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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중국의 정치

대국굴기: "폭력그룹"과 "생산그룹"

by 중은우시 2008. 11. 13.

글: 오사(吳思)

 

1. 관찰각도

 

나는 세계사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하고 개략 아는 정도이다. 중국의 역사에 대하여는 좀 더 알고 있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이 많다. 다만, 나는 중국역사를 읽을 때, 하나의 재미있는 각도를 찾아냈다. 이 각도를 가지고 보면, 어떤 것들이 아주 잘 보인다. 나는 이 각도에서 대국굴기(大國起)를 얘기해보고자 한다.

 

이 각도는 바로 "폭력그룹"과 "생산그룹"을 나누는 것이고, 두 그룹간의 관계를 고찰하는 것이다.

 

이 두 그룹의 관계를 토론하자면, 계급론에서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왜냐하면 폭력그룹은 생산을 하지 않으므로 하나의 계급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르크스 레닌의 정의에 따르면, 계급은 반드시 생산체제에서 서로 다른 지위에 있는 사회그룹이어야 한다. 나아가, 역사유물주의도 이런 토론을 지지하지 않는다. "생산력이 생산관계를 결정하고, 경제기초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큰 틀 속에서, 폭력은 그저 국가기기의 한 구성부분에 불과하고, 상부구조의 영역에 속하여, 경제기초에 의하여 결정되고, 경제기초를 위하여 봉사한다. 이처럼 피동적이고, 이처럼 착실하고, 이처럼 약소한 기능, 이처럼 협소한 기반으로는 폭력그룹의 거대한 몸을 누이기 힘들다.

 

그러므로, 이론기초를 바꾸어야 한다. 사람은 일종의 동물이다. 저급동물에서 진화한다. 생물학, 진화론은 경제학 혹은 정치학보다 뿌리가 훨씬 깊으므로 이를 참고로 할 수 있다.

 

나는 폭력그룹과 생산그룹을 두 개의 물종(物種)으로 본다. 생산그룹은 예를 들어, 농민, 노동자, 생산활동을 조직하는 크고 작은 기업주이다. 비교하자면 식물과 같고, 스스로 먹고사는 물종(自養物種)이다. 폭력그룹은 예를 들어, 비적, 군벌, 천하를 차지한 황제와 귀족이다. 비교하자면 동물과 같고, 남이 먹여살리는 물종(他養物種)이다. 생산그룹을 초식동물에, 폭력그룹은 육식동물에 비유할 수도 있겠다. 폭력그룹의 구성원은 이 관점에서 보자면, 천자를 대신하여 백성을 기르는(牧民) 것이다. 생산그룹을 소 양으로 취급하고, 자신은 목인(牧人)으로 본다. 하나는 생산을 하고, 스스로 먹고살며,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을 먹고, 남이 먹여살린다. 두 물종간에는 견제균형관계가 존재한다. 이는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관계와 같다. 초식동물이 흥성하면, 육식동물도 흥성한다. 육식동물이 너무 지나치게 먹어치우면, 초식동물의 생장과 번식으로 공급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쌍방이 모두 쇠락한다. 이처럼 순환반복하는 것이다. 이런 관계를 묘사하는 것은 생태학방면에서는 Lotka-Volterra의 포식자-사냥물모델이 있다. 두 개의 파도가 이쪽이 올라가면 저쪽이 내려간다. 마치 중국역대왕조의 흥망성쇠중의 관료와 백성의 운명과 같다.

 

이론기초를 바꾼 후에 폭력그룹과 생산그룹의 관계라는 각도에서 역사를 보면, 신선한 것들이 보인다.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서로 다른 역사가 보이는 것이다.

 

2. 3가지 유형의 대국굴기

 

폭력그룹과 생산그룹의 관계라는 각도에서 보면, 3가지 대국굴기가 있다.

 

첫째 대국굴기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예를 들면, 한, 당이 있다. 중국역대에 가장 흥성했던 왕조이고, 한 군벌 혹은 대장이 자기의 무리를 이끌고 천하를 차지했다. 그 후에 강산을 차지하고 앉아서 일련의 독서인들을 고용해서 대리인으로 삼았다. 어떤 때에는 전쟁에 능한 부족도 있었다. 예를 들면, 징기스칸과 쿠빌라이가 이끄는 몽골각부, 예를 들어 만청의 팔기가 그것이다. 대체로 부족의 힘으로 천하를 얻었고, 부족이 강산을 차지했다. 당연히 일부 한족관리를 고용해서 대리인으로 삼았다.

