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중국의 정치

중국에서는 왜 음모론이 성행하는가?

중은우시 2012. 2. 27. 00:05

글: 등율문(鄧聿文)

 

음모는 일반적인 이해로는 그다지 떳떳하지 모한 수단을 써서 다른 사람은 해치는 것이다. 여기에서 떳떳하지 못한 수단이라는 것은 목적이 불순한 것을 말한다. 좋지 않은 목적을 위하여, 제도나 규칙의 결함을 이용하여 합법적인 수단을 써서 사람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음모론은 중국인의 사전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포하고 있다. 인격이나 품행이 비열하고 사회에서 부끄럽게 여기는 것이다. 음모로 해치려는 대상은 자연히 광명과 정의를 대표하는 것이다.

 

세상에 음모가 있는가? 혹은 음모가가 있는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역사와 전기에서 저명한 음모이야기와 음모가를 들어보았다. 그러나, 이로 인하여 음모의 눈으로 세계를 본다면, 세계는 곳곳에 시시때때로 음모로 충만해 있고, 함정이 넘쳐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회사와 회사사이에 그리고 국가와 국가 사이에 이루어지는 정상적인 행위를 모조리 모종의 말할 수 없는 목적이 숨어있는 것으로 본다면, 그것은 분명히 사실을 과장한 것이고, 일종의 병적인 반응이다. 음모론은 이런 병적인 심리로 세상을 보는 철학이다. 불행한 것은 중국의 일부 사람들은 현재 이 증세를 앓고 있고, 걸핏하면 음모론의 각도에서 세계를 바라본다는 것이다.

 

최신의 사례는 중약협(中藥協)이다. 이 중약업계와 기업의 '자치'조직은 최근에 귀진당(歸眞堂)의 상장으로 인한 사태의 와중에, '살아있는 곰에서 웅담을 채취하는 것'을 변호하기 위하여, 반대자들을 '서방의 이익집단의 자금지원을 받은 것'이며, 서방의 이익집단을 위하여 봉사하는 조직이라고 공격했다.

 

중약협이 보기에, 귀진당은 중약기업이다. 중약은 중국의 고귀한 민족의약이다. 그러므로, 귀진당의 상장을 반대하면, 바로 중약에 반대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중약에 반대하면 그것은 바로 음모를 꾀하는 것이다. '동물보호의 명목을 빌어' '중국의 양웅업(養熊業)을 단속하고, 살아있는 곰에서 웅담을 채취하여 약을 만드는 것을 제한하여 중약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며, 서방이익집단이 중국의 간,쓸개분야의 약을 만드는 것을 독점하여 더욱 큰 이익을 취하게 하려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뿐아니라, 중약협은 듣는 사람이 놀랄 정도로 사실을 왜곡하여 선전했다. "중국의 양웅업은 지금 거의 무너졌으며, 많은 긴급약이 소멸될 위기이다. 153개의 웅담이 포함된 중약이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고, 183개의 제약기업은 매년 100여억위안의 시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며, 수만의 노동자들이 실업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경쟁력이 없음을 탓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음모'의 결과로 몰아부치는 것이다. '아기회(亞基會, 아시아동물기금협회)'는 '외국인의 자금지원을 받는' 조직이며, 자연히 음모를 꾀하는 중요한 일부분이고, 서방의약기업의 방조자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것은 정말 기괴한 논리이다. 이를 보면 음모론의 한 병폐는 바로 무중생유(無中生有)와 무한한 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간단한 사실을 민족과 국가이익의 차원을 끌어올리고, 이것을 가지고 사람들을 압박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이어지기 힘들다. 논리적으로 막혀버리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생각해야할 문제는 왜 이런 '음모론'의 논리가 지금 유행하느냐는 것이다. 국외의 '화폐전쟁'부터 지금의 '왕리쥔사건'까지.

 

필자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고 본다.

 

첫번째 원인은 표면적인 것으로 중국의 굴기이다. 중국경제의 굴기로 국제적인 지위가 제고되었고, 직접적으로 상당한 일부분의 사람들에게 민족자부심이 유례없이 증대되게 하였다. 그들이 보기에 서방은 이제 끝났다. 몰락했다. 중국이 최강대국이다. '모든 나라가 조공을 바치는' 것이다. 이제 '당당한 중화'에 조금이라도 따르지 않고 공경하지 않으면 그것은 중국에 비우호적인 것이고, 중국을 탄압하는 것이다. 이런 의식이 민족의 식민역사의 반복적인 자극하에 서방에서는 지금 중국에 대한 하나의 음모가 진행중이라고 믿게 하고, 이러한 음모는 바로 중국이 계속 굴기하는 것을 저지하여, 중국이 계속하여 서방을 위하여 일하도록 만드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중국에 비우호적인 여하한 거동도 중국의 이익에 대한 도전으로 본다. 이것이 최근 들어 중국내에서 음모론이 성행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런 배경하에서, 우리는 귀진당의 논쟁을 둘러싸고, 원래는 한 기업의 사회윤리에 관한 것이고, 인류생산의 도덕적 제한에 관한 논쟁인데, 결과적으로 중약협에서는 이를 중국과 서방의 이익다툼으로 취급했다. 중국과 서방의 이데올로기싸움으로 보았다. 중약협은 음모론을 통하여, 편협한 민족주의 정서에 호소하여, 자신들이 민족과 국가이익을 보호하는 조직이라는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

