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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언어

오마바의 중문표현: 奧巴馬와 歐巴馬

by 중은우시 2009. 1. 20.

글: 적화(翟華)

 

오바마의 취임식에 맞추어 미국대통령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자. 모두 알다시피 전세계에 미국은 하나밖에 없고, 미국에 대통령도 한명밖에 없다. 그러나, 1940년대중후반이후 중국내전이 남긴 정치적 대립으로 대만과 대륙이 아직 통일되지 않은 관계로 인하여, 미국대통령은 중국어세계에서는 이름이 하나뿐이 아니게 되었다.

 

대륙에서는 수십년동안 외국인의 이름을 번역하는 것이 점차 규범화되어왔다. 1973년 <<영어성명역명수책>>이 출판되었고, 1996년에 수정된 바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성(姓), 명(名)은 개략 4만개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대륙에서는 외국인의 이름을 번역하는데 개략 다음과 같은 몇가지 규칙이 있다: 명종주인(名從主人) 즉, 이름은 그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서 한자이름을 만들고, 음역위주(音譯爲主), 즉 발음나는대로 번역하는 것을 위주로 하며, 약정속성(約定俗成) 즉 이미 사람들에게 습관이 된 한자이름이 있으면 그에 따른다. 즉, 가능한한 원문(예를 들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의 발음에 따라 번역한다. 예를 들면, Charles의 경우 영미인인 경우에는 번역할 때 "사이사(査爾斯, Cha Er Si, 차얼스)"로 한다. 다만 프랑스인이라면, "하이(夏爾, Xia Er 샤얼)"로 하여 어미의 s를 발음하지 않는다. 당연히 이미 습관이 된 경우에는 그것을 따른다. 예를 들면, John은 "약한(約翰, Yue Han 웨한)"으로 하지 "장(丈, Zhang, 장)"으로 쓰지 않는다. 그리고, 대륙에서는 사람이름을 번역할 때 음 하나하나를 모두 번역한다. 보조음까지도 전혀 빠트리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한 사람의 이름에 5-6개의 한자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필리핀의 전대통령 Estrada와 같은 경우은 "애사특랍달(埃斯特拉達, Ai Si Te La Da 아이스터라다)"로 했다. 또 하나 설명할 것은 대륙에서 외국인명을 번역할 때는, 최대한 중국인의 성씨에서 사용하지 않는 한자를 쓴다. 이렇게 하면 한눈에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대만에서 외국인의 인명을 번역하는데에는 일정한 규칙이 없는 것같다. 거의 민국초기의 "신(信), 달(達), 아(雅)" 번역원칙을 받들고 있는 것같다. 그래서 특징이 대륙과 전혀 달라진다. 먼저, 이름이 반드시 그 주인을 따르지 않는다. 번역할 때 모든 발음이 그대로 번역되어 오는 것이 아니라 어미의 보조음은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팔레스타인의 전 지도자인 아라파트(Arafat)의 경우에 대륙에서는 "아랍법특(阿拉法特, A La Fa Te, 아라파터)"로 번역했지만, 대만에서는 "아랍법(阿拉法, A La Fa, 아라파)"로 어미의 t를 생략해 버렸다. 이와같이, 대만사람들은 외국인의 이름을 번역할 때 왕왕 3글자를 초과하지 않는다. 그리고, 글자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중국인들의 상용글자를 쓰는 것을 굳이 회피하지도 않는다. 어떤 때에는 고의로 중국인의 성씨로 외국인의 이름을 번역한다. 그리하여 "아(雅)"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한 것이다. 예를 들어, 대륙에서는 "살달모 후새인(薩達姆 侯賽因, Sa Da Mu Hu Sai Yin, 사다무 후사이인)"이라고 번역하는데, 대만에서는 "호생(胡笙, He Sheng, 후셩)"으로 하여 "호"씨성에 이름이 "생"으로 되어버렸다. 이러한 번역원칙은 1949년이전에 대륙이 민국시기일 때도 적용되었다. 예를 들어, 호불(胡佛, Hu Fu 후푸, Hoover), 나사복(羅斯福, Luo Si Fu, 뤄스푸, Roosevelt), 두로문(杜魯門, Du Lu Men 뚜루먼, Trueman)의 번역이 이와 같다. 만일 대륙의 현재의 번역법칙에 따른다면, 미국2차대전기간동안의 대통령인 Franklin D. Roosevelt는 당연히 "라구사복이특(羅歐斯福爾特, Luo Ou Si Fu Er Te, 뤄어우쓰푸얼터)"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1949년이후 역대 미국대통령의 중국이름이 대륙과 대만에서 서로 달라지게 돈다. 