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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무술

황비홍(黃飛鴻)의 진실

by 중은우시 2010. 4. 4.

글: 한춘음(韓春蔭)

 

황비홍을 얘기하자면, 사람들은 자연히 무협영화에 나오는 쿵푸가 뛰어나고, 협의를 행하는 대협을 떠올린다. 그를 주제로 한 영화드라마는 이미 100부를 넘어섰다. 2001년에는 이 기록이 기네스북에 올랐다. 그러나, 영화드라마에 나오는 황비홍 이야기는 대부분이 허구이다. 그럴 듯하게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에서는 황비홍에게 일어났던 진실한 이야기 몇 가지를 적도록 하겠다. 아마도 읽어보면 황비홍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신비한 "무영각(無影脚)"

 

많은 영화드라마에서 황비홍이 강호에 이름을 날린 것은 "무영각"이다. 관중들은 '무영각'을 황비홍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사실은 황비홍이 다른 무술스승으로부터 배운 것이다.

 

황비홍이 불산에서 무관을 열고 약간의 명성을 얻었을 때, 송휘당(宋輝鏜)이라는 권사(拳師)가 찾아와서, 그와 무술을 겨뤄보고 싶다고 하였다. 황비홍이 거절을 하지 못하여, 비무가 시작된다.

 

상대방의 배경을 알지 못하여, 황비홍은 처음에 방어를 위주로 했고, 복호권(伏虎拳)으로 응전했다. 2,3회합이 지난 후, 황비홍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고, "공(工)"자 복호권으로 송휘당의 접권(蝶拳)을 제압했다. 송휘당은 큰 소리로, '주먹을 보시오'하고는 계속 권법을 시전했다. 오른쪽 왼쪽으로 황비홍이 정신을 차릴 수 없도록 하였다. 황비홍이 상대방의 철권을 방어하려고 자세를 잡을 때, 송휘당의 발길질이 날아와서 맞게 된다. 몇 걸음을 물러난 후, 황비홍이 소리쳤다: "대단합니다. 이건 무슨 쿵후입니까?"

 

"웃음거리나 되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무영각'이라고 합니다" 송휘당이 대답했다.

 

"멋진 '무영각'입니다. 정말 그림자도 흔적도 없이 날라옵니다." 그리고 황비홍이 간절하게 말했다: "송사부의 '무영각'은 정말 신기합니다. 만일 원하신다면 제가 당신을 스승으로 모시고 '무영각'을 배우고 싶습니다. 송사부의 뜻은 어떠하신지요?"

 

송휘당은 황비홍의 말을 잘랐다: "우리는 무예가 서로 고하를 가리기 힘든데, 내가 어찌 당신의 스승이 되겠습니까. 그 말을 타당치 않습니다. 황사부께서 그렇게 겸손하게 말씀하지 마시지요." 사실 무공이 고하를 가리기 힘들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송휘당이 말하지 않았다. 이 '무영각'은 그가 보배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것을 처에게서 배워온 것이고, 그가 상대방을 제압할 때 쓰는 절초였기 때문에 쉽게 다른 사람에게 전수해주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송사부, 나에게 이 절기를 가르쳐주겠습니까 아닙니까?"

 

황비홍은 성격이 직선적이다. 말하는데 돌려서 하는 법이 없었다. 송휘당도 약간은 멋적었는지, 급히 말했다: "서로 교류하고 배우기로 했으니, 어찌 속좁게 굴겠습니까. 나도 황사부의 절초를 배우고 싶습니다." 송휘당의 말도 사실이었다. 그는 황비홍의 철선권과 복호권 절기를 배우고 싶었다. 그리하여 그는 '절기'와 '절기'를 교환하자고 한 것이다. 서로 절기를 전수해주자고 하는 것이다: "내가 당신에게 무영각을 가르쳐줄 테니, 당신은 나에게 철선권, 복호권을 가르쳐 주시오. 어떻습니까?"

 

비록 1대2의 교환이지만, 황비홍은 송휘당의 말을 듣고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리고 즉시 응락한다. 이때부터 '무영각'은 황비홍에 의하여 크게 빛이 나고, 강호에서 명성을 떨친다.

 

홍콩에서 서양개와 싸우다.

 

1876년, 한 서양인이 거대하고 흉맹한 낭견(狼犬)을 데리고 홍콩에 왔다. 홍콩의 길거리에 광고를 붙였는데, 이 낭견은 사람과 싸울 수 있는데, 만일 낭견과 비무를 하여 이긴다면 50홍콩달러를 주겠고, 진다면 5홍콩달러의 비용을 내야 한다고 하였다. 홍콩에 놀러온 중국인들은 서양인이 서양개를 데리고 도전하는 것을 보고는 속속 무대에 올라서 낭견과 싸웠다. 그러나 여러명이 낭견에게 물려서 패배하고 만다.

 

황비홍은 홍콩에 초청을 받아서 비무하러 온다. 하루는 다른 사람이 서양개와 싸우는 것을 보고, 다음날 그가 무대에 오른다. 이미 낭견의 공격특징을 파악한 황비홍은 침착하게 응전한다. 낭견이 여러번 공격했지만, 황비홍은 그저 피하기만 할 뿐, 반격하지 않았다.