 

두번째 원인은 심층적인 것이다. 즉 중국사회생태이다. 비록 개혁을 거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전히 권력이 주도한다. 음모론은 천성적으로 권력의 시종이다. 권력의 사고로 자신이 사고한다. 현실중의 음모는 항상 모종 권력에 의탁하여 실시된다. 그리하여 음모론자들이 보기에, 권력을 떠나면, 음모는 형성될 수 없다. 음모는 항상 권력자만이 놀 자격이 있는 '게임'이다. <화폐전쟁>은 바로 이 방면의 전형이다. 이 책은 서방음모론을 극치로 끌어올렸다. 전세계의 화폐발행, 금융운행 내지 정치, 경제활동이 모두 로스차일드가족을 우두머리로 하는 국제금융재벌에 좌우된다고 하는 것이다. 로스차일드가족이 이렇게 놀라운 대음모를 꾸밀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서방의 여러 국가의 정부를 통제하고 그들의 말을 듣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고이래로 지금까지, 중국은 '권모술수'로 유명하다. 권모술수문화가 발달하였다. 이는 최근의 관료사회소설이 유행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관료사회에서 잘 쓰는 것은 권모술수이다. 사람들이 관료사회소설에 흥미를 나타내는 것은 주로 소설의 인물이 어떻게 권모술수를 부리는지를 보아서 그것을 실제에 운용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권모술수문화의 훈도하에, 독립적이고 건강한 사고와 문화생태를 만들 수 없다. 사람들은 권모술수의 눈과 마음으로 주위의 사람들과 사건을 본다. 그래서 왕리쥔사건이 발발한 후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즉시 생각한 것은 이 안에 음모가 있느냐이고, 왕리쥔이 음모의 희생자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권력이 주도하는 사회는 권력이 사람의 생각을 유도한다. 사람들이 권력에 반항하는 심리로 권력을 대한다고 하더라도, 자연히 이런 권모술수사고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권력이 유도하는 생각내에서 형성되는 사회심리이다. 국수주의의 유행은 서방에 대한 원한으로 충만하다.  금융음모와 국가음모를 가슴에 새기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취약한 사회심리때문이다.

 

세번째 원인은 사고각도에서 볼 때, 이성적인 사고가 결핍되고, 정보가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은 사물에 대하여 일종의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태도와 방법으로 보지 못한다. 혹은 관련 정보와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 결핍된 경우도 있다. 그리하여 쉽게 음모론의 각도에서 보고, 평가하고 판단하며, 해석한다. 혹은 그것을 일종의 음모로 귀결시키는 것이다. 전자에 대하여 사실상 그저 '음모'라고 칭하는 문제 혹은 현상을 이성적으로 사고해보면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을 음모라고 부르는 것이 얼마나 유치하고 가소로운지. 화폐전쟁을 예로 들면, 전지전능의 하느님을 제외하고, 세상에 누가 이 세계의 경제와 금융운행을 통제하겠는가? 그가 얼마나 돈이 있고, 얼마나 세력이 있고, 얼마나 지식이 있더라도. 왜냐하면 현재의 경제운행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결과이다. 모든 사람이 이때 어느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결단을 하는지 알 수 있겠는가? 비록 부분적인 범위내에서 혹은 어떤 사람의 능력범위내에서, 조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세계의 경제와 금융을 소수인들의 손으로 조종한다든지, 일부사람의 규칙에 따라 운행된다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항상 예외가 나타나서 조종자의 조종을 벗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도 계획경제가 가장 성공한 경제모델이 되었을 것이다. 후자에 대하여, 정보를 더 많이 장악하는 것을 음모로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종합하면, 한 사람이 어떤 일에 닥쳤을 때, 머리를 조금만 굴려서 생각해보면, 조금 과학적인 지식과 상식을 가지고 있다면, 조금만 이성적인 태도를 지닌다면, 음모론의 함정 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것이다. 일에 실패할 때마다 다른 사람이 음모를 꾸몄다고 생각하고, 해석이 잘 되지 않는 일을 만날 때마다 음모라고 얘기하는 것은 지혜가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근원을 따지자면, 음모론의 유행은 중국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약자심리와 사고방식이 길러졌기 때문이다. 현재 경제발전이 빠르기는 하지만, 이런 약자심리와 사고방식은 적시에 바꾸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사회는 권력이 모든 것을 장악한다. 사람들은 권세자의 눈과 시각으로 사람과 사건을 생각한다. 복잡한 국제관계를 판단한다. 일부 사람들이 걸핏하면 음모론을 내세우는 것도 정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음모론이 사회의 문화심리를 주도하면, 민족자존심을 회복하는데 불리하다. 이번 중약협이 내놓은 음모론은 다시한번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비록 중국경제가 발전하였지만, 민족으 성숙한 심리와 지성을 갖게 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