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대지약(大智若)
만일 한 사람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합종연횡'의 소위 전문꾼들이 각종 이유를 들어 그를 괴롭히면, 그가 정상적으로 일에 계속 흥미를 가지고 추진할 수 있을까?
만일 착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음모궤계에 능한 사람들의 소집단이 가담하여 한편이 되어 버린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더 이상 착실하지 않게 되고, 지저분해 질 것이다.
왜 우리는 항상 안정되게 살아갈 기회를 가지기 어려운 것일까? 그것은 딴 마음을 품은 음모가들이 거기에서 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강호이다. 삽시간에 강호는 피바람이 불고 피비린내가 난다. 변화막측하고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 특히 풀뿌리 민중들, 하층민이 받는 영향은 크다. 다만, 그들은 진위를 구분하기 어렵고, 한계가 불분명하다. 혼돈가운데 살아간다. 풀뿌리가 존재하는 가치는 바로 음모가들에게 반복되어 이용당하기 위한 것이다.
정계이건 문학계이건, 국가이건 직장이건, 직업적으로 이간질하는 전문가들은 봄날의 버들솜과 같이 피할 수가 없다. 온정을 가지고, 음모를 가지고, 신비를 가지고, 독기를 가지고, 벌떼처럼 밀려온다.
역사: 선진(先秦)의 직업깡패
정계는 직업적으로 이간질하는 자들의 집대성이다. 당연히 선진시대에 합종연횡을 꾀하던 소진, 장의가 있다. 말재주를 가지고, 입을 놀려서, 나라를 뒤집어업고, 전쟁의 불을 붙인다. 선동하고 이간질하는 직업은 선진시대가 황금시기였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로써 천하에 명성을 떨치고, 영원히 이름을 남겼다.
춘추시대에는 유세의 기풍이 일어난다. 선비들은 사민의 으뜸이 되고, 야심만만한 군왕들은 인재가 급히 필요했다. 모두 본전에 비해 이익이 큰 정치장사를 하고자 했다. 그래서 이간질을 직업으로 하는 정객들에게 풍성한 생종토양이 마련된 것이다. 그들은 모두 정계의 깡패이다.
소진과 장의는 직업적인 이간질을 괴한 선구자는 아니다. 최소한 소진, 장의보다 백여년전에, 아주 중대한 이간질사건이 벌어진다. 이 직업적 이간질을 꾀한 사람은 바로 자공(子貢)이다. 당시 자공은 사신으로 한번 나가서 큰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다섯 국가의 국면에 경천동지의 변화가 발생한다.
발견: 공자의 두 깡패제자
자공은 공자의 제자이다. 이 신분은 자공이 깡패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는다. 공자에게는 삼천제자가 있고, 그중 육예에 정통한 사람은 칠십여명이다. 숲이 크면, 온갖 새가 모여드는 법이다. 공자의 제자들이 모조리 문아한 선비들만은 아니다. 그 중에 깡패 몇명이 나왔다고 하여 이상할 것도 없다. 삼천명 중에서 도대체 몇 몇이 깡패행위를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름과 성을 남긴 칠십여명의 제자중에서 필자는 최소한 두 명의 깡패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공자제자중 깡패성격이 가장 강한 것은 자로(子路)이다. 자로는 당시 성격이 비속하고, 싸움을 벌이기 좋아했고,머리에는 수탉의 털을 꽂고, 허리에는 수퇘지의 이빨을 달고 다녔다고 한다. 자로는 마치 로큰롤소년과도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기실 그 모습은 춘추시대의 가장 전형적인 깡패모습이다.
만일 자로가 무슨 깡패짓거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공자의 또 다른 제자인 자공은 다르다. 자공은 아주 전문가수준의 깡패라고 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 이간질하는 사업을 아주 노련하고 아주 익숙하게 처리했다. 그리고 애국주의의 명분까지 내걸었다.
당시 제나라의 전상(田常)은 반란을 일으키고, 노(魯)나라를 공격하고자 했다. 공자는 그의 제자들을 선동하여 고국을 위하여 일하러 나서서, 조국을 지키자고 했다. 자로가 자원해서 나섰지만, 공자는 거절한다. 자장(子張)과 자석(子石)이 나서겠다고 하지만, 역시 공자에 의하여 저지당한다. 그러나 자공이 이 일을 맡아서 하겠다고 나서자 공자는 허락한다. 왜 그랬을까? 제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스승이다. 이처럼 조국을 구하는 대임은 필부의 용기로는 해결할 수 없다. 군자가 가지지 못한 능력을 지녀야 한다. 자로는 바로 이런 재능을 지닌 인물이다.
