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계진(丁啓陣)
일반적으로 <<논어>>라는 책은 공자가 죽은 후에, 공자의 제자들이 편집, 정리하여 책으로 만든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책은 전체적으로 공자를 미화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런데, 이뿐아니라, <<옹야(雍也)>>편에 남아 있는 한가지 기록은 약간은 돌연하다는 느낌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공자가 관련된 스캔들사건을 직접적으로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견남자(子見南子), 자로불열(子路不說)
부자시지왈(夫子矢之曰): "여소부자(予所否者), 천염지(天厭之), 천염지(天厭之)"
공자가 남자를 만났다. 자로가 얹짢아 했다.
공자는 맹세하며 말했다: "내가 잘못한 일이 있다면 하늘이 미워할 것이다. 하늘이 미워할 것이다
남자(南子)는 위나라의 군주인 위령공(衛靈公, 기원전534-기원전493년 재위)의 부인이고, 원래는 송(宋)나라의 귀족출신이다. <<사기. 공자세가>>의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496년, 공자는 열국을 주유하다가 두번째로 위나라에 도착한다. 이째 남자가 반드시 공자를 만나보겠다고 말한다. 공자는 처음에는 거절한다. 그러나, 나중에 마음을 바꾸어 남자를 만나본다. 남자는 장막을 사이에 두고 공자를 접대했다. 공자는 문을 들어서자마자, 즉시 남자에게 대례를 행했다. 북쪽에 앉은 남자를 향하여 절을 했다. 즉, 대신이 국왕을 알현하는 예절로 남자를 대한 것이다. 그런데, 남자의 행동거지는 예의범절에 벗어났다. 그녀는 장막 안에서 공자를 향하여 대례를 행했고, 환패(環佩)가 딸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남자가 이런 거동을 취한 데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그녀가 행동거지가 경박한 여자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녀가 공자에게 마음이 있어서 고의로 공자를 놀렸다는 것이다. 공자가 이런 여자를 만나다니, 제자인 자로로서는 기분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결국, 공자는 하늘에 대고 맹세를 하게 된다. 자신은 남자와 함께 있을 때, 예의에 벗어난 일은 하지 않았다고.
비록 공자가 맹세를 했고, 자신은 남자와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하였지만, 이런 기록을 남겨둔다는 자체는 공자의 성인으로서의 이미지를 조성하는데에는 아주 불리한 것이다. 분명히 이는 스캔들 사건이다. 공자가 남자를 만났을 때, 자로는 분명히 현장에 없었을 것이다. 남자의 곁에 있던 시녀를 제외하고는, 아마 아무도 그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즉, 공자와 남자가 어떤 예의에 벗어난 일을 했는지 아닌지에 대하여 아무런 증거가 없다. 여론과 타인들로부터 질책을 받더라도, 공자는 이를 깨끗이 해명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공자의 제자들은 왜 스승에게 아주 불리한 이 스캔들을 기록으로 남겨두었을까? 필자의 견해로는 아래와 같은 네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첫째, "환패게이트"는 당시에 이미 널리 퍼져 있어서,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었다. 공자제자들이 대중의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예 스스로 그것을 책에 기록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퍼트리려는 열정을 해소시키고자 했다.
둘째, 공자의 제자중에서 역사를 아는 인재가 있어서, 사실 그대로 기록한다는 사가의 전통과 스승의 '춘추필법'을 본받아서, 스승에게 불히한 스캔들도 숨기지 않고 기록으로 남겼다.
셋째, 공자의 제자중에서 감성적이고, 여성숭배자인 인물이 있어, 스승이 여자를 차별하고(공자는 일찌기, '여자와 소인은 기르기 힘들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여색을 멀리하는 방식에 반대했다. 그래서 고의로 이 스캔들을 세상사람에게 알리려 한 것이다: "공자도 남자이다"
넷째, 이것은 공자의 제자들이 심사숙고한 일종의 책략이다. 스승의 스캔들을 책 속에 남김으로써, 대중들의 독서입맛에 맞춘 것이다. 이렇게 하여 <<논어>>가 베스트셀러가 되게 하고, 유가사상도 이에 힘입어 널리 전파하려는 것이었다. <<논어>>를 편집, 간행하는 것은 중국의 출판역사상 아주 성공적인 도서출판기획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위의 그 어느 한 원인 혹은 여러 원인에 기한 것이든간에 우리는 이런 결론을 내릴 수는 있다: 공자의 제자들 중에 인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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