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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심리

코카콜라로 본 기물애국주의(器物愛國主義)

by 중은우시 2008. 12. 15.

글: 유홍파(劉洪波)

 

1927년 코카콜라는 중국에 이미 들어왔었다. 1949년에는 중국에서 퇴출되었다. 근 30년후인 1978년 다시 중국에 진입했는데, 이는 적지 않은 정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필자가 본 자료를 보면, 코카콜라는 유럽 특히 독일과 프랑스에서 판매에 곤란을 겪은 적이 있다. 그리고 상당한 고난의 기간을 거쳤다. 그러나, 그것은 판매량이 점차 늘어나자, 문화심리에 바탕을 둔 저항에 부닥친 것이었고, 비강제적인 금지를 당한 것이었다. 중국에서는, 하나의 음료가 퇴출되고 재진입하는 것도 고도의 정치적인 사건이었다. 정치로 인하여 퇴출되고, 정치로 인하여 되돌아왔다. 정치는 한 제품의 거취를 결정할 뿐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일련의 관념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재진입하기 전의 수십년간, 중국인들은 그저 영화 속에서나 코카콜라를 만날 수 있었다. 영화속의 코카콜라는 대부분 미국병사들과 함께 했다. 이런 이미지의 전파는 하나의 상상을 고정시킨다. 코카콜라는 제국주의, 침략자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오늘, 우리는 더이상 코카콜라는 자본가계급생활방식과 연결시키지 않고, 코카콜라를 마시는 것에 "매국주의"라는 레테르를 붙이지 않는다. 그러나, 필자가 허망하게 느끼는 것은 오늘이 옛날과 다르다는데 있지 않고, 오히려 관념의 회귀현상이 얼마나 쉽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것이다.

 

특정 서양상품에 애국,매국의 관념적 의의를 불어넣는 것은 본질적으로 관념의 상징적 물화(物化)이다. 이런 방식은 늦게 잡더라도 양무운동때 이미 전복되었다. 위원(魏源)등의 사람들이 "눈을 떠서 세상을 바라보자"고 한 때로부터 양무운동으로 실업을 일으킬 때까지, 서방물품에 대한 의식형태의 가치부여는 이미 체제측면에서 분리되었고, 서태후까지도 이른 물품들이 밀려드는 것에 대하여 두려워하지 않았다. 의화단운동은 일체의 서방에서 온 물건을 없애자는 것이었다. 철로국과 전보국을 포함해서. 한편으로는 극단적인 '반양(反洋)'행위이면서, 한편으로는 극단적인 '기물애국주의'의 회광반조가 이루어졌다. 사실상, 중국의 관념은 단순히 '기물애국주의'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아니었다. 유신변법운동이후에는 이미 제도, 문화에 걸쳐 전면적인 혁신단계로 나아갔다.

 

코카콜라가 중국에 되돌아왔을 때, 부닥친 문제는 어떤 관념의 현실이었는가? 상해, 일찌기 가장 개방적이었던 중국의 항구는 1949년전에 코카콜라 생산라인이 있었다. 그리고 중량(中糧)이 선택한 코카콜라의 생산지 제1후보였다. 이때 신문에서는 공개적으로 글들을 써서, 코카콜라를 도입하는 것은 '매국주의' '양노철학(洋奴哲學)', '미국생활방식의 도입'이라고 질책했다. 코카콜라 생산라인은 어쩔 수 없이 북경으로 온다. 북경에 자리잡으면서도 여전히 '매국주의'의 문제에 부닥쳤다. 중량은 이를 위하여 별도의 보고서를 만들었다. 개방도 되고, 외국인도 들어오는데, 코카콜라를 마셔야 한다. 중국산 코카콜라에는 중국산의 계유(桂油)가 들어가고, 중국이 음료병입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등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고 나서야 고위층이 비준해주었다. 이후 어떤 매체는 내부참고의 형식으로 '코카콜라가 반드시 먹기 좋은 것은 아니고', '국가외환을 낭비한다'고 보도했다. 그리하여 중앙지도자는 '중국인에게 1병도 팔아서는 안된다'는 지시까지 내렸다. 결국 국무원 부총리 만리(萬里)가 비준하여 중국인에게 판내할 수 있게 된다.

 

개혁개방을 얘기하자면, 단순히 오늘이 옛날과 다르다는 것만 얘기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그저 개혁개방을 계속하자는 것에 불과하고 '옛날에 힘들었던 것과 지금은 달콤하다(憶苦思甘)'는 것에 불과하지 않는가? 이제 이런 '억고사감'의 모델을 벗어나야 한다. 근대사이래로, 고난의 역정을 거쳐, 중국인들은 점진적으로 '기물애국주의' '제도수성주의' '문화복고주의'를 극복했다. 이것은 중대한 성과이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 그때 사람들은 '이후 다시는 누구도 외국물건이 화근이라고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떠한가? 오늘날, 이미 글로벌화된 시대에도 '기물애국주의'는 여전히 혼잡하고 허망하게 뒤섞여서 '외제불매'의 형식으로 되살아나지 않았는가? 이것이 바로 코카콜라가 들어온지 30년이나 지난 후의 현실이다. 개혁개방30주년을 기념하여 마땅히 생각할 것은, 정신의 회귀현상은 중국을 오랫동안 위험한 지경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