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문화/중국의 언어

"돈"에 대한 아홉가지 별칭

by 중은우시 2008. 11. 7.

 

 

 

글: 유계흥(劉繼興)

 

돈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이지만, 돈과 원한을 맺은 사람도 적지 않다. 돈문화는 중국에서 연원이 길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주조화폐를 사용한 나라이다. 지금으로부터 3천년전인 은상말기이 묘장에서 적지 않은 "무문동패(無紋銅貝)"가 발견되는데, 전세계에서 가장 원시적은 금속화폐이다. 역사상 가장 먼저 출현한 "전(錢)"자가 들어간 화폐는 삼국시대의 "태평백전(太平百錢)"이었다. "전"은 각 역사시기마다 재미있는 별칭과 고사가 전해진다. 아래에서 하나하나 언급하기로 하자.

 

첫번째 별칭: "천(泉)"

 

전국시대에 돈을 "천"이라고 불렀다. 돈을 "천"이라고 부른 것은 주로 고대 돈의 외형에서 따온 것이다. 왜냐하면 진반냥(秦半兩)은 바깥이 둥글고 안이 네모나다(外圓內方). 그 의미는 사방으로 흘러다닌다(周流四方)는 의미이다. "천(샘)"이라는 것은 사방팔방의 물이 흘러들어왔다가, 다시 사방팔방으로 흘러나가는 것이다. "전"과 "천"은 발음이 비슷하여, 지금까지도 화폐수집가들을 "천우(泉友)"라고 부르고 있으며, 전학가(錢學家)를 천학가(泉學家)라고 부르고 있다.

 

두번째 별칭: "등통(鄧通)"

 

"등통"도 돈의 별칭이다. <<한서. 식화지>>의 기록에 따르면, 한문제때 등통은 대부인데, 돈(錢)을 주조하여 재산이 왕보다 많았던 자이다. 등통은 한문제 유항의 총신으로 관직이 상대부에 올랐다. 한문제는 일찌기 등통에게 구리광산을 하나 하사했고, 파격적으로 등통으로 하여금 구리를 가지고 돈을 주조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하여 등통의 돈은 천하에 퍼져갔다. 그리하여 등통이 돈의 별칭이 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저명한 명나라때의 소설 <<금병매>>에도, "부귀필인간교득, 공명전장등통성(富貴必因奸巧得 功名全仗鄧通成, 부귀는 간교함으로 얻고, 공명은 돈으로 이룬다)"는 말이 있다.

 

세번째 별칭: "화천(貨泉)"

 

왕망이 황제가 된 후에 그는 유씨(劉氏)를 아주 싫어했다. "전"자에는 "金, 刀"가 있고, "유"자에는 "卯, 金, 刀"가 있어 왕망은 "전"을 "화천"으로 개명했다. 화천은 왕망의 신나라 천풍원년(기원후14년)부터 주조되기 시작했다. 직경이 1촌이고, 무게는 오수(五銖)이고, 글의 오른쪽에는 "화(貨)", 글의 왼쪽에는 "천(泉)"이라고 적었다. 화천은 후세에 전해지는 것이 아주 많고 종류도 복잡하다. 현재 발견되는 판본만 하더라도, 전형(傳形), 이서(異書), 이범(異范), 합배(合背), 정월(呈月), 결문(紋), 전변(剪邊), 원천(圓穿), 화천(花穿)등 근 백종류나 된다.

 

네번째 별칭: "백수진인(白水眞人)"

 

유수가 동한정권을 건립한 후, 왕망의 화천을 아주 좋아하여, 화천을 16년간이나 계속 사용했다. 지금 발견되는 화천은 절대다수가 유수가 나중에 새로 주조한 것들이다. 유수는 왜 화천을 좋아했는가? 여기에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왕망의 화천은 전서(篆書)여서 아주 특색이 있었다. "화천"의 "천"자는 나누면 "白水"가 된다. 원래 유수는 '백수향(白水鄕)'에서 의거를 일으켜, 화천을 그의 명이 중흥하는 징조로 보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을 '백수진인'이라고 불렀고, 화천을 '백수진인'돈으로 고쳐 불렀다.

