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여(沙歟)
당나라때 강무라는 사람이 있었다. 자칭 수백살을 살았다고 하고, 장생불로의 기술이 있다고 했다. 현종은 그를 상빈으로 삼았고, 왕손공자들이 많이 따랐고, 한때 명성을 날렸다. 어느 날, 어느 포의선생이 그를 만나고자 청했는데, 강무는 오만하게 예를 갖추지 않았다. 서생이 다시 절을 하고는 선생은 어느 때 사람이신지요 하고 물었다. 그는 답했다. 양(梁)나라때 사람이다. 다시 묻는다. 양나라때 무슨 관직에 있었는지요? 그는 답한다. 서량주절도사(西梁州節度使)입니다. 서생은 바로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어찌 위로는 천자를 속이고, 아래로는 세상사람을 미혹한단 말인가."양나라는 강남에 있어, 서량주도 없었고, 절도사라는 관직도 없었다. 강무는 들통이 나자, 부끄럽기도 하고 한스럽기도 하여, 얼마후 죽고 만다.
강무의 사기술은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다. 역사에 대하여 약간 알고 있는 서생이 몇마디 말로서 거짓을 간파할 수 있었는데, 어떻게 그리 많은 사람을 속일 수 있었을까? 글에 서 현종황제에 대한 묘사를 보면 그 단서가 잡힐 것도 같다. "호승선지언(好昇仙之言)". 좋아하는게 있으면, 사람들이 그 좋아하는 것을 따른다. 바꾸어 말하면 현종은 강무에게 속은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속았다. 연년익수(延年益壽), 성선득도(成仙得道), 초범입성(超凡入聖).....마음에 갖가지 망념이 있으면 사기꾼이 그 빈틈을 노려 들어갈 수 있다. 진시황은 도를 믿었고, "연노사해일(連弩射海日)"했다; 한문제는 귀신에게 묻고 "야반허전선(夜半虛前席)"했다; 양무제는 불교에 빠져서 "구복갱득화(求福更得禍)"....만승지존일수록, 망념이 심해진다. 한편으로 영원히 신선의 복을 누리고자 하고, 다시 오백년을 살고자 한다; 한편으로 교만하고 자부심을 가지며, 하늘이 반드시 나를 돌보아 줄 것이라고 여긴다. 이렇게 하다보면 사기꾼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신도의 우둔함은 지식에서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탐욕과 망심에 멍청해지는 것이다.
강무는 그래도 기개가 있었다. 최소한 철면피는 아니었다. 부끄러움에 화가나서 죽을 정도였으니. 그이후 천백년동안, 각양각색의 강무는 음혼불산(陰魂不散), 층출불궁(層出不窮)했고, 선배보다 훨씬 고명했다. 이전의 이일(李一), 오늘의 왕림(王林), 그 공통점은 속은 것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관, 명사, 거부, 즉 사회고위층이라는 것이다. 이는 마치 이렇게 설명하는 것같다. 지식이라는 것은 재부, 지위로 인하여 변화하지 않는다. 우매라는 것으로 보면 각계층의 수준이 개략 비슷하다. 당연히 사기꾼에게 왜 이렇게 많은 신도가 있는지 괴이하게 생각할 때, 망념(妄念)이라는 이유외에, 고려해야할 것이 또 하나 있다: "권자(圈子, 써클)" 많은 사람들이 '대사'를 접촉하는 것은 진정 믿기 때문이 아니라 '권자'에 들어가기 위함이라고 한다. 강무가 세상사람들에게 존중받는 중요한 원인은 바로 현종이 믿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관리들도 따라서 믿은 것이다. 강무를 찾아오는 자가 그의 진상을 간파하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그를 따르면 그 권자내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고, 가까이 할 수 있다. 소위 "곡선구국"이다. 이를 폭로하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다. 황제의 새옷은 누구든지 사실을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매, 탐욕과 비겁, 이것들은 왕왕 같이 따라다닌다.
이런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사"들도 이를 이용해서 재물을 얻는다. 일부 고명한 자들은 심지어 지방관리와 결탁하여 앞날을 가르쳐준다는 명목으로 부정부패 뇌물수수를 행한다. 대사의 배후에는 이렇게 복잡다단한 이익단체가 있다. 여러가지의 이익관계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단순하게 '신앙결핍'으로 해석하는 것은 너무나 천진한 것이다.
사기꾼이 일시적으로 성공할 수는 있으나, 영원히 세상을 속일 수는 없다. 강무의 실패는 바로 전철이다. 나무가 쓰러지면 원숭이가 흩어진다. 그것은 조만간 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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