 

관중들은 모두 황비홍이 흉맹한 낭견을 무서워한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에 대하여 걱정을 한다. 사실 황비홍이 이 낭견을 무서워한 것은 아니다. 그는 계속 물러서면서 진격하고, 왼쪽으로 갔다가 순식간에 오른쪽으로 가면서, 낭견의 힘을 빼고, 낭견의 정신을 어지럽히는 것이었다. 과연 낭견은 공격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자, 호흡이 가빠졌다. 황비홍은 목적을 달성한 것을 보고는 몸을 돌려 앞으로 나갔다. 낭견은 입을 벌리고 달려들어, 황비홍의 발목을 물려고 했다. 황비홍은 세로로 질주하며, 몸을 원숭이처럼 만들었다. 낭견이 그에게 달려드는 순간에, 그는 돌연 두 손으로 낭견의 머리를 두 대 때린다. 낭견은 손바람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들어서 위를 보았다. 황비홍은 그 기회를 틈타서 '점자각(點子脚)"을 날린다. 발길질은 빠르면서도 사나웠다. 한번만에 낭견의 등짝에 적중한다. 이 발길질은 정확하면서도 사나웠다. 낭견의 등뼈가 부러진 것이다. 낭견은 땅 위에 쓰러져서 계속 애처롭게 신음했다.

 

사전에 체결한 합의대로, 황비홍은 서양인에게 5홍콩달러의 보증금을 요구하고 동시에 상대방에게 50홍콩달러의 상금을 달라고 한다. 그러나, 이 서양인은 자신이 덩치가 크다는 것만 믿고 무리한 요구를 한다: "내 개는 졌지만, 나는 지지 않았다. 네가 상금을 가지고 가고 싶으면, 나를 이겨야 할 것이다." 황비홍은 서양인에게 말한다: "비무는 신의가 중요하다. 네가 나와 비무를 원한다면 다시 계약을 쓰고, 증인을 내세우자." 서양인은 어쩔 수 없이 계약에 서명한다.

 

서양인은 자신이 덩치가 크고 권법도 할 줄 안다는 점을 믿었다. 그는 시작하자마자 황비홍의 가슴앞으로 주먹을 내민다. 황비홍은 서양인의 기세가 날카로운 것을 보고는 강하게 나가서는 쉽지 않겠다고 보고, 몸을 날려 피하면서 기회를 살핀다. 그리고 '구혼각법'을 써서 공격하며 두 손으로 상대방의 몸을 민다. 상하협공에 서양인은 당해내지 못하고, 땅바닥에 쓰러지게 된다.

 

서양인은 부상이 적지 않았다. 땅바닥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수하에게 빨리 황비홍에게 돈을 주라고 손짓한다. 황비홍이 서양개와 서양인을 이긴 다음 날, 홍콩의 신문에는 이 일을 붉은 표제를 달아서 크게 싣는다. 황비홍은 졸지에 홍콩인들에게 '민족영웅'으로 떠받들어진다.

 

'십삼이(十三姨)'의 진실

 

 황비홍에 관한 영화에서 십삼이의 이미지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떤 사람은 십삼이가 홍콩소녀 육아관(陸阿寬)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십삼이가 바로 황비홍의 네번째 부인 막계란(莫桂蘭)이라고 한다. 사실 십삼이는 허구의 인물이다. 육아관과 막계란은 모두 십삼이가 아니다. 그러나, 황비홍이 그녀들과 만난 것은 극적인 점이 있다.

 

홍콩 대달지(大笪地)의 시장에서 황비홍은 한 악당이 노점상 팽옥(彭玉)의 노점을 빼앗는 것을 목격한다. 그가 나서서 그 악당을 물리쳐준다. 다음 날, 십여명이 칼과 몽둥이를 들고 황비홍을 찾아온다. 쌍방간에 싸움이 붙는다. 황비홍은 상대방의 사람이 많아서 한편으로 싸우면서, 한편으로 물러난다. 한 작은 골목에서 한 소녀가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고 보고 있다가, 그에게 손짓을 한다. 그에게 위로 올라와서 피하라는 것이다. 황비홍은 몸을 날려 2층으로 올라가서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간다. 깡패들은 황비홍을 찾지 못하자 흩어져 버린다.

 

도움을 받은 황비홍은 여자의 이름을 묻고 그녀가 '육아관'이라는 것을 안다. 그는 그녀에게 재삼 감사의 인사를 한다. 황비홍의 부친 황기영은 나중에 감사서신을 보내고 선물을 보낸다. 황비홍의 제자중 홍콩에 있는 육정강으로 하여금 찾아가서 감사인사를 하도록 시킨다. 나중에 육정강은 육아관을 의동생으로 삼는다. 육아관은 나중에 정기적으로 육정강의 무관으로 가서 무술을 배운다. 육아관은 서극이 감독한 황비홍영화에 나오는 그 서양우선을 쓰고, 황비홍에게 아이러브유를 가르치던 그 십삼이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