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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당태종)

당태종의 수면제

by 중은우시 2014. 10. 2.

글: 고학(孤鶴)

 

당나라역사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당고조 이연이 아직 살아있을 때, 진왕 이세민은 황궁의 북문 '현무문' 앞에서 태자 이건성과 제왕 이원길을 죽였다. 이세민이 오랫동안 음모를 꾸몄던 아니든 결과는 모두 두 경쟁적수를 죽인 것이다. 그후에 어렵사리 얻은 승리의 과실을 공고히 하기 위하여, 이세민은 이건성과 이원길의 모든 아들을 죽인다. 강보에 쌓인 영아조차도.

 

그후에 각종 '연의'에서는 당태종이 자주 악몽을 꾸고, 참혹한 영아의 울음소리가 들려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진숙보(秦叔寶)와 위지경덕(尉遲敬德)의 두 '능연각공신"은 명을 받들어 궁문의 앞에서 당태종을 지켜, 그가 밤에 악몽에 놀라지 않도록 했다. 자연스럽게 당나라초기 이 두명의 장수는 "문신(門神)"이 된다.

 

당나라초기의 현무문의 변은 지금까지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다. 나중에 청나라초기의 소설 <수당연의>에서도 '정말 그런 일이 있는 것처럼' 그렸다. 이세민이 등극한 후, 항상 밤에 잠을 잘 때면 방밖에서 기왓징과 벽돌을 던지는 소리를 들었고, 귀신이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요재지이'처럼, 그 본인과 후궁비빈들은 모두 정신분열상태가 될 정도였다.

 

민간의 이야기가 그렇지만, 서유기도 이곡동공(異曲同工)이다. 단지 이세민이 '경하용왕'에게 실언하여 악몽을 꾸게 될 뿐이다. 결국, 그는 신경쇠약의 중증을 앓고 공포망상증을 갖는다. 그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었다. 하나는 심리치료사를 찾거나 정신과의사를 찾는 것이다.

 

당초 경하용왕과 산명선생(算命先生) 원수성(袁守城)이 내기를 하면서 날씨를 누가 더 정확하게 맞추는지로 했다. 그 결과 기껏해야 민간술사인 원수성은 마치 신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비가 내리기 전에 각종 상황을 모두 파악한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보고, 비내리는 것을 담당하는 경하용왕은 할 수 없이 비겁한 수단을 쓴다. 미리 준비해두었던 비내리는 시간과 양을 바꿔버린 것이다. 용왕은 법을 어긴 것으로 하늘에서 사형을 판결받는다. 그리하여 할 수 없이 당태종이 꿈에서 도와줄 것을 간절히 구할 뿐이다. 당태종은 응락한다. 그러나 위징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리하여 용왕은 재앙을 입고, 위징에게 꿈 속에서 참살당한다. 위징은 "꿈에서" 천정(天庭)의 '과용대(剐龍臺)"로 가서 망나니가 되어 친히 용왕의 머리를 벤다.

 

당나라때 노자(李聃)을 황실의 조상으로 추인하고, 노자는 '도교' 제일인으로 인정받는다. 그래서 당나라초기, 도교는 국가의 법정종교였다. 역사상의 위징은 아직 성공하기 전에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출가하여 잠시 도사로 있는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도사는 모두 산명의 고수이다. 서유기에서 경하용왕은 먼저 원수성을 만나고 나중에 위징에게 참수당한다. 이것은 '산명선생'과 싸우는 것이다.

 

기실, 위징은 일찌기 태자 이건성의 동궁속관이었고, 여러번 이건성에게 건의한다. 먼저 손을 쓰는게 좋다고. <구당서> '위징전'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현무문의 변이 성공한 후 당태종은 위징을 부른다. 그리고 그에게 왜 '우리 형제를 이간질했느냐'고 추궁한다. 그 말에 숨은 의미는 왜 이건성에게 고약한 아이디어를 내서 선발제인하라고 하였느냐는 것이다. 위징은 흐트러짐없이 담담하게 대답한다. 만일 이건성이 일찌감치 내 말을 들었더라면 어찌 오늘같은 일이 벌어졌겠느냐고. 위징이 보기에 이건성은 바로 이세민의 간계에 속은 것이다. 그의 어떤 약속에 미혹되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당태종은 위징의 책임을 추궁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그를 발탁하여 관직이 승상에 이르게 한다. 만일 서유기에서 경하용왕이 비유하는 것이 이건성이라면, 경하용왕을 참살하는 것은 당연히 이세민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결과는 이세민이 그를 보호하려 하지만, 위징이 그를 제거해버리는 것이다.

 

이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위징은 이세민이 이건성의 곁에 심어두었던 간첩이 아니었을까? 위징이 중국역사상 유명한 것은 당태종에게 직언을 하고 간쟁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직설적이었고 조그만치도 당태종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태종은 그러나 그의 말이라면 다 따랐다. 그때 소위 '정관지치'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바로 위징이 당태종에게 거의 변태적으로 간섭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마치 마누라가 남편에게 바가지긁는 것처럼. 위징이 주둥이부채로 이세민의 얼굴을 치는 것같다. 그래도 이세민은 오랜 가뭄끝에 단비를 맞은 것처럼 얼굴에 미소만 띄고 있고.