 

이러한 굴기는 한 왕조의 굴기이지만, 사실은 한 폭력그룹의 굴기이다. 이런 폭력그룹은 굴기한 후, 사회질서를 유지한다. 생산그룹은 안심하고 생산에 종사하여, 사회가 번영한다. 폭력그룹이 주도한 대국굴기이다. 조금 지나면, 황가귀족이 부귀에 안주하고, 시간이 갈수록, 왕조의 주인이 타락하고, 대리인들이 타락하는 추세를 막기 힘들어진다. 생산그룹은 착취를 더욱 심하게 당한다. 왕조는 점차 쇠퇴하고 결국은 무너지고 만다. 흥성하는 것도 순간이요 망하는 것도 순간이다.

 

둘째 대국굴기는 생산그룹의 굴기이다. 혹은 생산그룹이 주도한 굴기이다.

 

이 이야기는 유럽에서 발생한다. 일부 폭력그룹이 통치한 국가에서 피차간에 힘겨루기를 하지만 결국 일종의 균형을 달성한다. 마치 중국의 전국시대와 같다. 이런 폭력그룹은 어떤 경우는 봉건귀족의 면모로 출현하고, 어떤 경우는 국왕과 그가 고용한 관료대리인의 면모로 출현한다. 관료그룹의 면모로 출현하기도 한다. 유럽의 복잡한 폭력균형체계에서 어떤 지방에서 틈이 발생한다. 일부 상인, 시민 혹은 다른 생산자들이 지방을 하나 사거나 혹은 싸워서 지방 하나를 얻는다. 예를 들면 어떤 도시, 어떤 지역과 같은 것이다. 그들은 결사를 조직하고 도시국ㄱ를 만들어서 폭력을 견제한다. 생산그룹은 폭력그룹을 자신의 보안으로 삼고, 자신의 고용군으로 삼는다. 혹은 아예 귀족을 초빙하여 자신의 종복으로 삼는다.

 

이러한 체제하에서, 생산그룹은 생산원가와 거래원가를 낮추려고 노력한다. 생산과 자유무역을 방해하는 많은 장애물을 제거한다. 그리하여 번영과 창성의 신사회를 창조한다. 그후 이러한 우세를 가지고 전세계로 확장한다.

 

이런 생산그룹이 주도한 대국굴기는 자산계급이 주도한 굴기이다. 사실은 자본주의의 굴기이다. 마르크스는 말했다. 자본주의는 100년역사에서 창조한 부는 인류역사상 창조한 부의 총합보다도 많았다. 생산그룹이 주도한 굴기는 당연히 생산역의 발전에 조건을 마련해주므로 높은 생산력을 기초로 한다.

 

셋째 대국굴기는 폭력그룹이 주도하는 따라잡기식 굴기이다.

 

자산계급이 주도한 대국굴기후, 폭력그룹이 주도하는 국가에서는 봉건귀족이 주도하건, 아니면 관료가 주도하던 상당히 낙후되어 있어서 강한 압력을 느낀다. 그들은 모방하고자 하고, 따라잡고자 하고, 생산효율을 높이고자 하고, 부국강병하고자 한다. 독일, 일본, 소련과 중국의 이런 국가의 굴기는 바로 폭력그룹이 천하를 차지한 후에 다라잡기식의 전략을 취했다. 사회에서 일부 엘리트를 선발한 후, 5년계획을 제정하고, 행정역량을 동원하거나 심지어 폭력까지 동원하여 공업화를 추진한다. 이것은 폭력그룹이 주도하는 자본주의를 모방한 대국굴기이다.

