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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골동

중국의 골동품소장열기

by 중은우시 2010. 2. 3.

글: 장명(張鳴)

 

중국인들은 항상 세계를 놀라게하는 데가 있다. 골동품소장붐도 그 중의 하나이다. 이런 나라를 본 적이 없다. 위로는 고관, 부호에서부터 아래로는 노점상, 일꾼까지, 모조리 골동품을 소장한다. 각 TV방송국은 골동품감정류의 프로그램을 내보내는데, 모조리 인기를 얻고 있고, 시청률이 상당히 높다. 각종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를 골동품 감정전문가들이 매일 프로그램에 나오고, 방방곡곡을 돌아다닌다. 소장, 감정류의 서적은 나오는대로 팔려나간다. 가장 인기없던 고고학자들까지, 문앞에 거미줄을 치던 시절에서 지금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시절로 바뀌었다.

 

당연히 이것들은 소장열기의 겉모습이다. 소장붐의 배후에는 4개의 업계가 있다. 이들은 모두 번성하고 있다. 하나는 골동품소장업계이고, 다른 하나는 골동품감정업계이며, 세번째는 골동품복제 혹은 골동품위조업계이다. 네번째는 도굴업계이다. 도굴은 비록 범죄에 속하지만, 현재는 이미 하나의 지하업종으로 성장했고, 전문성이 아주 강한 업종이다. 이에 부수하여 도굴에 관한 책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중국의 출판업계에 종사한 이래로, 도굴서적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그런 세상이다. 각종 도굴소설 혹은 다큐멘터리문학 구술문학이 랭킹에서 윗자리를 차지할 뿐아니라, 장기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은 도굴을 범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도굴을 아주 재미있는 일거리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골동업과 골동감정업이 번성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매체에서 골동품소장의 붐을 불러일으켜주기만 하면, 가장 직접적으로 혜택을 보는 것은 이 두 개 업종이다. 비록 이들 업종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고, 어떤 사람들은 실제로 골동업은 이미 돈세탁의 도구로 바뀌었다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일반 사회학상식으로 보자면, 골동품소장이 군중운동처럼 열기를 뿜으면, 이들 업종이 번성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골동품복제 혹은 위조업계는 회색지대이다. 합법과 불법을 오간다. 현재 이 업종은 이미 세대가 바뀌고, 기술혁신이 이루어져서 아주 전문적인 경지에 이르렀다. 뛰어난 위조업자가 만들어낸 '골동품'은 전문가들조차도 속을 지경이다. 당연히 일부 전문가와 프로그램은 아예 이들 위조업자들의 손발이 되어버렸다. 위조생산라인의 일부분으로 되어버린 것이다.

 

도굴은 역대이래로 항상 범죄였다. 그러나 근절되지 못했다. 다만, 대규모의 도굴은 왕조가 교체되거나, 천하가 어지러울 때 나타났었다. 그러나 씁쓸한 점은, 현재 중국의 도굴은, 이미 역대 왕조의 말기에조차도 나타나지 않았을 정도의 광적인 수준이라는 것이다. 엄걱하게 도굴을 단속하지 않으면, 일부 지방에는 거의 남은 무덤이 없을 정도이다. 얼마전 뉴스에서는 남경의 십여개의 한나라때 무덤이, 도굴되어 가슴을 벌린채로 하늘을 향해 들어누운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옛날 민국시대에 간이 배밖으로 나와서 청동릉을 도굴했던 손전영과 비교할만할 정도이다. 지금 매체에서 떠들고 있는 조조무덤은 비록 발견지의 지방정부가 아주 기뻐하고 나중에 많은 관광수입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 무덤도 도굴된 것이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물건이, 모두 최근에 도굴꾼들이 가져가버렸다. 남아있는 몇 개의 유골, 몇 개의 돌조각들이 있을 뿐이다. 이런 조조무덤이 관광개발된다고 하더라도, 관광객들이 와서 무엇을 보고갈 것인가?

 

놀라운 점은, 고고업계인사들에 따르면, 현재의 도굴은 이미 고고학의 생존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후의 고고학계는 더 이상 발굴할 것이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현재 고고학자와 고문자학자들이 정리하고 있는 두 무더기의 죽간(竹簡)이 있는데, 하나는 청화간(淸華簡)이고 다른 하나는 북대간(北大簡)이다. 사실 모두 그 출토지점이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저 소유한 대학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즉, 두 무더기의 죽간의 내력은 실은 모두 도굴범들이다. 도굴자들이 밀수꾼들에게 팔고, 밀수꾼들이 홍콩으로 팔았다. 그 후에 다시 청화대학과 북경대학의 동창들이 매입해들인 것이다. 약간의 고고학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 것이다. 고고학적으로 발굴해낸 것이 아니라면, 많은 핵심 정보를 잃게 된다는 것을. 만일 출토지점도 확정할 수 없다면, 잃게되는 정보는 훨씬 더 많아진다는 것을. 그 손실은 도저히 계량할 수 없는 것이다. 원래 밀수한 골동품을 구매하는 것은 법률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도굴이 이같이 창궐하므로, 현재는 국가의 문화재부서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약간이라도 손실을 메꾸게 된다.

 

도굴이 창궐하는 것은 현재의 골동품소장붐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소장붐은 '전문적'인 도굴꾼들의 설비와 기술을 혁신시킬 뿐아니라, 일부 평민백성들까지도 이 물결에 가담하게 한다. 사람수가 많아지고, 사건수가 많아져서, 경찰이 잡으려고 해도 다 잡을 수가 없다. 하물며, 일부 거물인 밀수꾼들은 경찰까지도 매수한다. 그리하여 대형사건도 그저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현재 중국은 물질주의가 팽배해있다. 골동품소장붐을 부추기는 매체와 일부 세력은 이 열기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 배후에는 광적인 범죄, 범죄심리의 보급 및 중국문화재의 유실이 있다. 정말 걱정되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