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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한)

환소군(桓少君): 한나라말기의 기녀자(奇女子)

by 중은우시 2014. 4. 29.

글: 진사황(秦四晃)

 

 

 

환소군은 한나라말기의 기녀자이다. 환소군의 집안은 넉넉했고, 인물도 예뻤다. 

 

발해군(지금의 하북,천진,산동의 일부지구를 관할)의 사람인 포선(鮑宣)은 가난한 서생이고, 평민자제였다. 집안이 가난하고 환소군의 부친의 문하에서 빌붙어 공부하는 입장이었다.

 

농민자제인 포선은 사람됨이 영민하고 용모도 괜찮았다. 그리고 가슴에 큰 뜻을 품고 있었으며 아주 열심히 공부했다. 환소군과 포선은 나이가 별로 차이나지 않았다. 아마도 하루종일 집안에서 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오빠'를 보게 된 환소군은 그에게 애정을 느끼게 된 것같다. 부친은 인생을 다 살아본 사람이니 딸의 눈빛에서 눈치를 챌 수 있었다. 그는 포선의 포부가 큰 것이 마음에 들었고, 또한 그의 생활이 힘든 것을 동정했다. 당연히 동시에 그를 이끌어주고 길러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사귀는 것에 동의하고 혼약을 허락한다.

 

한 쌍의 사랑하는 청춘남녀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누가 알았으랴. 뜨거운 사랑이 지나고, 결혼할 때가 되자 문제가 나타난다.

 

환소군의 부친은 완전히 호의에서 포선의 집안이 가난한 것을 고려해서 장래 두 젊은이가 잘 살 수 있도록 딸에게 혼수품을 준비한다. 의복과 돈등 없는 것이 없었다. 집안의 물건을 다 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와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장인의 호의를 앞에 두고 젊은 포선은 영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선생이 도대체 나라는 사람을 좋게 본 것인가 아니면 딸을 시집보내는 것을 융중하게 하는 것을 중시하는 것인가.

 

마음 속으로 우울해서 포선이 참지 못하고 미혼처인 환소군에게 결국 내심을 드러내고 만다: 아가씨는 태어나면서부터 부귀하고, 부친이 해달라는대로 다 해줘서 금의옥식의 걱정없는 생활에 익숙하다. 우리 집안의 상황은 네가 잘 알 것이다. 먹을 것도 제대로 못먹는다. 나는 부친의 이같이 후한 예물을 받을 수 없을뿐아니라, 당신처럼 존귀한 아가씨를 제대로 먹여살리지 못할까봐 걱정된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은 마음이 통하는 법이다. 소군은 그 말을 듣고 별로 걱정하지 않고 따뜻하게 말한다: "부친께서 먼저 마음에 들어한 것은 당신의 인품수양과 가슴에 품은 뜻이다. 그래서 우리가 결혼하는 것을 승락한 것이고, 나보고 너의 기거를 돌봐주라고 할 것이다; 내가 당신의 부인이 되기를 원하였으니, 자연히 모든 것은 당신의 뜻대로 하면 된다. 닭에게 시집가면 닭을 따르고, 개에게 시집가면 개를 따른다. 가난하든 부자이든, 힘들든 편안하든 나는 모두 받아들이겠다." 포선은 그녀의 이 말을 듣자 기분이 좋아져서 웃으며 말한다: "그것이 바로 나의 뜻이다." 

 

시집가는 날, 소군은 부친이 그녀를 위하여 준비한 혼수품을 모조리 남겨두고 가져가지 않는다. 그리고 규방으로 돌아와서 거친 베로 만든 옷으로 갈아입으니 시골부인의 모습이었다. 문을 나서서 포선의 손을 잡고 두 사람은 바퀴 한 개짜리 나무수레를 밀면서 걸어서 포선의 집으로 간다.

 

포선이 집에 들어가자 새 며느리 환소군은 시어머니에게 예를 마치고 두 말도 하지 않고 바로 항아리를 이고 물을 길러 간다. 하루종일 바쁘게 지낸다. 마을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는 그녀를 칭찬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에게는 조그만치의 교만함도 없었고, 발랄하고 부지런했다. 한달여가 지나지 않아 현숙하고 부지런하다는 좋은 명성을 얻게 된다.

 

포선은 나중에 큰 인물까지 되지는 못한다. 관직은 사례교위에 이른다. 다만 환소군은 그와의 사이에 아들 포영(鮑永)을 낳는다. 그리고 특히 손자 즉 포영의 아들 포욱(鮑昱)은 아주 유명하다. 관직이 사도(동한의 승상), 태위(최고군사지휘관)에 이른다.

 

전설에 따르면 포욱이 어릴 때 할머니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어르신께서는 옛날에 할아버지를 따라서 빈손으로 수레를 밀고 우리 집에 시집온 일이 있습니까? 환소군은 손자에게 말한다: "나의 어머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존불망망(存不忘亡), 안불망위(安不忘危)'. 즉 살아있을 때 죽는 것을 잊지 말고 편안할 때 위기를 잊지 말라. 내가 어찌 잊을 수가 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