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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해외투자

러시아의 중국상인: 20억달러 밀수상품 몰수사건

by 중은우시 2009. 6. 27.

글: 금미(金微)

 

"가치가 수백만에 이르는 화물을 모조리 몰수당했다" 임모는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중국상인이다. 몇년전에 고향사람들과 함께 러시아로 돈을 벌러 왔다. 그러나, 생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모스크바는 그에게 악몽이 되어 버린 것이다.

 

2009년 6월 18일, 러시아정부는 가액이 약 2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으로부터의 "밀수"상품을 폐기처분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모스크바시에 체르키조보시장(일명 "컨테이너시장")을 조속히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이곳은 수만명의 중국상인들이 러시아에서 장사를 하는 곳이다. 임모의 "수백만 화물"은 바로 이번에 폐기되는 상품에 들어 있다. 자기의 화물을 구해내기 위하여 그는 아래위로 뛰어다녀봤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도 그는 진짜 신분을 드러내기를 꺼렸다. "만일 러시아측에서 내가 매체의 인터뷰에 응한 것을 알면 내 물건은 다시는 돌려받지 못할 것이다."

 

임모의 뒤에는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된 수만명의 중국상인들이 있다.

 

"어찌 20억달러뿐이겠는가. 6천개의 컨테이너다. 컨테이너마다 50만에서 100만달러의 가치가 있는 상품이 있다. 이번에 중국상인들이 입은 손실은 사상유례없는 것이다." 러시아중국절강동향회 회장인 예길상(倪吉祥)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어떤 사람은 자살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알거지가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6월 18일, 러시아 최고검찰원은 이번에 몰수한 상품은 밀수제품이라고 발표했다. 그중에 품질이 열악한 제품은 폐기처분할 것이라고 했다. 이 소식은 중국상인들을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여러 중국상인들은 화가나서 말했다. 러시아측이 이번에 몰수한 것이 밀수제품이고 저질제품이라고 하는데, 몰수하고 난 다음에 저가로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고 말한다.

 

예길상이 보기에 요 몇년동안 중국상인들은 러시아에서 계속하여 이렇게 장사를 해왔다. 이전에도 상품을 몰수당하는 상황이 벌어졌었지만, 어쨌든 규모가 적었다. 1990년대초에 예길상은 러시아로 왔다. 체르키조보시장이 소규모에서 대규모로 성장하는 것을 목격했다. "1999년부터 시작하여 갈수록 많은 중국인들이 이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리하여 체르키조보는 급속히 팽창했다. 시장안의 제품중 98%는 중국상품이다. 많은 월남사람들과 러시아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중국상인의 밑에서 일하고 있다."

 

체르키조보는 2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고, 러시아의 과부인 이스메로프가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유럽최대의 도소매시장으로 성장했다. 이스메로프는 "회색통관"의 방식으로 대량의 중국상품을 러시아로 들여왔고, 이를 통하여 거액의 재산을 모았다.

 

시장에서 장사하는 중국상인은 부지비용을 납부하는 외에, 여기에 이스메로프에게 각종 수속비를 지급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스메로프는 자신이 중국상인을 대신하여 정부부서에 세금을 납부한다고 말한다. "다만 아무도 이스메로프 부인이 러시아정부에 얼마의 세금을 내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녀는 아마도 일찌감치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러시아에서 호텔을 경영하는 중국상인인 진국전(晋國田)은 전화로 이렇게 말했다.

 

작년, 이스메로프는 러시아정부의 소탕대상에 올랐다. 러시아 검찰측은 그녀가 중국밀수상품을 조직적으로 판매한다고 지적하며, 시장에서 중국상인의 컨테이너를 압수하였다. 예길상에 따르면, 금년들어 러시아는 계속하여 체르키조보시장의 중국상인의 창고를 차압하고 적지 않은 상품을 몰수했다고 한다.

 

러시아정부의 강력한 타격하에 이스메로프는 일찌감치 어디론가 도망쳤고, 중국상인들이 속죄양이 되었다. 추정에 따르면, 체르키조보에는 7만 내지 8만의 중국상인이 있다고 한다. 이번에 관련된 중국상인은 3만명가량이라고 한다.

 

러시아측에서 중국상품이 밀수제품이라고 하는 것은 '회색통관'의 방식으로 들여온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러무역에 정통한 인사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중국상품을 밀수제품이라고 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한다. 책임은 사실 중국상인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위 "회색통관"은 밀수방식은 아니다. 그 인사에 따르면, 1990년대, 러시아의 국내경제가 불경기이고 일용품이 부족했다. 그리하여 중국의 경공업제품은 러시아에서 경쟁력이 있었다. 러시아주민들의 중저급제품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켜줄 수 있었다. 그리하여, 러시아의 일부회사는 전문적으로 "원스탑수입"장사를 시작했다. 즉, 수출자는 중국에서 물건을 보내고, 수입자는 러시아에서 물건을 받는다. 그 나머지 중간의 단계 즉, 운송, 통관, 상품검사등은 모조리 러시아회사가 해결한다. 러시아 세관위언회도 이들 '통관회사'들이 이런 무역방식으로 통관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인정했고, 세금을 거두었다.

 

다만 문제는 일부 '통관회사'는 관세와 세금을 탈루하기 위하여, 화물통관후에 화주에게 정식의 세관통관서류와 납세증명서를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정부는 여러 부서가 관여하고 부패현상이 심각하여, 이렇게 러시아 경찰측이 언제든지 중국상인의 물품을 압류하는데 꼬투리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상인들의 처지에 대하여, 해외에서 십여년간 애써온 예길상으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러시아의 일부부서는 부패현상이 아주 심각하다. 그들은 자신이 '통관회사'를 운영한다. 그러나 화물이 러시아에 도착한 후에는 아무 것도 신경써주지 않고, 어떤 절차도 해주지 않는다."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중국상인과 비교하면, 러시아에서 힘들게 농사짓고 있는 중국의 채소농민들도 마찬가지로 러시아지방정부의 칼날을 비켜가지 못할 운명에 처해 있다.

 

6월 20일, 러시아의 <<공청단진리보>>는 러시아의 크리야빈스크주 에트크리구 집법부문에서 불도저를 동원하여 중국인들이 현지에 만든 불법채소비닐하우스를 철거했다고 보도했다. 많은 중국농민들이 힘들게 만들어놓은 농장은 러시아의 지방집법기관의 불도저아래 평지로 화했다. 이유는 '증빙부족'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등등이었다.

 

다만 참담한 손실을 당한 농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초 러시아측은 '불법'이라고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대량의 자금을 투입하고 힘들게 일해서 겨우 먹고살만해지니 러시아정부는 불법을 이유로 야만적인 단속을 벌인다는 것이다.

 

진국전에 따르면, 중국상인들이 러시아에 대량의 값싼 제품을 공급해주지만, 러시아 매체에서 보도하는 중국상인의 이미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이는 러시아에서 일하는 중국상인들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직면해야할 문제이다. 이번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중국상인들과 중국채소농민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그것이 아주 시급한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