 

이런 굴기도 "흥하는 것도 순간이며, 망하는 것도 순간이다" 라는 특징이 있다. 모방단계에서는 효율이 높고, 동원이 광범위하고, 수단이 많다. 몇 개의 5개년계획동안 성장한다. 폭력그룹은 이에 기세를 얻어 날뛰게 된다. 새로이 얻은 힘을 가지고 이웃을 핍박하거나 혹은 부패타락한다. 역대왕조의 왕가가 그러했듯이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3. 중국의 굴기

 

아편전쟁후, 중국은 여러 좌절을 겪었고, 마침내 독일, 러시아 및 일본과 마찬가지로 변혁의 압력을 느꼈다. 폭력그룹은 원래의 정책을 견지하며 완화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변법개량, 선진국모방, 양무운동, 하나 또 하나의 정부가 주도하는 따라잡기와 공업화를 일으킨다. 비록 일부 성과를 얻었지만, 청나라 통치집단의 부패는 회복불능이었고, 얼마 더 가지 못하고 스스로 주저앉았다.

 

국민당집단이 천하를 얻었다. 이어서 공업화를 하고, 경제를 통제하고 모방으로 따라잡고자 한다. 내우외환의 가운데, 역시 일부 성과를 얻는다. "어찌 나 주유를 낳고 또 제갈량을 낳으셨나요?"라는 한탄이 나오게 된다. 더욱 효율적인 폭력그룹이 동시대에 존재했다. 그리고 복잡한 �력균형국면이 발전한다. 이것이 바로 공산당이다. 동시에, 국민당은 권력을 독점한 관료집단으로서 부패타락의 전통적인 길을 걷게 된다. 흥하는 것도 순간이요, 망하는 것도 순간이었다.

 

공산당이 천하를 얻은 후에 소련을 모방하여 따라잡기전략을 펼친다. 국가의 행정과 강제력을 동원하여, 농업에서 쌓은 것을 가지고 공업화를 시도한다. 개혁개방전에, 중국은 상당히 완벽한 공업기초를 건립한다. 소련과 마찬가지로 하드웨어 모방은 완성하게 된다.

 

이 단계는 여전히 관료집단이 주도하는 굴기였다. 이런 굴기는 속도는 비록 빨라도, 대가는 아주 참혹했다. 대량으로 사람이 죽고, 대량의 낭비가 발생한다. 통크기는 하지만 멍청하게 일을 한다. 이렇게는 오래 지속될 수 없었다. 우리가 잘 아는 국유기업병, 혹은 정부기업병, 관료병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리하여 도저히 회복불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역대의 정부기업은 역대의 관료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생기발랄하고, 효율도 높고 아주 돈을 잘 벌지만, 나중에는 점점 나태해지고, 내부권한대리가 갈수록 길어지고, 관리감독의 힘이 못미치고, 빈틈이 갈수록 커진다. 그리고 외부와 경쟁이 없으므로, 국유기업과 관료는 날로 부패한다. 관료체제는 중국이든 소련이든, 모두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국유기업병과 관료병은 실은 체제병이다. 모두 관료집단의 권력이 제한을 받지 않는데서 나타나는 병이다. 이런 병의 뿌리는 인성과 모든 물종의 본성의 깊은 곳에 있다: 적게 내놓고 더 많이 얻으려 하는 경향은 외부의 저항을 받아서 제지받기 전까지는 절대 스스로 멈추지 않는다.

 

개혁개방 30여년이래로 중국경제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이런 굴기는 생산그룹이 주도한 굴기이다. 관료집단이 많은 공간을 양보하였다. 소위 개방과 활력, 해금이다. 농민, 노동자, 개인사업자들과 같은 생산자들이 일부 생산영역과 유통영역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일부 사람들이 먼저 부자가 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하여 자본가가 나타났다. 이런 영역에서 경제는 신속히 발전했고, 세계가 주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이런 의미에 있어서, 이 단계의 굴기를 주도한 것은 생산그룹이다. 농민, 노동자와 자본가가 주도한 이 단계의 굴기에서 관료집단의 공헌이라면 양보였다. 그리고 사회치안의 유지였다.

