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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오대십국)

주우정(朱友貞): 7명의 형제를 죽인 황제

by 중은우시 2014. 5. 30.

글: 위석아(危石兒)

 

역사상 황실내부에서 형제간에 서로 죽고 죽이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그러나 주우정처럼, 3년동안 7명의 형제를 죽이는 일은 드물다.

 

주우정은 주온(朱溫)의 넷째아들로 후량말제(後梁末帝)이며 913년에 즉위하여 923년에 피살될 때까지 11년간 재위한다.

 

주우규가 부친을 죽이고 황제에 오르다

 

912년 후량태조 주온의 병세가 위중해진다. 그는 둘째인 의자(義子) 주우문(朱友文)을 황제에 앉히려 하고, 셋째인 주우규(朱友珪)는 내주자사(萊州刺史)로 좌천시킨다. 주우규는 그 소식을 듣고 아주 두려워했다. 왜냐하면 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부친은 아주 포악하고 게다가 현재 병이 위중하며, 희노무상(喜怒無常)했다. 이런 시기에 자신의 관직을 강등시키다니 다음 번은 분명히 자신을 죽이는 것이다. 그래서 기지있고 교활한 주우규는 먼저 선을 쓰기로 하고 부친을 죽이고 권력을 빼앗는다.

 

주우규는 비밀리에 좌룡호군통군(左龍虎軍統軍)인 한경(韓勍)과 상의한다. 어느날 밤, 주우규는 한경과 500명의 사병을 데리고 문리(門吏)를 죽이고 주온이 침궁으로 쳐들어간다. 침궁에 있던 시종들은 이 상황을 보고는 모두 도망친다. 그저 주온 혼자 남았다. 그는 주우규가 병력을 이끌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이미 죽을 수밖에 없다고 알아차렸다. 그래서 크게 소리친다: "너 이 짐승같은 놈 내가 너를 의심한지 오래되었다. 일찌감치 너를 없애버리지 않은 것이 한탄스럽다. 너는 네 아비까지도 죽일 수 있겠는가." 주우규는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의 곁에 있던 병사가 부친을 죽이고 배를 가르는 것을 그저 보고만 있었다.

 

주우규는 부친을 시해하는데 성공한 후, 황제의 조서를 거짓으로 만들어 사람을 보내어 주우문을 죽이고 황제에 오른다.

 

913년 주우정은 형 주우규를 죽이다.

 

주우규가 황제가 된 후, 주우정에게 변주유수(汴州留守)를 맡긴다. 주우정은 주우규가 부친을 시해하고 황위에 오른 일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태조 주온의 외손자인 원상선(袁象先)과 부마 조엄(趙嚴)등과 비밀리에 상의하여, 주우규를 토벌할 준비를 한다. 몇 사람이 상의한 후 바로 개시한다. 이월, 원상선은 금군을 이끌고 황궁으로 쳐들어간다. 주우규는 자신의 처 장씨를 데리고 황궁 북쪽의 건물아래로 가서 황성에서 도망치려고 한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한다. 주우규는 자신의 수하 풍정악에게 자신과 처를 죽이라고 명령하고, 그 후에 풍정악은 자살한다.

 

주우규는 비록 주우정의 사람들에게 살해당하지 않았지만, 별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주우규가 이미 죽었으니, 주우정이 황제에 즉위한다. 역사에서는 후량말제라고 부른다.

 

915년 동생 주우자(朱友孜)를 죽이다.

 

주우자는 주온의 막내아들이다. 그는 남다른 점이 있었다. 즉 눈에 눈동자가 2개인 것이다. 이 특징으로 인하여, 그는 자주 개인적으로 자신은 황제가 될 운명이라고 말하곤 했다. 마음 속에 이런 '포부'를 지니고 있으니,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

 

915년 말제 주우정의 애비(愛妃)가 죽는다. 곧 매장하려 할 때, 주우자는 이 기회를 틈타서 자객을 궁중에 들여보내 황제를 암살하고자 한다. 이날 밤에 주우정은 죽지 않을 운명이었나보다. 잠이 들자마자 이상한 꿈을 꾼다. 그가 꿈 속에서 만난 사람은 누군가 그를 죽이려 한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잠에서 깬다. 깬 후, 침대에 놓아둔 보검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듣는다. 그는 즉시 일어나서 보검을 뽑아들고 소리쳤다: "곧 변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에게 명하여 침궁을 수색시킨다. 과연 금방 자객을 찾아낸다. 그를 추궁하니, 주우자가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주우정은 자객을 죽이고, 주우자를 죽인다.

 

이때부터, 주우정은 자신을 위협하는 것은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이라고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는 종실의 역량을 약화시키는 조치를 취한다.

 

923년 동생 주우옹(朱友雍), 주우휘(朱友徽) 및 당형 주우량(朱友諒), 주우능(朱友能), 주우회(朱友誨)를 죽이다.

 

주우자의 암살사건이후, 주우정은 종실의 역량을 강화시키는데 주목하고, 이는 다른 주씨자손들의 불만을 산다.

 

918년, 주우능이 반란을 일으킨다. 그는 진주(陳州)의 병력을 일으켜 경사로 진격한다. 나중에 실패해서 투항한다. 주우정은 그를 죽이지 않고, 그를 방릉후(房陵侯)로 강등시키고 경사에 구금한다. 얼마후 섬주절도사 주우회가 다시 섬주의 병력으로 반란을 일으킨다. 그러나 손을 쓰기 전에 주우정에게 미리 발각된다. 그래서 주우회를 경사로 소환하여 구금시킨다.

 

이때 주우정은 확실하게 번왕의 위험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주우량, 주우옹 주우휘를 모조리 경사로 불러들인다. 죄의 여부를 불문하고 모조리 구금시킨다.

 

923년 이존욱(李存勖)의 후당군대가 경사로 쳐들어온다. 주우정은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고 느낀다. 그러나 죽기 전에도 구금된 몇몇 형제를 잊지 않고 모조리 죽여버린다.

 

이렇게 하여 주우정은 913년, 915년과 923년의 3년에 모두 자신의 7명의 형제를 죽인다. 여기에 자신도 죽고 나라도 망하니, 후량의 주씨일가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된다. (그외에 후량의 주씨자손으로는 주우녕, 주우륜, 주우유가 있는데 모두 후량을 세우기 전에 죽었다; 그리고 주우장은 주온의 다섯째 아들인데, 나라를 세운 후 복왕에 봉해지나, 그에 대한 일은 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