당연히 이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우연히 음절이 간단한 미국대통령의 경우에는 두 곳에서의 번역이 완전히 일치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Gerald Ford, Jimmy Carter와 같은 경우에 양쪽 모두 "복특(福特, Fu Te, 푸터)"와 "카특(特, Ka Te, 카터)"으로 썼다. Ford와 같은 겨우에는 대륙에서도 이미 사용하고 있어 습관화된 것이 있으면 그대로 사용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왜냐하면 Ford는 자동차회사의 이름으로 일찌감치 "복특"으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1953년에 미국대통령에 취임한 Dwight Eisenhower의 경우에 대륙에서의 번역은 음절 하나하나를 모두 번역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애삼호위이(艾森豪威爾, Ei Sen Hao Wei Er, 아이썬하오웨이얼)"이었다. 그러나 대만에서는 "애삼호(艾森豪, Ei Sen Hao, 아이썬하오)"로 하였다. 앞에 세 글자는 완전히 같으나, 대만은 중국인의 이름습관에 따라 외국인의 이름을 번역할 때도 3글자를 가급적 초과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하여, "애삼호위이"가 "애삼호"로 줄어버린 것이다. 아이젠하워 이후의 대통령이 바로 전설적인 John F. Kennedy이다. 1961년에 취임했는데, 대륙에서는 "긍니적(肯尼迪, Ken Ni Di, 컨니디)"으로 번역했다. 당시 대륙에서는 아마도 케네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이름이 "간니적(啃泥的, 진흙을 씹어먹는 사람)"이라고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만에서 JFK에 "감내적(甘乃迪, Gan Nai Di 간나이디)"라는 훨신 우아한 이름을 붙여주었다. 케네디의 다음은 Lyndon Johnson이다. 대륙에서는 "약한손(約翰遜, Yue Han Xun 웨한신)"이라고 했고, 대만에서는 "첨삼(詹森, Zhan Sen, 잔썬)"이라고 했다. 존슨이후에는 Richard Nixon이다. 대륙에서는 "니극송(尼克松, Ni Ke Song, 니커송)"이라고 썼고, 대만에서는 "니극삼(尼克森, Ne Ke Sen, 니커썬)"이라고 썼다. 이때는 상당히 접근을 했다. 닉슨이후의 포드와 카터에 대하여 대륙과 대만이 완전히 같았다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바 있다. 1980년대가 되어 Ronald Reagan에 대하여 대륙에서는 "리근(里根, Li Gen, 리건)"이라고 했고, 대만에서는 "뇌근(雷根, Lei Gen, 레이건)"이라고 했다(말이 나온 김에 언급하자면 홍콩에서는 "郞奴. 列根"이라고 했다).  레이건의 후임자는 바로 아버지 Bush이다. 대륙에서는 "포십(布什, Bu Shi, 부스)"라고 했고, 대륙에서는 "포희(布希, Bu Xi 부시)"라고 했다. 홍콩사람들은 또 다르게 번역했는데, "포수(布殊)"라고 했다. 부시 이후에는 Bill Clinton이다. 대륙버전은 "극림돈(克林頓, Ke Lin Dun, 커린뚠)"이다. 대만에서는 "극(克)"자가 그다지 듣기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또한 사람의 성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사람들이 쓰는 성씨인 "가(柯)"를 붙여서, "가림돈(柯林頓, Ke Lin Dun, 커린뚠)"이라고 썼다. 클린턴의 집안에서는 부인이 현재 남편보다 잘나가고 있다. 말이 나온 김에 Hilary Clinton에 대하여 알아보자면, 대륙에서는 "희랍리(希拉里, Xi La Li, 시라리)"라고 한다. 대만에서는 아마도 그녀가 여자라는 점을 생각해서인지, "희랍예(希拉), Xi La Rui, 시사뤼)"로 쓴다.

 

현재 아들 부시가 가고 Barack Obama가 취임하게 되었다. 대륙에서는 "오파마(奧巴馬, Ao Ba Ma, 아오바바)"라고 부른다. 이에 대하여 대만인들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같다. 왜냐하면 이 "오(奧)"자는 민남어(대만어)에서는 "좋지 않다", "나쁘다"는 뜻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매번 선거가 있을 때마다 상대방이 "오보(奧步)"를 한다고 비난하곤 하는데, "오보"는 바로 공정한 경쟁을 위반해서, 불공정, 부정한 수단을 쓴다는 말이다. 그래서 대만에서는 오바마에게 "구파마(歐巴馬, Ou Ba Ma, 어우바마)"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런데, 이 "구(歐)"자의 발음은 민남어(대만어)에서 "흑(黑)"자와 같은 의미이다. 그런 점에서 그가 흑인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