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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방/홍콩; 마카오

홍콩TV방송업: 난국(亂局)과 변국(變局)

by 중은우시 2010. 3. 20.

글: 용비(龍飛)

 

최근의 홍콩 TV방송업계는 어지럽다고 할 수 있다. 먼저 홍콩정부가 세번째 무료TV 라이센스를 발급했는데, 3대재벌집단이 미친듯이 차지하기 위해 싸웠다; 그 다음으로 대륙의 부동산업계거두인 왕정(王征)이 아주TV(亞視)에 지분투자를 하면서, 아주TV 내부의 지분전쟁이 벌어졌고, 결국 법정으로까지 비화되었다; 가장 안정적인 TVB는 독직스캔들에 휘말려, 고위경영진이 홍콩염정공서의 조사를 받고,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홍콩TV방송업계는 30년동안, TVB가 독보적인 국면이었는데, 이것이 무너질지도 모르게 되었다. 아마도 2010년은 홍콩의 TV방송업계에 신기원을 이루는 원년이 될 지도 모른다.

 

TVB에 대하여, 대륙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가 제작한 프로그램은 몇대의 사람들이 보면서 자랐다. 현재 대륙의 관중들이 잘 알고 있는 주윤발, 유덕화, 양조위, 주성치등의 스타들은 모두 TVB에서 왔다. 그러나, 현재 TVB는 40여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3월중순, TVB의 고위경영진인 진지운(陳志雲)이 독직사건으로 염정공서에 입건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총경리로서 TVB의 대들보이다. 그는 회사의 구조에서 프로그램제작까지, 연예인의 막후관리에서 프로그램의 주재까지... 사람들의 눈에 이 부지런하고, 예지있고, 우아한 젊은이는 거의 TVB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그가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소식은 한때TVB의 주가폭락을 가져왔다.

 

사실상, 진지운사건이 있든 없든, TVB는 최근 들어 계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2005년에서 2008년동안 TVB의 영업액은 연간 증가율이 1.35%에 불과하다. 이익창출능력이 갈수록 약화되는 것이다. 2009년 상반기에 TVB의 영업액은 겨우 17.54억홍콩달러에 불과했다. 2008년에 비하면 거의 15%나 줄어든 것이다.

 

가장 경영진을 골치아프게 하는 일은 직원과 회사의 모순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2월, TVB에는 40명이 집단으로 병가를 신청했다. 이리하여 배경설치와 도구팀은 거의 '진공'상태가 되었다. 프로그램을 녹화하려던 팀들은 배경을 설치할 사람이 부족하여 중단해야만 했다. 사실 직원과 회사간의 갈등은 이미 2008년에 폭발한 바 있다. 2003년 TVB는 유료TV에 진출했다. 그러나 시장경쟁이 치열하여, 이익을 창출하기 어려웠다. 결국 212명을 대거 해고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그러나, 2010년이 되어서도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고, 회사는 계속하여 절약을 강조했다. 거기에는 대폭감원과 OT가 포함된다. 이로 인하여 일부 하급직원은 수입이 절반으로 감소했다. 그렇게 되니 회사내의 노사분규가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사정은 이미 제작자원부의 직원에까지 파급되어 직접적으로 TVB의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TVB의 이직직원에 따르면 TVB는 홍콩에서 독보적이므로, 동남아와 대륙의 시청자에게 더욱 인기가 있다. "그 근거는 3두마차이다" 바로, 드라마, 뉴스 및 대형스포츠경기중계(예를 들어, 올림픽이나 월드컵축구).

 

"그중 TVB의 드라마는 지금까지 항상 최고인기였다." TVB와 아주TV가 시청률을 다투던 연대에, TVB는 계속 아주 개방적인 프로그램제작태도를 보였다. 허안화, 두기봉, 위가휘등 유명 감독들도 당시에는 모두 TVB의 제작부직원이었다. 대량의 우수인재가 TVB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TVB가 70-80%의 시청률을 장악하게 되자, 프로그램제작은 생산라인작업으로 변모하고, 비용통제가 중시된다. '아주 공리적으로 시청률을 기본으로 하여, 계속하여 기왕에 성공한 모델을 복제했다."