 

우리는 현재 중간상태에 처해 있다. 순수한 관료집단주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생산그룹주도도 아니다. 경제측면에서, 중국은 새계각국 생산그룹이 제정한 경제활동규칙을 받아들였다. 서방각국 자산계급과 노동자농민이 공동으로 만든 WTO체제를 받아들였다. 다만 정치방면에서, 중국은 여전히 관료집단이 한마디하면 끝인 사회이다. 민주헌정체제는 아직 건립되지 않았다. 관료집단의 부패라는 역사는 다시 한번 상연되고 있다.

 

소위 민주헌정은 생산그룹이 폭력그룹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들을 자신의 보안과 수위로 만드는 것이다. 더욱 넓게 말하자면, 바로 인민대중이 주인이 되고, 민중이 관료집단을 통제하는 것이다. 관리를 공복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이런 사회로 발전하지 못했다. 당대중국사회에서 관료주의의 문제와 자본주의의 문제는 동시에 병존한다. 관료가 생산그룹을 착취하는 문제가 보편적으로 존재한다. 자본과 관료가 연합하여 노동자농민을 통제하고, 과도하게 노동자의 잉여가치를 착취하여 생산과잉에 이르는 문제가 보편적으로 존재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자본주의의 고통도 받으면서, 자본주의가 발달하지 못한 고통도 받는 것이다. 관료주의말기의 문제는 자본주의 초기의 문제와 함께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4. 양대그룹진퇴의 일반규율

 

폭력그룹이 생산그룹을 착취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두 가지 방식이다: 하나는 독점으로 이익이 가장 풍부한 분야를 차지하고 내놓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착취(搜刮)로 노동상품의 껍질을 층층이 껍질을 벗겨서 빼앗아간다.

 

생산그룹은 계속 반항하고, 이 두 부분의 양보를 받아내려고 한다.

 

폭력그룹은 모든 땅을 차지할 수 있고, 모든 자원을 독점할 수 있고, 심지어 노동자의 인신을 점유할 수도 있다. 다만 그들은 노동자들이 사보타지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토지자원을 효율있게 이용할 줄도 모른다. 전면적으로 차지하는 것은 오히려 자기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결과를 가져온다.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하여, 파이를 최대한 키우기 위하여, 폭력그룹은 어쩔 수 없이 생산그룹에 양보한다. 그리하여 사유토지가 나오고, 염철전매의 일부를 완화하는 조치가 나오고, 민영자본이 있고, 금지제한이 완화되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민영기업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제한을 받고 있고, 이윤이 가장 많은 분야에는 여전히 진출할 수가 없다.

 

폭력그웁은 모든 제품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이 빼앗아가면, 거꾸로 상품총량이 줄어들 수 있고, 반발이 커질 수 있다. 폭력그룹이 가져갈 수 있는 순이익이 오히려 감소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 그래서 세금은 낮춰주고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나온다. 세금감면등의 정책이 그것이다. 다만, 공개적인 정책은 조정할 수 있지만, 관료들이 몰래 합법을 가장하여 회색이익을 챙기는 것을 막기는 힘들다.

 

핵심문제는 바로 폭력에 의지하여 천하를 얻은 통치그룹은 어쨌든 폭력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그들이 이익을 취득하는 기본자원이다. 자기가 만든 질서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의 폭력을 억제할 수준의 폭력을 유지하는 외에 이 그룹 및 그 각급대리인은 어쨌던 패도적인 금지령을 이용하고, 특권독점을 이용하고, 합법적인 몰수권을 이용하고, 기부금과 잡세등을 부과함으로써 법이외의 이득을 챙긴다. 뇌물을 받고 부패하며 숨은규칙을 이용하는 따위로 과외소득을 챙기는 것이다. 더 이상 챙길 이익이 없거나 생산그룹이 도저히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을 때가 되어야 멈춘다. 이런 사회에서 폭력의 농도는 상당히 짙다.

 

생산그룹이 사회의 주도자가 되어서 폭력을 억제한 후에야 폭력을 이익획득수단으로 하는 문제는 철저히 해결될 수 있다. 폭력농도는 통제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최저수준에 머물게 된다. 민주헌정제도하에서만이, 철저히 폭력그룹이 모든 것을 삼키는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노동력생산자들이 완전히 자기의 운명을 장악할 수 있고, 빛나는 앞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대국굴기가 비로소 오래가고 선량한 대국굴기이다. 믿을만한 화평굴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