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린(謝瑞麟, TSL): 홍콩 보석대왕 이야기

 

글: 마수연(馬樹娟)

 

 

 

사람들은 모두 말하곤 한다. 사랑과 돈을 섞지 말라고. 그러나, 가족기업에서는 가족의 사랑과 돈이 뗄래야 뗄 수가 없다. 홍콩의 보석대왕 사서린 부자는 시가총액 10억홍콩달러가 넘는 회사의 지분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2년전, 홍콩보석대왕 사서린은 여행사에 불법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장부를 조작하고, 공금을 횡령한 죄로 형을 받았을 때, 반드시 재기하겠다고 한 바 있다. 작년말, 이미 고희를 넘긴 이 노인은 가석방으로 풀려났고, 재기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금년 9월말에 그와 함께 감옥에 갇히고 아직 감옥에서 석방되지 않은 아들 사달봉(謝達峰)에게 주식을 돌려달라는 소장을 보내어, 회사발언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부자간의 감정과 시가총액 10억홍콩달러를 넘는 지분쟁탈전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어려서부터 홍콩에서 가장 가난한 빈민촌에서 생활했던 사서린은 광동성 남해에서 태어났다. 1945년에 온 가족이 홍콩으로 이주하고, 13살에는 금은방에 직원으로 들어가서 일을 배운다. 10년간 금은방에서 뛰어난 금제련술을 익힌다.

 

1960년, 사서린은 23살이 되었다. 3000홍콩달러의 자금을 가지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다. 그는 작은 가게의 주인이 된 후, 제자 1명과 함께 1년 365일을 10평방미터도 되지 않는 점포에서 하루에 16시간씩 일을 했다. 그는 박리다매의 방식으로 싼 값의 보석을 파는 노선을 선택한다.

 

1967년, 홍콩에는 폭동이 일어난다. 많은 공장이 문을 닫았다. 사서린은 점포확장의 기회를 잡는다. 3년후, 그의 직원은 당초의 1명에서 300여명으로 늘어난다. 1971년, 사서린은 12년간 경영해오던 금방을 정식회사로 등록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회사이름을 짓는다. 1987년, ‘사서린’주보는 홍콩연합거래소에 상장된다. 직원들은 1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제품은 중국내지에서 미국, 싱가포르등 국가로 확장된다.

 

사업이 팽창하면서, 이 보석제국의 주인은 자신이 점점 주변인으로 되어간다는 것을 느낀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사서린이 회사주석으로 있을 때, 동사회에서 그는 눈에 띄었다. 그가 유일하게 금으로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었고, 그가 유일하게 영어를 못하고, 그가 유일하게 컴퓨터를 못다루고, 그가 유일하게 회계상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회사의 보석은 더 이상 이 노인이 직접 만들 필요가 없었다. 행정사무와 경영관리도 갈수록 해외유학경험이 있는 부하직원들이 처리했다. 그저 매일 사서린은 시간에 맞추어 출근하고, 주말이 되면 각 점포를 순시하는 일만 할 뿐이었다.

 

사서린은 방향을 바꾸어 리스크와 폭리가 병존하는 부동산업종에 뛰어든다. 1990년, 그는 홍콩유흥지산회사의 지배권을 획득하고, 이를 ‘사서린’주보집단의 부동산투자의 flagship으로 삼아서, 많은 부동산을 사들인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그룹의 부채비율은 한 때 140%까지 치솟았다. 매월 이자지출만 7000만홍콩달러에 달하게 된다. 부채를 경감시키기 위하여, 사서린은 유흥지분과 완차이토지를 2억홍콩달러에 영황집단 주석 양수성에게 매각한다. 그러나, 그후 얼마되지 않아, 홍콩정부와 대륙의 협상이 진전되고, 부동산가격은 폭등한다. 양수성은 매입한 토지위에 영황집단센터를 건립하는데, 시가가 20억홍콩달러에 달한다.

 

1996년, 사서린은 5억홍콩달러를 들여 건물가격이 가장 비싼 침사초이에서 보리상업빌딩을 사들인다. 다음 해, 아시아금융위기가 발발하고, 홍콩의 부동산가격은 폭락한다. 사서린은 어쩔 수 없이 1.6억홍콩달러에 보리상업빌딩을 매각한다. 이외에 그가 참여한 여러 번의 주식투자는 실패로 끝이 났다. 1997년 1998년에 사서린주보집단의 부채는 최고조에 달하여 13.4억홍콩달러에 달한다.

