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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사회

중국인은 왜 일생동안 103건의 증명서를 만들어야 하는가?

by 중은우시 2014. 3. 2.

글: 풍청양(風淸揚) 

 

준생증(準生證, 출산허가증), 호구본(戶口本, 호적부), 필업증(畢業證, 졸업증), 직업자격증, 퇴휴증(退休證, 퇴직증명서)....광저우시 정협상위 차오즈웨이(曹志偉) 및 그의 19명 팀은 반년동안 조사연구를 통하여 중국인들이 일생동안 필요로 하는 103가지의 증명서를 수집하고 연구했다. 이 103가지 통상적인 증명서는 근 60개의 국가기관, 100여개의 도장이 필요하고 28건의 증명서발급비용을 납부해야 했다. 그리고 증명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같은 자료를 여러 다른 기관에 중복하여 제출해야 했다. 호구부는 37번, 사진은 50번, 신분증은 73번 제출해야 했다....중국인은 증명서를 발급받는 중이거나, 증명서를 발급받으러 가는 길에 있다.

 

출생부터 사망까지, 준생증부터 사망증까지, 중국인의 일생은 거의 각양각색의 증명서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중국이 세계제일의 증명서발급대국이라고 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화장실의 벽과 전봇대에 "일침견소(一針見笑, 침 한번에 웃을 수 있다)", "노중의전치우피선(老中醫專治牛皮癬, 경험많은 한의가 옴-피부병-을 전문으로 치료한다)"는 류의 소광고가 가득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모두 허위증명서발급류가 진지를 완전히 점령해 버렸다. 탐 크루즈의 <미션임파서블3>를 보면 "판증(辦證)13XXXXXXXXX"가 화면에 잡혀서 보는 사람이 웃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적지않은 기관에서 권력을 이용하여 교묘한 명목으로 각종 증명서를 처리하고, 그 후에 그 기회를 틈타 증명서발급비용을 수취하며로, '증명서발급경제"는 흥성하게 되는 것이다.

 

상경한 젊은이가 여권을 만들기 위하여 6번이나 고향을 내려가야 하고, 임산부가 준생증을 받기 위하여 4개월동안 20번이나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판스이가 말한 것처럼 37년전에 여동생의 호구를 옮기기 위하여 11번이나 공안국을 찾아갔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옛날 일을 얘기한 바 있다. "중국식증명서취득난" 문제는 일찌감치 다툼없는 사실이다. 요즘 증명서는 모든 가정에서 보물처럼 집중시켜 보관하고 있다. 만일 실수로 분실한다면, 어느 날 어떤 증명서를 내놓으라고 요구받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시내버스 운전기사는 몸에 12개의 증명서를 지녀야 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수많은 기괴한 증명서들도 있다. 예를 들어, 잠주증(暫住證, 임시거주증)같은 것이다. 친구가 하나 있는데 베이징에서 아파트를 사서 산지 10여년이 되었다. 그는 여전히 '잠주(임시거주)'이다. 자신이 소유권을 가진 아파트에서 '임시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마파취(磨破嘴), 포단퇴(斷腿)(입이 부르트도록 말하고 발이 닳도록 뛰어다녀야 한다)", "위판일장증(爲辦一張證), 일파신산루(一把辛酸淚)". '증명서발급'은 구구팔십일의 어려움을 겪고 서천취경(西天取經)하는 것과 같다. 증명서발급의 어려운 점은 이렇게 오래된 비유가 딱 들어맞는 것이다. 증명서치국의 대배경하에서, 사람들의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피하게 증명서때문에 애를 먹게 된다. 증명서로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기실 사람들의 정상적인 생활상 편리를 희생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정부의 관리감독의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재키 찬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중국인은 관리받아야 한다." 그래서 모든 중국인이 일생은 바로 증명서를 발급받는 일생이다.