 

최근들어 TVB의 출품작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창작부문의 지위도 계속 하락한다. 2008년 TVB의 대량감원때 가장 많이 감원당한 부서는 제작자원부의 직원이었다. 한 이직직원은 당시 TVB의 고급극작가였다. 그는 2008년이전에 TVB는 제작, 창의의 복수 총감이 있었다. 현재 창의부는 내부구조상 등급이 내려가서, 제작부서에 산하로 되었다. 원가를 통제하고, 창의는 대폭 감소한다. 그리하여 예전에 TVB에서 일했던 오군여는 홍콩방송프로그램에서 TVB의 최근작품을 대거 공격했다. 최근의 프로그램은 "20년전의 프로그램을 새로 찍은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여러가지 문제에 대하여, TVB는 마치 눈을 감고 못본척 하는 것같다. 원가통제는 여전히 전환기의 TVB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같다. TVB는 적지 않은 새로운 운영방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대량의 공정과 심지어 프로그램제작을 외주주는 것도 포함된다. TVB는 단지 방송플랫폼을 제공하고, 제작인수와 비용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조치로 인하여 경영진에게 심사권과 재량권을 부여하게 되어, 진지운사건과 같은 것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사실 강경함은 TVB의 일관된 스타일이다. 대내적이건 대외적이건 모두 아주 강경한 가장의 스타일을 취한다." 만일 산하의 연예인이 다른 방송국의 인터뷰에 응하게 되면, TVB는 전혀 봐주지 않고 상당기간 출연을 봉쇄한다. 원가를 통제하는 스타일과 사정을 봐주지 않는 스타일은 대량의 우수인재가 유출되도록 하였다. "만일 10년전이라면, TVB는 이렇게 큰소리 칠 수 있었을 것이다. 'TVB를 떠나면 그저 영화나 찍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근 10년간 홍콩의 유료TV는 크게 발전했다. 홍콩방송관리국의 2008년도 통계에 따르면, 홍콩의 무료TV방송국은 단지 2곳으로 중영문 합하여 4개의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홍콩의 유료TV프로그램서비스는 253개채널로 급격히 늘어났다.

 

그중 구창집단(九倉集團)산하의 유선TV, 이택해(李澤楷) 산하인 PCCW의 브로드밴드TV, 그리고 CTI산하의 홍콩브로드밴드가 천하를 삼분하고 있다. 홍콩무료TV서비스는 수량이나 시장점유율에서 모두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유료TV서비스는 날로 새로워지고, 경쟁은 가열되고 있다.

 

사실상, 현재 세번째 무료TV라이센스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회사도 바로 이상의 3 곳이다. 2009년말 홍콩특구정부는 무료TV라이센스신청을 확대하겠다고 공표했다. CTI, i-Cable, PCCW는 앞다투어 신청서를 제출했다. 최근 들어 TVB를 떠난 인재는 대부분 위의 세 회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근 10년간의 경쟁을 거쳐, 이들 회사는 이미 TVB가 우세한 분야를 직접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뉴스측면에서, i-Cable은 처음부터 24시간 뉴스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NOW도 마찬가지로 2006년에 24시간 재경채널을 내보내고 있다. 나중에 i-Cable도 2007년에 재경정보채널을 24시간채널로 바꾸었다. 당시에 다른 업체를 내려다보던 TVB의 뉴스채널은 더이상 우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NOW이건 i-Cable이건 많은 사람들이 TVB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올림픽, 월드컵축구등은 일찌기 TVB에 광고를 끌어오던 체육부분이다. 이것도 유로TV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2010년 월드컵방영권은 i-Cable에 빼앗겼다. TVB는 i-Cable과 공동중계할 뜻을 가지고 있지만, 가격문제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일찌감치 2008년에 유럽컵등 경기는 이미 유료TV가 독점했다.