 

재정압력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1998년부터, 집단은 재산을 계속 매각한다. 그중 적지 않은 건물은 손해를 보고 팔았다. 사서린은 6월에 ‘10억홍콩달러 다이아몬드 대세일’을 실시하고, 2개월여만에 근 3억홍콩달러를 모은다. 그래도 부족하여, 결국 수에즈아시아홀딩에 대한 채무가 5000만홍콩달러를 넘어, 사서린에 대한 파산을 신청하기에 이른다. 다른 채권자들도 채무상환을 요구했다. 같은 해 9월 25일, 법원은 사서린에 대한 파산령을 내리고, 파산기간은 4년으로 한다. 부동산시장에서 연속하여 실패함에 따라, 일찍이 돈버는 것이 생명의 전부이다라고 했던 보석상은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된 것이다.

 

파산전에 사서린은 보석왕국의 경영권을 아들 사달봉에게 넘겨준다.

 

사서린에게는 4명의 자녀가 있다. 사달봉은 둘째아들이다. 1994년, 나이 26살된 사달봉이 미국 보스톤대학을 졸업하고 홍콩으로 돌아와서 사서린을 따라 가족사업에 뛰어든다. 처음에 사달봉은 부친을 아주 존중했다. 부친의 말이면 모두 따랐다. 그는 겸허하고 배우기를 좋아하고, 사람을 예의로 대하여 사서린이 아끼고 중용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서린은 이 우수한 아들이 자주 자신과 의견을 달리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회사동사회에서, 사달봉은 자주 사서린을 티파니, 까르티에 같은 세계최고급 보석브랜드와 비교하고, 자주 ‘사서린’을 대형화하고 눈을 크게 떠야한다고 주장했으며, 창끝을 직접 부친의 ‘박리다매’식 평민노선에 겨냥한다.

 

사달봉은 사서린의 경영이념에 동의하지 않았다. 말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도 표현했다. 회사보석브랜드의 고급화구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사서린을 국제적인 이미지의 Tse Sui Luen(TSL)로 바꾸고, 섹시한 외국모델을 기용한다.

 

사서린부자의 의견차이는 경영모델의 선택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다. 1990년대, 서서린이 대륙시장으로 발전해 들어갈 때, 사서린은 최초로 대륙시장에 진출한 홍콩보석점이었다. 나중에 내지시장을 개척할 때, 사서린은 급속히 시장을 점령하고, 자금을 빨리 회수하기 위하여 프랜차이즈경영을 주장한다. 그러나, 사달봉은 이에 극력 반대한다. 이유는 프랜차이즈로는 품질을 보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회사브랜드 이미지와 기업의 장기적인 이익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몇 년후 성도의 한 ‘사서린’ 보석점에서 보통저울을 가지고 보석을 재다가, 성도시질량감독국의 단속을 받는데 이는 사달봉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사달봉이 부친에 가진 불만중에는 사생활에 대한 것도 있다고 한다. 사서린에게는 부인이 두 명이 있다. 사달봉은 첫째부인 담곤의의 소생이다. 미인대회출신의 둘째부인 장미림은 프랑스에 장기거주하고 있다. 사서린은 첫째부인과 생활하고 있기는 하지만, 곁에 같이 있는 여자친구는 자주 바뀌었고, 매번 활동에 참석할 때마다, 서로 다른 여자가 따라다녔다. 이는 독실한 크리스찬인 사달봉이 불만을 가진 점이었다.

 

2000년 자신의 파산이 회사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사서린과 사달봉은 미봉책에 합의한다. 먼저 사달봉이 집단주석의 직위를 맡고, 파산기간이 끝나면 다시 사서린이 대권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사서린 명의하의 49.6%의 지분을 아들 소유로 바꾸었다.

 

사달봉은 2000년 3월에 동사회주석에 앉는다. 그리고는 대거 개혁을 진행한다. 회사수익은 호전되고, 이전의 동사회구성원은 모조리 교체하여 자신의 사람으로 바꾼다.

