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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사마의)

사마의는 어떻게 조조,조비의 의심을 벗어날 수 있었는가?

by 중은우시 2013. 6. 10.

글: 백마진일(白馬晋一)

 

삼국의 군웅들이 치열하게 싸웠지만 최후의 승리자는 단 1명이다. 그는 바로 천하를 그저 주워먹은 사마의이다. 사마씨와 조씨의 교분을 살펴보면 연원이 깊다. 사마의의 부친은 사마방이라고 하는데, 낙양령의 관직에 있었다. 우리의 조조가 얻은 첫번째 관직이 바로 낙양북부위이다. 즉, 당시 사마방은 조조의 직접상사였던 것이다.

 

이런 관계에 있으므로 조조는 일찌감치 사마의라는 이 '집안에 머물고 있는 인재'를 알아보았다. 그러나 오만한 사마의는 조조의 출신히 미천하다고 여겨서 그와 함께 어울리지 않았다. 나중에 여러 곡절을 거쳐 결국 사마의는 조조와 어울리게 된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귀신을 불러들이기는 쉽지만 귀신을 쫓아내기는 어렵다. 세상에 나온 후 사마의는 조조에 의탁하고 그때부터 떠나지 않는다. 사마의가 떠나려 하지 않으니, 조조가 참기 어려워졌다. 왜냐하면 그는 기이한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진서>에는 그 일을 이렇게 적고 있다: "조조는 일찌기 꿈에 세 마리의 말이 하나의 구유(槽)에서 먹는 것을 보고는 아주 역겨워한다." 삼마동조(三馬同槽) 자신의 성이 '조(曹)'가 아닌가? 설마 자신의 운명에서의 극성이 이 꿈에 나타난 것이란 말인가?

 

한참을 생각한 후, 의심이 많은 조조는 관리명부를 가져와서 '마(馬)'자가 들어간 사람을 찾는다. 자연히 '사마의'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조조는 야음을 틈타, 사마의를 부르고, 손을 끌어당겨 붙잡으면서 얼굴을 살펴본다. 돌연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이쪽으로 다가오라. 고양이걸음(猫步)으로 걸어봐라. 사마의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무슨 뜻인지 모르고 마음 속으로 혹시 조조에게 단수(斷袖, 동성애)의 기질이 있는지 의심한다. 그러나 상사가 말을 꺼냈으니 명을 따라야 한다. 그래서 엉덩이를 들고 배를 넣고 걸었다. 모습이 아주 멋이 있었다.

 

사마의는 자부심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도취되어 있는데, 뒤에서 갑자기 '차..'하는 소리가 들린다. 사마의는 마음 속으로 기이하게 생각하며 뒤를 돌아보았는데,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어져 있었다. 원래 사마의 몸은 앞을 향하고 있었는게 기이하게 180도 각도의 자세가 된 것이다. 앞을 보고 섰는데, 뒤를 보고있고, 몸은 움직이질 않은 것이다. 고대의 상서(相書)에는 이것을 "낭고(狼顧)"라고 부른다. 이런 모습을 지닌 사람은 모두 속이 이리같이 음험하고 배신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오히려 주인을 물게 된다는 것이다. 조조는 기분이 상하였고 부하인 사마의도 눈치를 챘다. 난감한 상황이 잠시 지속되었고, 사마의는 몸을 굽혀 읍을 하고는 나왔다.