 

"사실 홍콩의 유료TV방송은 이미 상당히 성숙했다. 부족한 것은 라이센스뿐이다." 홍콩침회대학 전리학원 영화방송학과 주임인 탁백당의 말이다. "라이센스가 발급되면, TVB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이다."

 

만일 유료TV와 비교한다면, TVB는 드라마제작에서 여전히 강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 장성을 무너뜨린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어떤 평론가는 사실 오락측면에서 유료TV는 여전히 아주 적극적이라고 한다. 1995년부터 i-Cable은 HBO, Cinemax, MGM등의 해외영화채널을 도입했고, 한때는 모든 홍콩 및 헐리우드의 최신상영영화의 TV방영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5년에 이들 유료TV는 심지어 자신이 영화회사를 만들어 영화를 찍기도 했다.

 

만일 세번째 무료TV라이센스가 직접적으로 TVB에 충격을 준다면, 아시의 일련의 지분변동은 TVB에 더욱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오랫동안 TVB와 아주TV의 대결에서 전자는 거의 패한 적이 없다. 시청률은 1980년대의 7:3에서 1990년대는 8:2로 2007년에는 9:1로 벌어졌다. TVB는 계속하여 우세한 입장이었고, 아주TV는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고, 심지어 한 때는 급여를 지급하지도 못할 정도였다. 2010년, 대륙의 기업가인 왕정(王征)이 아주TV에 들어왔는데, 이것이 국면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진지운 사건이 발발하는 그 날, 북경 장안가의 북경반점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5개의 중량급기업과 아주TV가 전략합작계약을 체결했다. 그날 회의에 출석한 사람은 중투 부총경리 왕건희, 중금공사 동사장 이검각, 신문집단 글로벌부총재 겸 성공전매 중국지역 CEO, 그리고 국자위, 국가세무총국, 전국공상련에서 온 정부요원도 있었다. 이들 거물들이 같이 출석한 것에서 아주TV의 제7대 최고경영자의 대륙정재계에서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왕정은 부동산업계에서 성공한 인물이다. 그는 회의에서 이미 아주TV를 운영하기 위하여 60억홍콩달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중 20억홍콩달러의 댓가로 아주TV의 50%이상의 지분을 취득할 것이며, 20억홍콩달러로 아주TV의 초기투자를 하고, 20억홍콩달러로는 부동산프로젝트에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옛친구이자 전략파트너의 하나인 중국해외집단 동사장 손문걸은 "왕정이 들인 20억홍콩달러는 이미 상해의 3개 경제개발구의 일부분을 매입했고, 매년 수익은 아주TV의 현재 결손을 메꾸는데 충분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전략합작에서, 왕정은 국내의 부동산을 모두 중해, 중건으로 하여금 건설하게 했다. 중해와 중건은 아주TV의 기초건설에 대한 투자를 책임진다. 중국인수(中國人壽)의 동사장 양초, 초상은행 행장 마울화는 모두 아주TV를 선전플랫폼으로 삼겠다고 표시했다. 회의에서 왕정은 아주TV를 아시아의 CNN으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홍콩TV방송업계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탁백당은 솔직하게 이렇게 말한다. 비록 위기에 빠져있기는 하지만, 3자의 경쟁에서, TVB는 여전히 우세를 점하고 있다. TVB는 최근들어 경영구조가 여전히 아주TV보다 낫고, 비지니스나 재정운영도 아주TV보다 안정적이다. "TVB의 기초는 튼튼하다. 그렇게 오랫동안 돈을 벌었는데, 새로 가맹한 경쟁자가 TVB를 이기려면 반드시 힘을 많이 들여야 할 것이다."

 

옛날의 국면은 이미 타파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는 눈을 씻고 바라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