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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건문제)

주체(영락제)와 주윤문(건문제)간의 간첩전

by 중은우시 2014. 8. 27.

글: 두문자(杜文子)

 

주윤문이 등극한 후, 그가 한 첫번째 일은 삭번(削藩)이었다. 1년동안 5명의 왕야(王爺)가 삭번되어 보통백성이 된다. 연왕 주체는 생각해보니 향후 자신에게 힘든 시절이 올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거병하여 모반하려는 생각을 품는다. 처음에는 암중으로 전마와 병사를 끌어모았다. 불량배이건 유민이건 가리지 않고 군대에 모조리 받아들였다. 그리고 몰래 왕부의 후원에 지하실을 판 후, 병기를 만들며 다른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하여 조정에 대항할만한 군대를 갖추게 되었다.

 

병법에 이르기를,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하였다. 전쟁이 도래하기 전에, 먼저 하게 되는 것은 정보전이다. 상대방측의 정보를 취득하는 주요 경로는 간첩을 파견하는 것이다.

 

주체는 먼저 손을 쓰는 것이 낫다고 여긴다. 그는 표면적으로 갈성(葛誠)이라는 사람에게 자주 황제 주윤문에게 보고를 하도록 했다. 다만 실제로 그는 주체의 간첩이었다. 그러나, 주윤문도 멍청이는 아니었다. 그는 일찌감치 주체의 뜻과 갈성이 온 이유를 알아차렸다. 더욱 생각지 못했던 일은 주윤문이 그저 담담하게 갈성의 생활상황을 물어본 것이다. 그리하여 갈성은 감격하여 말을 잇지 못하고, 주체가 그에게 맡겼던 임무를 모조리 주윤문에게 토로한다. 그리고 주윤문을 도와서 이중간첩이 되겠다고 자원한다.

 

아무리 감추어도 소식은 빠져나간다. 얼마후 주윤문은 주체가 모반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는다. 그는 제태(齊泰)와 황자징(黃子澄)을 불러서 상의한다.

 

주체가 군대와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비밀도 아니었다. 단지, 실력과 규모를 알지 못할 뿐이었다. 황자징은 어찌되었건 빨리 손을 써서 주체를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태는 주체로 하여금 변방에서 전투를 하도록 명령하여 그의 군사역량을 소모하도록 하자고 건의했다. 최종적으로 주윤문은 심복 장병(張昺)과 사귀(謝貴)를 주체가 있는 곳에 보내어 일을 하게 하고, 주체의 거동을 밀접하게 감시하게 한다.

 

이 두 명의 분명히 주윤문이 보낸 감시자들에 대하여 주체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 그는 예전처럼 하고 싶은 일을 그대로 했다. 집으로 돌아가면 비밀리에 군대를 조련한다. 다만, 외적(外賊)은 방비할 수 있지만, 가적(家賊)은 방비할 수 없었다. 연왕비(燕王妃)는 적막하고 할 일이 없어, 지신의 오빠를 찾아서 얘기를 한다. 그때 남편의 일상적인 행동거지를 모조리 말해준다. 그녀는 오빠가 주윤문의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다. 부지불식간에 주체를 팔아먹게 된 것이다. 주체의 일상행위는 이렇게 주윤문의 귀에 들어갔다.

 

그러나, 주윤문이 주체의 처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주체는 주윤문의 태감을 매수했다. 태감들은 궁안에서 생활이 아주 힘들었다. 돈을 주면 아는 것을 모조리 얘기해주었다.

 

간첩전에서 두 사람은 서로 비겼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윤문의 성격에는 큰 약점이 있었다: 우유부단. 너무 친정(親情)을 중시했다. 주윤문이 등극할 때, 번왕들이 모두 들어와서 알현하도록 명령한다. 주체도 자연히 왔다. 그러나 그가 온 것은 혼란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황제에게 무릎을 꿇지 않았을 뿐아니라, 황제가 걷는 길로 걸었다. 이것은 기군대죄(欺君大罪)이다. 주윤문이 명령만 내렸다면, 주체의 목숨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주윤문은 주체의 이러한 참월(僭越)행위를 추궁하지 않는다.

 

군대훈련, 군량조달을 가리기 위한 거동으로, 주체는 먼저 병이 든 것처럼 위장한다. 다만 몇년간 병석에 누운 것처럼 위장하였지만, 계속 병이 들었다고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미친 것처럼 위장하다. 당당한 왕야가 하루종일 대로를 뛰어다니면서 소리치고, 이것저것 때려부수며, 아무 곳에서나 집어먹고 아무 곳에서나 누워 잔다. 이런 모습을 보고 사람들 중에는 주체가 정말 미쳤다고 생각한다. 다만 주윤문이 보낸 감시자를 속이지는 못했다.

 

얼마 후, 장병과 사귀는 주체의 집안으로 깊이 들어가서 알아보기로 한다. 그러나 주체는 일찌감치 눈치를 챘다. 그때는 한여름이었다. 주체는 이불을 덮고, 화로의 곁에서 불을 붙여놓고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입으로는 춥다고 중얼거렸다.

 

두 사람은 주체의 병세에 대하여 몇 마디 묻고는 돌아가서 주윤문에게 보고한다. 주체는 정말 미쳤다. 주윤문은 그 말을 듣자, 안심을 한다. 다만, 이것도 갈성의 눈을 속이지는 못했다. 그는 즉시 주체의 속임수를 주윤문에게 알려준다. 소식을 들은 주윤문은 즉시 비밀리에 주체를 체포할 방안을 마련한다. 다만 이 엄밀한 계획은 핵심적인 단계에 문제가 생긴다. 그것은 바로 주체를 체포하는 임무를 이전에 주체이 수하였던 장신(張信)이라는 사람에게 맡긴 것이다.

 

장신은 명령을 받은 후, 한동안 머리아파한다. 자신의 연왕의 하인이므로 당연히 연왕을 도와야 한다. 그러나, 만일 주체를 도우면 자신은 역적이 된다. 이때 장신의 모친이 나타난다. 일찌감치 주체의 여론선전에 마음이 움직인 모친은 주체가 바로 인망을 얻은 사람이라고 여긴다. 긜고 장신에게 주체에게 가서 이 체포계획을 알리라고 말한다.

 

주윤문이 자신에게 손을 쓰려한다는 것을 알고는 주체는 미친 척하는 것을 멈춘다. 그리고 주윤문과 병력으로 대항하기 시작한다. 암투(暗鬪)가 명쟁(明爭)으로 바뀐 것이다. 도화선은 바로 장신의 배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