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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제갈량)

제갈량의 약점

by 중은우시 2012. 7. 15.

글: 차옥민(車玉民)

 

고전문학의 명저 <삼국연의>는 많은 인물들을 생동감있게 그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제갈량은 천고에 보기 어려운 현상(賢相)의 모범이며, 지혜의 화신이다. 대다수의 연구자들은 모두 이를 충분히 인정하고 찬송한다. 그러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약점이 있다. 제갈량의 이미지도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다. 이 글에서는 전면적이고 객관적으로 제갈량의 이미지를 다시 인식하기 위한 것이다.

 

제갈량은 사람이지, 신이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장단점이 병존한다. 제갈량도 예외는 아니다.

 

첫째, 전략방침의 결함

 

제갈량은 추종하는 사람들은 먼저 <융중대>를 내세운다. 심지어 이것을 '천고일책(千古一策)'이라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면, 제갈량이 융중에 앉아서 천하를 샆펴보고 삼분천하해야한다고 한 것은 실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실천을 통하여 검증되어야 하는 <융중대>는 결함을 품고 있다.

 

(1) 형주, 익주의 두 개주는 하나는 공격하기 쉽고 지키기 어려우며, 하나는 지키기 쉽고 공격하기 어렵다. 중간에는 삼협의 천험이 놓여 있다. 둘을 하나로 연결시키기는 아주 어렵다. 그러다보니 한쪽을 돌보면 다른쪽을 소홀히 하게 된다. 형주는 병가에서 반드시 차지해야하는 요지이다. 형주가 위나라의 것이라면 동오를 공격하기 아주 쉬워질 것이다. 형주가 오나라에 속한다면 오나라의 강을 경계로한 방어체계는 공고하게 될 것이다; 형주가 촉에 속한다면, 오나라, 위나라 두 나라에 모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동오가 형주를 유비에게 빌려주고자 한 이유는, 그에게 방어임무를 일부 나누어 담당하기 바랐기 때문이다. 손권의 통치가 공고히 된 후에는 다시 형주를 가져가 버린다. 이같은 전략요충지는 쌍방이 모두 호시탐탐 노리는 것이다. 촉국은 이를 방어할 충분한 병력을 배치시킬 수 없다. 형주를 잃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다.

 

(2) "출진천(出秦川)"은 확실히 한신의 <한중대책>을 모방한 것이다. 유방은 한신의 건의를 채택하여, 한중에서 진천으로 들어간다. 부유한 관중에 근거지를 건립하고 4년에 걸친 초한전쟁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지금의 관중은 이미 그때의 관중이 아니다. 부유한 것은 과거가 되었다. 촉도는 아후 험하다. 전투가 일단 장기전이 되면, 식량, 풀을 공급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만일 현지에서 먹을 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북벌은 중지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용인의 실수

 

형주를 잃은 것이 촉한에 미친 영향은 거대하다. 제갈량이 관우를 형주에 남겨 지키게 한 것이 실패의 한 원인이다. 관우는 지혜와 용맹을 겸비했다. 그러나 안하무인이었다. 한 지방을 담당하는 대장에게 이것은 치명적인 결점이다. 원래 관우는 동오와 화목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랬다면, 나중에 여몽이 형주를 기습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소한 동오가 형주를 취하려는 시기를 늦출 수 있었다. 그러나, 오만한 관우는 계속하여 동오를 자극한다. 심지어 손권이 그와 정략결혼까지 생각했지만, 그는 전혀 체면을 고려하지 않고 단칼에 거절한다. 이것은 제갈양의 용인에서 큰 실수라 아니할 수 없다.

 

마속으로 하여금 가정을 지키게 한 것은 제갈량에게 있어서 또 한번의 용인상 실책이다. 이번 용인실책은 직접적으로 북벌의 실패를 가져온다. 마속은 조괄같은 인물이다. 그저 지상담병(紙上談兵)에 능하고 실전경험이 없다. 어떻게 전쟁터의 실제상황에 맞추어 병법을 운용해야하는지를 모른다. 그저 종이위에서 병법을 논하던 그가 천군만마를 이끈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마속이 죽임을 당한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 이번 실패의 주요책임은 당연히 제갈량이 부담해야 했다. 그가 적합한 사람을 적합한 곳에 쓰지 못한 것이 핵심잘못이다. 가장 중요한 지방에 실전경험이 없는 마속을 보낸 것이다.