 

2002년 성탄절 이틀전에, 사달봉은 회사 재무고문에게 자신과 부친이 회사의 공금을 유용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스스로 집안의 스캔달을 털어놓기 전에 미리 부친과 상의하지도 않았다. 사서린은 그 소식을 듣고, 극도로 놀라서, 심장병이 발적하고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다.

 

2004년 9월, 서서린의 파산령이 해제된다. 그러나, 회사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사달봉은 부친에게 회사경영권을 돌려주지 않았다. 심지어 그를 동사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 부친에게는 그저 허명뿐인 고문이라는 직함을 주었다. 이로 인하여 사서린은 불만을 갖게 되고, 나중에 지분을 두고 다투는 계기가 된다.

 

여러 방면에서 인식이 다른 사서린 부자는 여행사의 리베이트에 대하여도 의견일치를 이루지 못했다.

 

2003년, 중국정부는 내지주민의 홍콩여행자유를 실시하면서, 홍콩관광을 촉진한다. 홍콩보석업계도 이로 인한 득을 많이 본다. ‘사서린’보석점은 여행사와 비교적 일찍이 합작하여 아주 성공을 거두었고 사업은 계속 성장했다. 구미, 동남아, 중국내지와 대만의 관광업계에서도 지명도를 키워갔다. 회사의 경영진중 하나는 ‘만일 대륙의 관광객이 없었다면 회사영업수익은 30% 감소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콩관광업계는 합법적인 리베이트제도를 지니고 있다. 단지 여행사와 보석상이 체결한 계약서에서 리베이트조항을 명시하고, 가이드의 고용계약에서 명시하여야 하며, 리베이트를 회사회계장부에 기록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

 

격렬한 보석시장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하여 1996년부터 사서린은 버뮤다, 말레이시아등지에 페이퍼컴패니를 만들어, 이백여개의 여행사 및 가이들에게 현금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이를 통하여 고객을 더 많이 끌어모았고, 여행사와 가이드들이 탈세하도록 도와주었다. 사달봉은 2002년 자신과 부친이 공금유용한 일을 폭로한 후, 동사회는 회계사에 위임하여 회사장부를 검사했고, 불법리베이트문제가 불거지게 되었다.

 

2005년 4월 22일, 사서린과 사달봉은 여행사직원에 리베이트를 준 혐의로 홍콩염정공서에 체포된다. 2006년 1월, 부자 두 사람은 보석으로 풀려난다. 그 동안, 부자 두 사람은 옛날의 잘못을 덮기 위하여, 장부를 위조하여 위기를 넘기려 한다.

 

그러나, 소잃고 외양간고치는 격이었다. 2006년 8월, 사서린 부자는 상호 결탁하여 정부를 기망한 죄로 다시 체포된다. 동시에 염정공서는 사서린, 사달봉 및 3명의 회사고위층이 여행사에 제공한 이익, 위조장부, 절도등 8개 죄목을 밝혀낸다.

 

사서린부자의 사건발발후, 사서린 보석집단의 주가는 연속하락하고, 2006년 1월 19일에는 거래정지된다.

 

사서린사건은 홍콩을 떠들썩하게 한 뉴스였다. 재판전날 유명한 영화스타 성룡, 홍콩의 전 입법회의의원 이붕비 등 8명의 사회저명인사들이 사서린의 탄원서를 낸다. 이를 보더라도 사서린의 홍콩에서의 영향력을 알 수 있다.

 

법은 용서가 없었다. 2008년 5월 9일, 사서린, 사달봉은 각각 3년 5년형을 받는다.

 

그후, 사달봉의 부인인 구안의가 남편을 대신하여 동사회주석을 맡는다. 구안의와 새로운 경영진이 고심경영하여 3년반의 거래정지 끝에 사서린은 2009년 6월 15일 거래가 재개된다.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사서린은 변호사를 통하여 매체에 선언한 바 있다: “이후 반드시 재기할 것이다” 2009년말 풀려난 후, 사서린은 지배권을 빼앗기 위하여 바삐 움직였다. 그는 소장에서 사달봉에게 신탁형식으로 명의를 넘긴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사건이 어떻게 끝날지는 지금 아무도 모른다. 단지 74세의 사서린이 다시 상계에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그의 시대는 이미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