깡패기술 하나: 위협
전상은 반란을 일으키려고 하나, 제나라의 다른 세력들을 두려워했다. 자공은 전상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했다. 그래서 전상을 협박한다. 대체적인 뜻은 이렇다: 노나라는 약소하고 오나라는 강대하다. 치려면 오나라를 치고 노나라는 내버려둬야 한다. 왜냐하면 노나라는 약소하므로 쉽게 공격해서 이길 수 있지만, 승리하면 제나라의 군왕과 갈등이 생길 것이고, 다른 대신들도 공을 차지하려고 다툴 것이다. 그러면 당신, 전상은 고립될 것이다. 아주 위험해진다. 만일 강대한 오나라를 친다면, 사병들이 전사하고, 대신들의 세력도 약화될 것이다. 위로는 대신들의 반항이 없어질 것이고, 아래로는 죄를 묻는 백성들이 없어질 것이다. 그때 제나라 군왕을 통제하면 된다. 당시 전상은 이미 병력을 준비하여 노나라로 진격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제나라 대신들의 의심을 품지 않게 하면서 제나라를 통제하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자공은 말한다. 자신이 오나라로 유세를 가서, 오나라로 하여금 노나라를 돕도록 하겠다고. 그렇게 하면 제나라가 오나라와 광명정대하게 싸울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간질은 얼마나 음험한가? 제나라의 전상과 오나라를 구덩이에 밀어넣었다.
깡패기술 둘: 이유(利誘, 이익으로 꼬심)
자공은 오나라로 간 후에, 오왕에게 말한다. 제나라는 약소한 노나라를 공격하는데, 오나라가 위험해졌다. 왜냐하면 제나라는 노나라를 멸망시킨 후, 바로 오나라와 전쟁을 벌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군대를 일으켜 노나라를 구해주면, 천하에 이름을 날릴 수 있을 뿐아니라,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최소한 제후들이 신하로 복속할 것이고, 패업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오왕은 마음이 움직인다. 그러나 오왕은 월나라가 복수하러 올 것이 두려웠다. 자공은 보증해서 말한다. 그가 가서 월왕을 설득하여 오왕과 함께 출병하도록 하겠다고. 자공은 제나라와 오나라의 전쟁을 일으키도록 도발했을 뿐아니라, 월나라까지 끌어들인다.
깡패기술 셋: 이간(離間)
당시의 월나라는 오나라에 패배했고, 멸망위기에 놓여 있었다. 월왕은 쓸쓸하게 지내고 있었다. 자공은 월왕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었다. 그는 월왕에게 말한다: "당신이 파병하여 오나라와 함께 노나라를 지원한다면, 오왕은 경계를 게을리 할 것이다. 만일 오왕이 대패하면, 병력이 약화될 것이고, 그러면 월왕이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만일 승리하면 단드시군대를 이끌고 진(晋)나를 지나갈텐데, 내가 진나라를 설득하여 진나라로 하여금 오나라를 치게 만들겠다. 오나라의 병력은 제나라 및 진나라와의 싸움에서 모조리 소모될 것이다. 월왕은 그 틈을 타서 오나라를 멸망시킬 수 있다.
자공의 음모는 와신상담의 월왕 구천에게 목마른데 물을 주고, 배고픈데 밥을 보낸 격이었다. 월왕이 어찌 미끼를 물지 않겠는가? 자공이 성공적으로 월왕과 오왕을 이간질한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나라 진나라가 자공의 깡패음모에 끼어들게 된다.
깡패기술 넷: 사기
원래 제나라가 노나라에 병력을 파견한 것은 진나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나라, 월나라도 이 진흙탕싸움에 끼어들 가능성이 없었다. 그러나 자공의 이간, 선동으로 제, 오, 월, 진의 네개 국가가 이번 전쟁에 끼어들게 된 것이다. 자공은 진나라로 가서 진나라국왕을 속인다. 제나라와 오나라가 싸울 것이다. 만일 오나라가 제나라를 이긴다면, 진나라를 반드시 침범할 것이다. 진나라국왕은 그의 말을 믿는다. 그리고 군대를 소집해서 제나라를 기다린다. 과연 오나라가 제나라를 이기고, 오왕은 군대를 이끌고 진나라를 지나간다. 그때 진나라군대의 공격을 받는다. 이것은 오왕이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그는 여전히 패주가 될 꿈에 젖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오나라는 대패한다. 이때, 일찌기 기회만 노리고 있던 월왕이 국내의 군사역량을 일으켜 텅빈 오나라를 공격한다. 오나라는 월나라에 의하여 멸망한다.
결론
객관적으로 말해서, 자공은 비범한 정치적 재능을 지니고 있다. 당시 정치국면을 손바닥 보듯이 읽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이간질, 음모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공이 사용항 깡패수단, 이간기술을 보면, 정치는 원래 도덕적인 하한이 없는 것이다. 자공이 한번 사신으로 나서서, 노나라를 구하고,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월나라를 패주로 만들었으며, 진나라를 강대하게 만들고, 제나라를 동란에 빠트렸다. 목적달성을 위해서라면 어떤 깡패수단도 모두 애국주의라는 명목하에 쓸 수 있는 것이다.
직접적 이간질꾼인 정객은 임무를 완성했다. 잘 모르고 있던 군왕들은 속아넘어갔다. 지금 이용당하고 있는 것은 진상을 모르는 풀뿌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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