 죽지 않았다. 그는 그래서 이 두 딸이 보통이 아니라고 여긴다. 그리고 두 딸을 안아와서 힘들지만 기르게 된다.

 

조씨자매가 7살이 될 때까지 아이들이 하루하루 자라면서 먹고 입는 데 드는 비용이 갈수록 많아졌다. 조림은 도저히 그녀들을 기르기 어려울 정도였다. 고대에 가난한 집안에서 자녀를 기를 수 없으면 아이를 팔아버릴 수밖에 없다. 조림도 그런 결정을 한다. 그는 딸을 현지의 아양공주(阿陽公主)집에 판다. 그녀들은 거기서 가무기(歌舞伎)가 된다. 그러나, 조씨자매는 전화위복인 셈이었다. 특히 조비연은 천성적으로 춤을 잘 추는 아이였다. 뛰어난 천부적 재능으로 15살이 되기 전에 이미 놀라울 정도의 노래와 뛰어난 춤솜씨를 지니게 된다. 그리하여 장안에서 가장 유명한 가무배우가 된다. 그녀를 앙모하는 자가 부지기수였다. 당연히 호색으로 유명한 한성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대한의 황제로서 그의 언행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대상이었다. 그는 일반적인 귀공자처럼 마음대로 드나들 수가 없었고, 더더구나 한 가무배우를 보기 위하여 갈 수도 없었다. 그러나 황제가 하려고 생각만 하면 못할 일은 없다. 왜냐하면 그에게 잘보이고 아부하려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의 여동생인 아양공주도 그러했다.

 

아양공주는 비록 나이가 젊었지만 불행히도 과부가 되었다. 그녀는 풍류적이고 방탕했다. 집안은 장안성내의 공자들이 모이는 환락의 장소가 된다. 황제까지도 앙모하는 곳이 된 것이다. 한성제 유오는 여러번 미복으로 공주의 집을 가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총신인 장방은 이를 기억하고 있다가 개인적으로 아양공주와 계획을 짠다.

 

얼마후 한성제는 마침내 아양공주부로 간다. 공주의 집에 있는 가무기 조비연이 나타나자 한성제는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른다. 조비연의 혼백을 빼놓는 눈빛, 아름다운 목소리, 하늘하늘한 춤추는 모습은 한성제로 하여금 자신의 신분마저 잊게 만들었다. 그는 참지 못하고 박자를 맞추며 조비연과 함께 춤을 춘다. 그후 조비연은 한성제에 의하여 궁중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날 저녁 한성제는 조비연에게 시침을 요구한다. 그러나 심계가 깊은 조비연은 거절한다. 일반적인 비빈이 한성제의 요구를 거절한다면 아마도 일찌감치 목이 달아났을 것이다. 그러나 조비연은 달랐다.한성제는 그녀를 데려온 그 날부터 이미 그녀의 미모와 춤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당연히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여인을 죽일 생각을 품지는 않을 것이다.

 

조비연은 한성제의 시침요구를 3일간 연속하여 거절하여 한성제로 하여금 안달이 나게 만들었다. 이 방법은 과연 효과가 좋았다. 그후 한성제는 매일 저녁 그녀를 찾고 다시는 그녀를 떠나지 않았다.

 

조비연은 강호에서 여러해를 굴렀던 여인이다. 거쳐간 남자도 무수히 많다. 그녀는 마음 속으로 잘 알았다. 제왕이라고 하여 다른 남자들과 다르지는 않다는 것을. 일단 자신이 늙어서 노쇠해지면 언젠가 자신은 냉궁으로 쫓겨나서 죽기보다 비참한 생활을 보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용모를 다듬는데 신경을 쓴다.

 

피부색이 하얗고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조비연은 한 가지 비방을 구한다. '향기환(香肌丸)"이라는 약환을 만들어 낸다. 이 약환을 배꼽에 밀어넣으면 피부가 응지(凝脂)처럼 되고 향기가 넘친다고 한다. 조비연이 써보니 효과가 좋았다. 그래서 매일 사용한다. 속담에 약에는 삼푼의 독이 들어 있다(藥三分毒)고 말한다. 이런 약환은 사향, 고려삼, 녹용등 귀한 약제로 만든다. 효과는 좋지만 사용후 약의 독이 있어 오랫동안 임독양맥안에 축적된다. 그리하여 여자는 임신을 평생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조비연이 평생 자식을 낳지 못한 원인은 밝혀진 셈이다.

 

그외에 조비연은 춤을 추기 위하여 몸을 가볍게 유지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몸매가 지나치게 날씬한 것도 그녀가 평생 임신하지 못하게 만든 요소였다. 왜냐하면 여자가 너무 마르면, 지방이 정상수치에 모자라게 되어 내분비교란이 발생하여 임신이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