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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당시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국(國)'은 국가인가 국도인가?

by 중은우시 2010. 10. 9.

글: 정계진(丁啓陣)

 

두보(杜甫)의 명시 <<춘망(春望)>>이 있다.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성춘초목심(城春草木深)

감시화천루(感時花濺淚)

한별조경심(恨別鳥驚心)

 

이는 인구에 회자되고, 남녀노소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안의 단어, 시의의 해석은 여전히 사람마다 각각이어서, 따져보아야할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송나라때 유명한 학자 사마광은 두보의 시가에는 함축적인 숨은 의미가 있다고 말하였다. "국파산하재'는 산과 물이 남았다는 것인데, 거기에 숨은 뜻은 건물등은 남아있지 않다는 뜻이고, '성춘초목심'은 풀과 나무가 많다는 것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것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시가예술감상의 문제는 토론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중 한 글자의 해석에 대하여 얘기해보고자 한다. 즉, 시의 첫글자인 "국'자이다. 모두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고대 한어에서 '국'자는 '국가'로도 해석되고, '국도(國都, 국가의 수도)'로도 해석된다. 예를 들어, <<상군서(商君書)>>의 "치세불일도(治世不一道), 편국불필법고(便國不必法古)"의 '국'은 '국가'라는 뜻이다. 굴원의 <<구장.애영(九章.哀郢)>>의 "출국문이진회예(出國門而軫懷兮)"에서의 '국'은 '국도' 즉 초나라의 국도였던 영(郢)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춘망>>의 '국파산하재'에 나오는 '국'은 국가일까 아니면 국도 장안일까?

 

어떤 사람은 '국'을 '국도'로 해석한다. 예를 들어, 상해사서출판사가 1983년에 출판한 <<당시감상사전>> <<춘망>>조에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시작하는 곳에서는 보는 것은: 국도가 함락되고, 성이 부서진...."; 강소교육출판사 2009년판 중학교 어문과목 8학년(상책)의 주석에는: "[국] 국도, 장안(지금의 섬서성 서안)을 가리킨다"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두보시에 나오는 언어의 출전, 당시의 '국자' 특히 '국파' '파국'등 단어의 사용상황 및 아래위의 글을 종합해서 보면, 여기의 '국'은 모두 '국가'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고 본다.

 

구조오(仇兆鰲)의 <<두시상주>>에서는 <<춘망>>의 '국파산하재'의 '국파'의 출전은 <<제국책(齊國策)>>이라고 하였다: "왕촉왈: 국파군망, 오불능존(王蠋曰: 國破君亡, 吾不能存)(왕촉이 말했다: 나라가 무너지면 군주도 망하고, 나도 살아남을 수 없다)" 사마천의 <<사기열전: 전단열전>>에는 이 말과 관련된 상세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왕촉이 말했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남편을 바꾸지 않는다. 제왕은 내가 간하는 것을 듣지 않았다. 그리하여 물러나서 들판에서 농사를 짓는다. 나라는 이미 망하였으니, 나는 존살아갈 수 없다; 이제 다시 병사를 그대를 위하여 움직인다면, 이는 걸왕을 도와 폭정을 하게 하는 것이니, 살아도 의롭지 못한 것이다. 팽을 당하는 것만 못하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연나라의 침입으로 제나라는 겨우 여와 즉묵의 두 성만 남고 모두 함락된다. 제민왕은 여로 망명한다. 연나라의 국왕이 왕촉에게 항복할 것을 권하는 사신을 보냈다. 위의 말은 왕촉이 투항권유를 거절하면서 한 말이다. <<제국책>>의 국파는 확실히 제나라의 국토가 함락된 것을 의미하지, 제나라의 수도인 현재의 산동 임치가 함락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당시에서 '국'은 국가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고, 국도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잠참(岑參)의 <<송인부안서>>의 "소래사보국, 불시애봉후(小來思報國, 不是愛封侯, 어려서부터 나라에 보답하고자 생각했지, 제후에 봉해지는 것을 좋아한 것은 아니다)에서 가리키는 것은 국가이다; 두보의 <<봉증위좌승장이십이운>>의 "보석소년일, 조충관국빈(甫昔少年日, 早充觀國賓)". 여기서 가리키는 것은 국도 장안이다.

 

다만, '국파' 혹은 '파국'의 '국'은 거의 모두 국가를 가리키지, 국도를 가리키는 경우는 없다. 예를 들어, 양승의 <<오중서사(吳中書事)"의 "명귀범려오호상, 국파서시일소중(名歸范蠡五湖上, 國破西施一笑中)"; 이상은의 <<목단>>의 "종소일국파, 불시만금구(終銷一國破, 不啻萬金求)"; 사공도의 <<진관>>의 "호랑진국파, 호토한릉공(虎狼秦國破, 狐兎漢陵空)"; 잠참의 <<헌봉대부파파선개가육수>>의 세번째 "명가뢰고옹회군, 파국평번석미문(鳴笳擂鼓擁回軍, 破國平蕃昔未聞)"; 왕준의 <<영주이수>>중 첫번째 "후인불식전현의, 파국망가사심다(後人不識前賢意, 破國亡家事甚多)"; 주담의 <<삼대문.우음>>의 "천요만태령연자, 파국망가갱시수(千妖萬態逞姸姿, 破國亡家更是誰)". 적지 않은 당시중에는 전왕조의 도성에 가서 시를 읊으면서 '국파' '파국'이라고 쓴 적이 있지만, 그 내용을 따져보면 내용은 모두 국가를 가리키는 것이지, 국도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배요(裴瑤)의 <<합려성회고>>에서 "오호춘수접요천, 국파군망불기년(五湖春水接遙天, 國破君亡不記年)"; 나업의 <<춘망량석두성>>의 "유벽상황파국춘, 잔양미우망귀인(柳碧桑黃破國春, 殘陽微雨望歸人)"

 

시가를 해석하는데에는 앞뒤의 글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두보의 <<춘망>>은 절구이다. 연(聯) 내의 글자는 엄격한 대응관계를 지닌다. "국파산하재, 성춘초목심'의 '국'은 '성'과 대응된다.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은 것이고 하나는 면이고 하나는 점이다. 만일 '국'을 '국도'로 해석한다면, 양자는 모두 장안성을 가리킨다. 이는 중목이고 옥상옥이다. 또한, '성춘초목심'의 '초목'은 '성' 안에 자라는 초목을 가리키는 것임이 분명하다. 이에 상응하는 것은 '국파산하재'에서 '산하'인데, '산하'는 '국'의 가운데 있는 산하이다. 장안성안에 무슨 산하가 있단 말인가?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필자는 '국파산하재'의 '국'자는 국가로 해석해야지, 국도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