 

사람들에게 주는 느낌은 이세민이 천하를 얻은 것은 위징 덕분이라는 것같다. 그들 군신 두 사람은 같은 바지를 입을 정도이다. 서유기에서도 위징은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다. 더욱 기세등등하다. 인간세상이건 지옥이건 천상이건. 위징의 권세와 사회관계는 모두 당태종보다 강하다. 마치 그가 천자이고 당태종이 신하인 것같다.

 

당태종은 경하용왕에게 실언하여 그의 혼백이 저승에 끌려간다. 그는 원래 저승에서 징벌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풍도판관' 최각(崔珏)은 위징의 부탁을 받고 당태종에게 저승을 한번 구경시켜주는 것으로 끝내버린다. 이에 대하여 명나라때 서유기 비평가 이지(李贄) 선생은 해학적으로 평했다: 저승에서까지도 꽌시가 필요한가보다 꽌시만 있으면 저승이든 인간세상이든 뭐든지 해결할 수 있구나. 확실히 그렇다. 저승의 이연, 이건성과 이원길은 모두 기회를 잡고 당태종을 고발한다. 그러나 결국 최각이 도와주어서 별탈이 없을 수 있었다.

 

그외에 최각은 또한 생사부의 이세민의 수명까지도 '정관십삼년'에 죽는다는 것을 '정관삼십삼년"으로 바꿔준다. 이것은 정말 의외의 수확이다. 역사상 이세민은 정관이라는 연호 1개만을 사용하고 모두 23년간이었다. 23년간 했다. 최각은 역사상의 정관기간도 10년을 늘여준 것이다. 경하용왕에게는 억울하겠지만, 당태종에게는 모든 일이 다 잘되었다.

 

이것은 모두 위징의 '공로'이다. 그리고 그는 당태종의 병을 치료한다. 당태종으로 하여금 마음을 약간 놓게 만들어준다. 저승에서도 큰 양해와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스스로 위안할 수 있고, 죄책감을 덜 수 있었다. 그러나 위징에게 아무리 큰 재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줄기는 치료해도 뿌리는 치료할 수 없었다. 근본적으로 당태종의 신경쇠약증세를 치료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10년이 더 남은 수명은 당태종에 있어서 다좋은 일만은 아니다. 그의 신경쇠약도 10년이 연장되는 것이다. 고통이 10년이 늘어나는 것이다. 많은 경우, 사람이 일단 정신적인 질병을 얻게 되면, 평생 완전히 치유되기는 힘들다. 특히 당태종의 '마음의 명'은 뿌리가 깊다.

 

비록 '문신'이 방문앞을 지켜주어, 당태종의 수면의 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그의 병은 오랫동안 반복하여 발작하여 새로운 약, 더 강한 약이 필요했다.

 

저승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이승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다시 병치료를 해야 했다. 그는 최각의 당부에 따라, 대량의 재정을 투입하고 각지의 고승을 모아서 크게 '수륙대회(水陸大會)"를 연다. 이연, 이건성과 이원길을 포함한 여러 '원혼'들을 초도(超度)시킨다. 이런 치료방법은 좋은 효과를 거둔다. 각지의 고승을 모았으므로 당태종은 당승(唐僧)을 만나게 된다. 당승의 서천취경(西天取經)은 당태종의 속죄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또한 신경쇠약을 치료할 약방문을 찾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기실 소위 약방이라는 것은 결국 몇 알의 수면제보다 못하다.

 

이 '독점브랜드'의 수면제를 잘 만들기 위하여, 당태종은 불교, 천정(天庭)과 합작하여 국가의 대공사로 만든다. 그리고 수면제를 개발하는 수석과학자는 바로 당승이다. 당승이 이끌어서 제천대성 손오공, 천봉원수(天蓬元帥) 저팔계, 권련대장 사승과 삼태자 백룡등 거물을 모으고, 사회각계, 각로의 강대한 싱크탱크와 자원을 이용하여 십여년간 꼬박 개발한다. 그리하여 효과가 뛰어난 수면제를 만들어낸다.

 

유감스러운 점은, 역사상 당승의 서방지행은 당태종의 승인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당승은 몰래 출국했다. 그저 그가 서방지행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규화보전'(대승불교전적)을 가져온다. 당태종은 책임을 추궁하지 않고 오히려 그에게 높은 규격의 정치적대우를 해준다. 이를 보면 당승이 서천에서 가져온 수면제는 확실히 효과가 좋았던 것같다. 단지 그의 서유는 근본적으로 당태종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저 당태종의 운이 좋았던 것이다. 병마에 여러해동안 시달리다가 보물을 얻은 것과 같았다. 원래 밀출국했던 당승은 화타가 재현한 것같은 정신과의사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