 

다섯째 별칭: 아도물(阿堵物)

 

이 말은 <<세설신어. 규함제십>>에 나온다: 남북조시대의 명사인 왕이보(王夷甫, 즉 王衍)은 '아상현원(雅尙玄遠)'하며 사람됨이 청결하여 '돈'에 대하여는 언급을 꺼렸다. 그의 처는 그를 시험해보고자 했다. 그리하여 그가 잠을 잔 틈을 타서, 비녀를 시켜 돈을 침대주위에 놓아두게 했다. 왕이보가 잠에서 깬 후에 화를 내면서 비녀에게 "거각아도물(擧却阿堵物)"이라고 소리쳤다. 여기서 "거각"은 '갖고나가라'는 정도의 의미이고, '아도'는 육조시대의 구어로 '이'라는 뜻이며, '아도물'은 '이것'이라는 정도의 의미이다. 이때부터 '아도물'은 돈의 별칭이 된다. 북송때 소문사학사의 하나인 장뢰는 그의 시에서 "애주고무아도물(愛酒苦無阿堵物)"라고 쓴 바 있다.

 

여섯째 별칭: 공방형(孔方兄)

 

'공방형'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은 진나라떼 노포가 지은 <<전신론>>인데, "친지여형, 자왈공방(親之如兄, 字曰孔方, 친하기는 형과 같고 자는 공방이다)"라는 말이 나오고, "실지칙빈약, 득지칙부창(失之則貧弱, 得之則富昌, 잃으면 가난하고 약해지고, 얻으면 부유하고 창성한다)"는 말도 나온다. 옛사람들이 동전을 만들때 반제품을 막대기에 끼워서 바깥은 깍아서 완성하는데, 둥근막대기에 끼우면 작업할 때 동전이 돌아서 작업이 힘드니, 네모막대기에 반제품동전을 끼워서 작업하였다. 그리하여, 가운데 구멍은 네모(孔方)가 된 것이다. 돈을 왜 형(兄)이라 부르는가? 그것은 "전(錢)"자는 "金, 戈, 戈"로 구성되었는데, "과(戈)"와 "가(哥)"는 발음이 같다. 그리고 '가'는 형이라는 뜻이다. 또 다른 견해로는 송나라때 대시인 황정견이 죄를 지어 관직이 강등되었는데, 그의 친구들이 점점 그와 소원해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아주 실망했고, 그래서 시를 한 수 지었는데, 시에 이렇게 적었다: "관성자무식육상, 공방형유절교서(管城子無食肉相, 孔方兄有絶交書)" 시의 의미는 시인이 강등당한 후로 그저 필묵(관성자는 붓의 별칭)만이 그와 함께 하고, 필묵만은 속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어떤 다른 사람들처럼 나와 함께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돈은 나와 절교했다는 의미이다. 이 시는 나중에 널리 알려지게 되어, '공방형'은 바로 돈의 별칭으로 자리잡는다.

 

일곱째 별칭: 청부(靑)

 

이 고사는 진간보의 <<수신기>>에 나온다. 청부(파란강충이)는 자식을 풀잎에 낳는데, 크기가 누에와 같다. 아들은 태어나면, 모친은 어디에 있건 그쪽으로 날아온다. 그래서 그 피를 돈에 발라두고, 물건을 사면, 계속 다시 되돌아오게 되고, 계속 쓸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청부비거부비래(靑飛去復飛來, 청부는 날아갔다 다시 날아온다)"는 것이다. 이것은 돈을 쓴 후에 다시 돈을 벌기를 기원하는 바램을 나타낸다.

 

여덟째 별칭: 상청동자(上淸童子)

 

당나라때의 정환고의 <<박이지>>에는 이야기가 하나 전해진다: 당나라 정관연간(당태종때), 잠문본은 한 산의 꼭대기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하루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문을 열어보니, 스스로 "상청오수(上淸五銖)"라고 칭하는 동자가 보였다. 얘기를 나눈 후, 동자는 문을 나서서 담장귀퉁이로 사라졌다. 잠문본은 담장 아래에서 오수전을 하나 줏는다. 그제서야 그는 "상청동자"가 원래 돈의 화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당나라이후 사람들은 "상청동자"를 돈에 대한 아호(雅號)로 삼았다.

 

아홉째 별칭: 몰내하(沒奈何)

 

홍매의 <<이견지지무. 장공지은>>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송나라때 사람인 장둔왕의 집은 부유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훔쳐갈까 겁이 나서, 그는 1천냥백은을 녹여서 하나의 커다란 공(球)을 만들었고, 이름을  "몰내하"라고 붙였다. 그 뜻은 아무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의미이다. 절도범조차도 훔쳐갈 방법이 없다는 의미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