 

방으로 돌아온 후 사마의는 온 몸에 식은 땀이 흘렀다. 왜냐하면 이때의 그는 한 사람을 생각했다. 확실하게 말하자면 죽은 사람이다. 그 죽은 사람의 이름은 주불의(周不疑)이다. <삼국연의>에는 그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영릉선현전>을 얘기해야만 한다. 그 안에 이런 내용이 기록되어 이싿: "(주불의)는 영아일 때부터 기이했다" 즉 주불의는 신동이었다. 기실 신동이라는 말은 오늘날이라면 너무나 많이 듣는 말일 것이다. 3살때 총을 쏘고 5살때 대포를 쏘고 7살때 대나무창을 비행기를 찌르는 등 매체의 '선전'만 제대로 하면 하늘로 오르고 땅으로 들어가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불의는 이렇게 매체가 만들어낸 신동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의 두뇌는 얼마나 고심막측했는가? 당연히 우리는 <영릉선현전>을 보아야 한다. 거기의 기록에 따르면, 한번은 조조가 유성(柳城)으로 원정갔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성이 견고하여 함락시킬 수가 없었다. 조조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군대를 따라왔던 주불의가 웃으며 종이뭉치를 던진다. 조조가 종이뭉치를 집어서 열어보니 그 안에 공성십계(攻城十計)가 들어 있었다. 조조는 거기에 적힌대로 하여 성을 함락시킬 수 있었다.

 

당연히 이런 귀재는 인재를 갈망하던 조조라면 온갖 방법을 다해서 자신의 사람으로 끌어와야 했다. 조조의 수단은 기실 아주 간단했다. 대체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주불의를 아들 조충(코끼리 무게를 쟀던 조조의 아들)에게 주어 글읽는 친구로 삼는다. 두 사람은 나이도 비슷하고 두뇌도 명석하여 같이 잘 어울릴 것이라고 보았다. 다른 하나는 친히 큰 화수구(花繡球)를 만들었다. 그 뜻은 그를 자신의 사위로 삼고 싶다는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조조의 계획은 헝클어진다.

 

원래 주불의는 나이 겨우 13살된 어린아이였다. 이 나이에는 결혼하여 여자와 함께 화촉동방에 들어가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조조가 혼인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그후 조조의 아들 조충도 명이 짧아 죽고 만다. 그렇게 되니 주불의는 조조의 수중에서 뜨거운 감자로 된다.

 

그래서, <영릉선현전>에 이른 대화가 실리게 된다. 대화의 두 당사자는 조조와 조비 부자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자연히 주불의이다. 당시의 장면은 대체로 이러했다. 조조가 한 잔을 마시고 묻는다. "자환(조비의 자)아. 네 생각에 주불의가 어떤 자인가?", 조비는 왜 묻는지 모르고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주불의는 괜찮은 아이이고 인재입니다. 장래 크게 쓸 수 있겠습니다." 조비가 계속하여 말을 하자 조조는 돌연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고 얼굴색이 변한다. 그리고 손으로 내려치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 차갑게 말한다. "그 자는 절대로 너같은 인물이 다룰 수 있는 자가 아니다." 그리하여 자객을 보내 주불의를 죽여버린다.

 

주불의가 죽은 것은 사마의도 알고 있었다. 이렇게 추측해보면, 자신도 조조의 블랙리스트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마의의 생각은 맞았다. '묘보사건'이 일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조조는 과연 조비를 찾는다. 그리고 당부한다. "사마의는 다른 사람의 신하로 있을 사람이 아니다." 당연히 사마의가 이때 해야할 일은 하루빨리 조씨집안의 심복이 되는 것이었다. 최소한 조조가 살기를 품기 전에. 사마의가 운이 좋았던지, 그는 관직에 나서자마자 조비의 곁에서 일을 했고, 두 사람 사이에는 교분이 있었다. 이렇게 가깝게 지내다보니 조비로부터 환심을 산다.

 

바로 이 때는 조비가 조식과 후계자를 놓고 다툴 때였다. 암중으로 서로 실력을 겨루고 있었는데, 사마의는 조비에게 충성을 다 했다. 그의 상사의 집안일이 바로 천하일이었다. 온갖 잡일도 조비의 분부만 있으면 사마의가 모두 처리했다. 이렇게 말잘듣고 충성스러우며, 눈치빠른 노비는 찾을래야 찾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조비는 매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조에게 사마의를 좋게 말한다. 이렇게 되니 조조의 마음 속에서도 거리낌이 없어졌고, 사마의의 목숨은 부지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