 

셋째, 다른 사람을 용납하는 도량이 없다.

 

제갈량의 용인(用人)은 지나치게 주관적이었다. 책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직언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고, 겸손하고 온건한 사람을 좋아했다. 위연이 처음에 유비에게 투항하였으 ㄹ때는 유비가 아직 나라를 세우고 공을 세운 때가 아니었다. 조조의 대군에게 쫓겨서 갈 곳이 없는 때였다. 개인의견이 거절당하면, 위연은 자주 사람들 앞에서 불평을 하곤 했다. 이것은 제갈량의 불만을 초래한다. 장단점이 분명한 위연에 대하여 총사령관인 제갈량은 그를 정면으로 교육시키거나, 자제하면서 그를 이끌려고 하지 않았다. 그가 제어되지 않는 행동을 보이자, 제갈량은 이것을 나중에 반드시 반란을 일으킬 징조라고 보았다. 제갈량은 병이 위급할 때, 군대내의 지위가 제갈량의 바로 다음가는 위연을 마지막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마대(馬岱)에게 비밀리에 당부한다: "내가 죽으면 위연은 반드시 반란을 일으킬 것이다." 이 말은 사전에 위연의 죄를 판결해버린 것이다. 제갈량의 위연에 대한 태도는 다른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고, 주관에 치우친 결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넷째, 모든 일을 친히 처리하는 것은 인재의 양성에 영향을 준다.

 

<출사표>는 제갈량의 명작이다. 그러나 유선을 속박하여,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고 있다. 확실히 계속하여 훈계는 하지만, 실천을 할 기회는 부여하지 않았다. 전쟁이 연속되던 시대에, 제갈량은 유선을 전쟁의 전선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단련하며 성장하도록 하지 않았다. 오히려 온실 속에서 살게 하였다. 유선은 전쟁일선에 나가지 못하고 그저 성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정무는 큰 일이건 작은 일이건 모조리 제갈량이 결정했다. 유선은 아예 끼어들 수조차 없었다. 할 일이 없다보니 매일을 무료하게 보낸다. 후궁에서 노는 것 이외에 뭘 더 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나쁜 습관에 물들게 된다. 촉한강산을 빼앗기고, 유선은 조위에 칭신하게 된다. 사실은 증명한다. 믿을만한 후게자를 배양하고 단련시킬 수 있느냐가 국가의 흥망에 직접 영향을 준다.

 

다섯째, 지나치게 조심스러워, 박력이 없었다.

 

가장 분명한 사례는 앞에서 언급한 제갈량이 위연의 건의를 거절한 것이다. 그가 병력을 이끌고 자오곡을 나가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당시 삼국 가운데, 촉이 가장 약했고, 실력이 강대한 조위와 지구전을 펼칠 수는 없었다. 당연히 속전속결, 출기제승(出奇制勝)해야 한다. 제갈량은 이 기회를 붙잡지 못했다. 오천의 병마가 곤경에 빠질 수 있다는 것때문에 위연의 계책을 쓰지 않았다. 이는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 결과로 장안으로 급속히 진격할 기회를 잃는다. 위나라는 군대를 이동시켜 안도할 수 있게 된다. 제갈량은 촉의 최고군사지휘관이다. 만전의 계책을 위하여, 부분적인 득실에 치우치고, 전체적인 득실을 주목하지 않았다. 이것은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것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제갈량의 장점은 다른 사람들이 따르기 힘들 정도이다. 제갈량의 약점도 사람들로 하여금 안타깝게 여기게 만든다. 실천경험이 없는 '융중대'는 이런 저런 결함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지자천려, 난면유실(智者千慮, 難免有失)이다. 그러나, 형주를 잃고 가정을 잃은 결과는 실로 심각했다. 그래서 그는 용인실책의 지적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위연의 성격은 그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 그러나, 중용하지 않는 것은 우수한 지도자가 가져야할 도량은 아니다. 스스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적당한 선을 유지하지 못하면 모든 권력을 독단하는 것이 된다. 그러다보면 인재를 기르지 못한다. 조심스러운 것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기회는 잘 잡아야 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제갈량은 장점과 동시에 약점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는 진실한 사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