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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문학일반

조옹(曹禺): 희극의 천재, 생활의 바보

by 중은우시 2013. 8. 15.

글: 사비상(史飛翔) 

 

조옹은 23살때 화극(話劇) <뇌우(雷雨)>를 창작하여 세상사람들에게 "희극천재"라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이 일세에 이름을 날리고, 천추에 독보적인 대가급 인물이 생활에서는 멍청하고 바보같았으며, 저능한 수준이 거의 '백치'에 가까웠다.

 

조옹의 딸인 만방(萬方)에 따르면, 조옹은 생활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자주 그 자신조차도 돌보지를 못했다. 그가 겨울에 옷을 입을 때 안에 3겹, 밖에 3겹을 입고, 3벌의 바지를 다리에 걸친다. 두텁기가 마치 곰과 같았다.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조옹이 허리띠를 맬 줄 몰랐다는 것이다. 만일 부인과 깔이 곁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허리띠를 매는 것이 그에게는 고통이자 시험이었다. 그는 허리띠를 매는데 시간을 엄청나게 소비할 뿐아니라, 마지막에 매긴 매더라도 어떻게 맸는지 모를 정도였다. 조옹은 손님을 잘 대접했고, 누가 집에 오든지간에, 문을 나가서 맞이하고 보냈다. 한번은 조옹이 손님을 보낼때 걸어가고 있는데, 돌연 후르륵하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숙여보니, 허리띠가 느슨해져서 바지가 내려간 것이었다.

 

조옹은 스스로를 잘 챙기지 못하고, 세수하는 것을 싫어했다. 부인은 청결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매일 씻으라고 요구했다. 조옹은 처음에는 응하지 않고 귀찮아했다. 시간낭비라 여긴 것이다. 그러나 부인의 집요함을 이기지 못하고 할 수 없이 가서 씻곤 했다. 나중에 그는 부인이 재촉하지 않아도,스스로 옷을 집어들고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부인은 밖에서 큰 물소리가 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여러번 이렇게 한 후에 부인은 돌연 의심이 생겼다. 몰래 바깥에서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보았다. 그 결과 발견한 것은 조옹이 욕조에서 책을 보면서, 한손으로 책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 욕조의 물을 바깥으로 퍼서 뿌리고 있었다. 부인은 화가 나서 더 이상 그에게 목욕하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만일 생활에서 이런 궁색한 모습이 용서될 수 있다면 아래의 몇 가지 일들은 더더욱 사람으로 하여금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만들 일이다. 당시 사천 강안(江安)희극학원에 있을 때, 한번은 강의를 하다가 조옹은 몸의 왼쪽이 시원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는 자신이 무슨 병에 걸린 줄 알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수업을 좀 일찍 마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숙사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살펴보니, 아침에 문을 나서면서 너무 급히 나서느라 면의의 왼쪽 소매를 입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한번은 겨울의 이른 아침에 오조광(吳祖光)이 길에서 조옹을 만난다. 그의 얼굴색이 영 말이 아닌 것을 보고는 다가가서 물어본다. 조옹은 말했다. 위장병이 도졌는데 아주 심하다. 왼쪽어깨의 근육도 계속 뛴다. 오조광이 그가 수업을 마치고 휴게실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조우는 휴게실에 앉아서 어깨가 더욱 심하게 떨린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찌감치 수업을 끝냈다는 것이다. 말을 하면서 또 떨었다. 나중에 옷을 벗겨서 보니, 그 안에서 쥐가 한마리 뛰쳐나왔다. 원래 강안은 쥐가 많은 곳이었다. 어디든지 뚫고 들어간다. 아마도 너무 추워서인지 쥐가 면의 속으로 들어가 따뜻하게 지낸 것이다. 마침 조옹이 그 옷을 입었던 것이다. "병"의 원인을 찾았다. 그러나 조옹은 이미 놀라서 벽으로 가서 얼굴을 가리고 거의 몸이 마비된 것같았다.

 

조옹의 동료에 따르면, 조옹이 희극을 지도할 때면 더욱 멍청해보였다고 한다. 그는 자주 연기자에게 말을 하면서, 떡을 집어들고 생각날 때마다 한 입씩 베어먹었다. 극이 끝난 후에 주머니에는 다 먹지 않고 남은 떡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한다. 문혁기간동안, 조옹의 구두선은 "너무 좋다(好極了)"였다. 매번 어느 곳을 방문할 때 사람들이 그에게 감상을 물으면, 그는 항상 말했다. "너무 좋다. 너무 좋다."

 

그러나, 이런 위대한 인물이 말년에 <뇌우>와 같은 명작을 쓰지 못하여 장기간 정신적인 고뇌에 빠진다. 그리하여 고통을 겪는다. 말년이 조옹은 베개옆에 항상 <톨스토이평전>같은 류의 책을 놓아두었다. 그는 아주 진지하게 읽었고, 흥미를 보였다. 어떤 때는 보다가보다가 돌연 손을 흔들며 큰 소리로 말한다: "나는 부끄럽다. 너는 내가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를 것이다." "나도 대작을 써고나서 죽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안할 것이다. 톨스토이를 읽으면 읽을수록 견디기 힘들다. 너는 아는가?" 비록 조옹은 말년에 계속하여 대작을 쓰고나서야 죽겠다고 말하였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는 죽을 때까지 좋은 작품을 더 이상 써내지 못했다. 조옹은 스스로 자신의 말년을 "정신잔폐(精神殘廢)"라고 하였다. 그는 말했다: "사람들에게 알게 하는 것은 아주 어렵고 아주 어렵다. 알고 나면 너는 잔폐(장애자)가 된다. 이것도 비극이다. 재미없는 비극이다. 우리가 치르는 댓가는 너무나 많고 너무나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