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보시라이-왕리쥔사건

보시라이가 혐의를 부인하는 4가지 이유

중은우시 2013. 8. 24. 00:21

글: 장천량(章天亮)

 

 

 

8월 22일 보시라이의 제1차 심문은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결과를 드러냈다. 보시라이는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고, "황당하고 가소롭다"와 "미친 개"라는 등의 표현으로 증인과 증언을 형용했다. 만일 이 일이 시진핑에게 의외였다고 한다면, 그것은 시진핑이 보시라이를 몰라도 너무 모른 것이라 할 수 있다.

 

보시라이에 있어서, 그는 이미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죄를 인정하면, 아마도 15년형에서 무기징역일 것이다.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아마도 무기징역 내지 사형집행유예(死緩)일 것이다. 이것은 보시라이에게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가 확실하게 아는 한 가지 사항은 시진핑이 감히 그를 죽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편으로 문혁후, 중공내부에는 한가지 컨센서스가 있다. 노선투쟁으로는 죽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보시라이는 어쨌든 시진핑(시중쉰의 아들), 류위안(류샤오치의 아들), 왕쥔(왕쩐의 아들), 예쉔닝(예젠잉의 아들)등과 어려서부터 같이 자랐다. 만일 시진핑이 보시라이를 죽인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스스로 위기를 느껴 시진핑을 고립시킬 것이다. 이것은 시진핑이 태자당을 이용하여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데 크나큰 도전이 된다.

 

보시라이가 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또한 아들 보과과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라. 만일 그가 부정부패로 받은 돈을 보과과에게 주었다고 인정한다면, 보과과도 죄인이 된다. 최소한 장물을 받은 것이다.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시진핑은 미국과 보과과의 인도를 협의할 수 있게 된다. 비록 이 과정에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라이창싱은 카나다에서 십여년을 끌었다), 보과과는 정치박해를 이유로 거절할 수 있을 것이다. 보시라이가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어느 정도 보과과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보시라이가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세번째 원인도 있다. 그것은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재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중국현재의 경제위기, 환경위기, 사회위기는 이미 뿌리깊어 언제든지 붕괴될 수 있다. 그때가 되면 누군가 나서서 국면을 수습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속죄양도 내놓아야 한다. 누가 속죄양이 될 만한가? 당연히 과거와 현재의 최고권력자인 후진타오, 원자바오, 시진핑, 리커창이다. 그러므로 장쩌민계는 이전이 소련의 야나예프가 고르바초프를 연금하고 정변을 일으킨 것과 같은 준비를 할 가능성이 있다. 보시라이는 대중이미지를 중시한다. 그가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 장쩌민계가 정권을 재장악하는 일면의 기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네번째 원인은 바로 장쩌민계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그들의 존재와 능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에서, 파룬공을 대하는 것은 완전히 조폭의 수법이고, 그 배후의 검은 손은 렁춘잉(梁振英)과 그의 막후조종자인 쩡칭홍이다. 홍콩사건도 보시라이에게 응원이 되었을 것이다. 남북이 호응하는 형국이다. 장쩌민계가 무너지지 않는 한, 보시라이도 무너지지 않는다.

 

시진핑은 보시라이를 어찌할 도리가 없다. 전세계 매체와 중국인들이 모두 이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어쨌든 보시라이를 구타하거나, 무슨 약물을 주입시킬 수도 없다. 판결결과는 그저 이십년, 무기징역과 사형집행유예의 사이에서 고를 수밖에 없다. 보시라이가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판결이 나오는 것은 '보시라이의 팬'들을 시끄럽게 만들 것이고, 중공내부의 분열만 가속화될 뿐이다.

 

만일 시진핑이 보시라이가 마음대로 떠들도록 놔둔다면, 그 자신의 통치권위도 사상유례없는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이전에 말한 바 있다. 중공은 흑방이다. 흑방에는 두목이 필요하다. 흑방두목은 연약하거나 만만한 상대여서는 안된다. 보시라이는 모반을 꾀하여 최고권력을 찬탈하려 한 인물이다. 법정에서 세계매체의 앞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떠드는 것은 그대로 놔둔다면, 시진핑은 더 이상 당내에서 힘을 발휘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보시라이를 어찌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시진핑은 아무런 수도 없는가? 그렇지는 않다. 그에게도 한 가지 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저우용캉을 내놓는 것이다. 보시라이는 죽일 수 없지만, 저우용캉은 국제적으로 명성도 나쁘고, 국내의 원성도 자자하다. 그리고 당내의 기반이 없는 혹리이다. 보시라이보다 직위는 더욱 높은 정치국 상임위원이다. 시진핑이 위신을 세우는데 더 없이 좋은 인물이다. 그렇게 하면 시진핑의 연약한 이미지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사람의 계산은 하늘의 계산을 따르지 못한다. 정치적인 권모술수는 도덕적인 정의를 이기지 못한다. 기실 장쩌민계는 공산당과 혈맥이 이어져 있고, 시진핑이 장쩌민계를 무너뜨리려면 결국 전면적으로 그들의 죄행을 드러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