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보시라이-왕리쥔사건

왕리쥔사건으로 본 태자당, 단파 및 기술파의 관계

중은우시 2012. 2. 18. 16:04

글: 호소강(胡少江)

 

왕리쥔사건의 진상이 일반인에게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사건을 해석하는 버전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왕리쥔사건은 정치평론꾼등에게 상상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를 부여했을 뿐아니라, 중국현재의 정치생태, 특히 중국정치 엘리트층의 구조와 상호관계를 생생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중국정치엘리트의 파벌을 얘기할 때, 사람들은 종종 '태자당'과 '단파(團派, 공청단출신)'를 얘기한다. 마치 중국의 정치권력은 이 양자간에 분배되는 것처럼 말한다. 사실 이것은 고도로 단순화시킨 것이다. 복잡한 정치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예를 들어, '태자당'과 '단파'외에 최소한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정치엘리트집단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술파'이다.

 

소위 '기술파' 혹은 '기술관료'는 관리직 혹은 전문기술직에서 한걸음 한걸음 발탁된 관료들을 말한다. 그들은 대부분 일반가정출신이고, 공산주의청년단에서 직위를 맡아본 적도 없다. 이 두 가지로 인하여 그들은 부친대의 관료사회에서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 연령의 우세를 가지고 승진의 지름길을 달려갈 수도 없다.

 

바로 이러한 점으로 인하여 그들은 전문기술에서 혹은 행정관리에서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같은 나이대와의 격렬한 경쟁에서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가진다. 그들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노력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중국사회가 안정될 수 있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의 기술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의 사회갈등이 여러 갈래로 얽혀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들의 관리하여 한걸음 한걸은 '돌다리를 두드려보며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이들은 중국의 관료체계에서 수가 아주 많다. 그들은 이미 불가결의 중간역량이 되었다. 그들이 차지한 자리는 기본적으로 기술적인 분야이다. 과학, 위생, 교육등 부문을 제외하고, 이들은 외국과 관련되는 진짜실력이 필요한 부서 예를 들어, 금융, 국제법등에 있다. 당연히 태자당이나 단파들이 힘든 일을 하는 부서로 생각하는 곳도 포함된다.

 

태자당과 단파는 인원수가 어쨌든 제한되어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세력은 서로간에 견제를 한다. 서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므로, 중국관료사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기술파가 각각 태장당 및 단파와 조합을 이루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자면, 기술파 관리들은 대부분 태자당 혹은 단파에 복종하고 그들이 시키는대로 하는 입장이다. 실제로는, 기술파의 관리들은 대부분 총명하고 능력있다. 한사람 한사람이 관료사회에서 모두 자신의 계산이 있다. 그들은 태자당 및 단파와 대부분 상호이용하는 관계에 있다.

 

단파와 기술파의 조합에서 단파는 비교적 자신을 낮춘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부분이 지름길로 승진해왔기 때문에, 실무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그들은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있으려 하지 않는다. 기술파들이 그들을 도와서 빨리 공을 세워주어, 하루빨리 승진하는 것을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기술파에 대한 의존도가 강하다. 그리고 대부분은 권한을 기술파에게 넘겨서 일을 하게 한다. 반대로 기술파들은 단파를 비교적 무시한다. 그들은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태자당과 기술파의 상호관계에서 태자당은 강세를 드러낸다. 태자당이 보기에 천하는 자신의 어른들이 빼앗은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들이 천하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술파들은 그들이 천하를 차지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기술파와의 관계에서 그들은 자주 이런 '주인'의 심리상태를 드러내게 된다. 기술파에 대한 존중은 결핍되어 있다. 그러나 기술파들도 이를 안다. 비록 승진만 시켜준다면 그들이 이런 것에 개의치는 않지만,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태자당에 대한 두려움과 원한의 감정이 남아 있다.

 

왕리쥔과 보시라이는 전형적인 태자당과 기술파의 조합이다. 왕리쥔은 형사수사를 담당하는 기술인력이다. 동시에 하층에서 자신의 노력을 통하여 사회상의 지위를 바꾸어보려는 관리이다. 그는 보시라이와의 관계가 순조로울 때는 상호이용했었다. 쌍방은 협력과정에서 모두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평소에 받았던 이런저런 굴욕이, 갈등이 격화되자, 모든 것을 돌보지 않고 오로지 복수하겠다는 심리로 바뀌게 된다. 이 점은 태자당과 기술파 관리간에서 일반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