 

비록 많은 증명서는 확실히 일상적인 신분확인과 직업확인에 필요하다. 다만, 여전히 많은 증명서는 그저 관리상의 필요때문으로 사람들에게 골치거리를 더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증명서는 원래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 어떤 증명서는 원래 그렇게 많은 절차를 규정할 필요가 없다; 어떤 증명서는 집법기관이 권한을 넘어서 요구하는 것이다; 어떤 증명서는 발급을 시작하기 전에 관련기관이 고지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어떤 증명서는 기술상 외지발급이 가능한데도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와서 발급받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어떤 증명서는 공무원에게 지나치게 많은 재량권을 부여하여, 까다롭게 굴면 해주지 않아도 되고, 느슨하게 하면 해주게 된다. 이상의 문제를 한가지 최종적인 명제로 표현하자면, '증명서발급난'이다.

 

증명서는 일종의 사회감별매커니즘이다. 그 원뜻은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사회효율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온갖 잡다한 증명서가 가득하다보니 일종의 사회병이 되었고, 사회자원을 소모하고, 사람의 생활을 괴롭히게 되었다. 잡다한 증명서가 갈수록 많아지는 이유는, 주로 이익추구때문이다. 비용징수하지 않는 증명서를 본 적이 있는가? 어떤 기관의 많은 사람들은 증명서발급으로 먹고 산다. 이를 보면 당금 사회의 증명서발급난을 해결하려면, 제도부터 손을 대야 하고, 증명서발급에 열중하는 정부기관에 칼을 대야 한다.

 

하나의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이는 하나의 행정허가를 받는 것과 같다. 하나하나의 증명서 배후에는 모두 일종의 권력이 있고, 일종의 비용징수가 있다. 증명서의 종류가 많을수록, 증명서발급절차가 복잡할수록, 백성들은 뛰어다니느라 피곤해죽을 지경이 될 뿐아니라, 부패와 관료주의가 자생하게 된다. '사람을 찾지 않고서도 일을 완성하는' 경지에 도달하려면, 그 핵심은 권력을 구속해야 한다. 매번 증명서발급받는 것을 권력이 공중에 대한 서비스로 바꾸어야 한다. 그 반대가 아니라. 동시에 각급 정부 및 직능기관은 증명서종류를 감소시켜야 한다. 이를 통하여 사회비용을 대폭 감소시켜야 하고, 동시에 최대한 권력의 공민생활에 대한 불필요한 간섭과 영향을 감소시켜야 한다.

 

증명서가 많을수록, 개체는 자유스럽지 못하게 된다. 당연히, 일부 공민이익에 관련되는 직업들 예를 들어, 의사, 교사, 검역원등은 정규적인 증명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증명서는 줄일 수 있는 만큼 줄여야 한다. 정보화시대에 심카드 하나로 담을 수 있는 정보면 충분하다. 합칠 수 있으면 합쳐야 한다. 예를 들어, 준생증, 화화증(火化證, 화장증명서)같은 외국에서 들으면 깜짝 놀랄많나 증명서는 직접 취소하는 게 낫다. 증명서대국은 무슨 자랑이 아니다. 이는 단지 권력이 사회에 심각하게 깊이 삼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증명서는 모두 일종의 권력을 대표하고, 모든 비용징수는 권력의 현금화 일종이다.

 

정부가 어떤 것을 관리감독해야 하고, 어떤 것을 관리감독하지 말아야 하는가? 바꾸어 말하면, 권력, 그리고 권력에 따라오는 이익을 내려놓는데 아쉬워하는가 아닌가. 정부가 공공서비스로 전환하려면, 계속하여 권력을 내려놓아야 한다. 권력을 내려놓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불필요한 증명서를 취소하고, 증명서발급난을 해결하는 것은 '부저추신'의 대책이다. 백성의 업무와 생활을 편리하게 해줄 뿐아니라, 징부기관을 간소화할 수 있고, 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 각 증명서발급기관은 한번 대거 정리할 필요가 있다. 어떤 증명서는 남겨두어야 하고, 어떤 것은 취소할 지를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