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개이도(梅開二度)"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매화가 두번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요즘 들어 "매개이도"는 축구경기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한 선수가 한 경기에 2골을 넣는 경우를 "매개이도"라고 부른다. 한 선수가 한 경기에 3골을 넣는 해트트릭(hattrick, 중국에서는 그대로 번역하여 帽子戱法이라고 부른다)이라고 부르지만, 한 선수가 한 경기에 2골을 넣는 경우를 부르는 특별한 용어가 다른 나라에는 없는데, 중국에서는 이를 "매개이도"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 이외에 재혼(再婚), 특히 여자가 재혼하는 경우를 "매개이도"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의 고목나무에 꽃이 핀다는 의미와 비슷하게 쓰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 남녀간에 사랑을 하룻밤에 두번 나누는 것을 "매개이도"로 비유하기도 한다. 물론, 여기서 "매개삼도", "매개사도" 등등 무한히 확장되어 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국화'도 아니고, '도화'도 아니고, '장미'도 아니고, '매화'일까? 이것은 아마도 중국인들이 매화를 특히 아끼기 때문일 것이다. 매화는 중화민국의 국화이고, 모란은 청나라의 국화이다. 신중국(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선 후에 아직까지도 국화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모란과 매화를 제외하고나면, 중국인들이 모두 좋아할 수 있는 꽃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전설상으로, 수나라때의 조사웅이라는 사람이 나부산을 유람하다가 밤에 옷을 소박하게 입은 여자와 함께 술을 마시게 되었다고 한다. 이 여인은 아름다운 향기를 풍겼다. 또한 녹색옷을 입은 동자가 곁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춤도 추어주었다. 날이 밝고 조사웅이 깨어났는데, 자신이 큰 매화나무 아래에서 자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무 위에는 취조(翠鳥)가 노래하고 있었다. 원래 꿈속에서 만났던 여자는 매화이고, 녹의동자는 바로 취조였던 것이다. 그리고, 송나라때에 서호에 은거해 있던 임포(林逋)는 매화와 학을 길러서 "매처학자(梅妻鶴子, 매화를 처로 삼고, 학을 아들로 삼다)"로 유명했다. 그가 지은 시에서 "암향부동월황혼, 소영횡사수청천(暗香浮動月黃昏, 疎影橫斜水淸淺)"은 아마도 가장 유명한 매화에 관한 싯구일 것이다. 그리고, 매화에 관한 유명한 싯구중에는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평생을 춥게 살지만 향기를 팔지 않는다)"이라는 싯구도 있다. 이처럼 매화는 아름다운 여인, 그것도 고고하고 절개있는 여인을 대표하는 꽃이었다.
"매개이도"라는 말이 널리 유행하게 된 것은 청나라때의 학자인 석음당주인(惜陰堂主人)이 쓴 장편전기소설 <<이도매(二度梅)>>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배경은 당나라 숙종때이고, 간상(奸相)인 노기(盧杞)는 엉뚱한 죄목을 붙여서 이부도급사 매괴(梅魁)를 모함하고, 매괴의 처자식을 괴롭힌다는 이야기이다. 소설에서는 충신 풍천락(馮天樂)등이 간상 노기와 대결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는데, 거기에는 매양옥(梅良玉)과 진행옥(陳杏玉)의 사랑이야기가 들어있다. 이런 장면이 있다: 매양옥의 부친인 매괴가 노기의 모함으로 해를 입은 후, 매양옥은 활짝 피었던 매화가 바람에 날려서 모두 지고난 날 밤에 제사를 지내면서, 매화가 다시 핀다면 부친의 억울함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도한다. 과연 매화는 다시 한번 활짝 피었다. 매양옥과 진행옥은 온갖 고난을 겪은 후에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 이 이야기는 경극, 황매극, 평극, 회극등으로 개편되어서 불리워졌고, 소설의 내용이 너무나 인상깊다보니, "매개이도"라는 성어도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유행하게 된다.
이를 보면, "매개이도"의 원래 의미는 좋은 시절이 다시 오기를 바라는 것과 그러한 좋은 시절이 다시 오는 것을 의미한다. 축구에서 골을 두 개 넣는다거나, 여자가 재혼한다거나, 하룻밤에 방사를 두번 벌인다던가 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다. 성어가 생겨난 원래의 의미와는 다른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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