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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브랜드

Dell과 BenQ: 브랜드 통합 및 소멸의 시대

by 중은우시 2008. 10. 8.

글: 반석(磐石)

 

소식에 따르면, Dell은 앞으로 산하의 모든 공장을 매각하고, PC제조는 모두 ODM생산에 맡기겠으며, 동시에 Dell의 공장을 매입한 기업은 모두 Dell의 ODM공장으로 PC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Dell은 직접판매, 주문생산, 제로재고, 공급상재고관리등의 형식으로 PC업계에서 불패의 지위를 차지했다. 주문생산, 제로재고는 물류학 교과서에 기록될 정도이며, 생산효율제고와 원가절약의 좋은 모범사례이다.

 

Dell이 자신의 제조공장을 포기한 것을 얘기하다보니, 필자는 어쩔 수 없이 2007년 4월 대만의 BenQ(明基)가 앞으로 브랜드와 ODM공장을 분리하여, 앞으로 ODM의 비율을 60%-70%까지 제고시킬 것이며, 동시에 BenQ는 국내의 모든 매장에서 BenQ핸드폰전용매대를 철거하겠다고 했다. 이는 1984년이래 컴퓨터 OEM생산으로 일어선 명기전통(明基電通)이 2001-2007에 진행하였던 자체브랜드제조가 실패한 후, 부득불 다시 ODM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Dell의 철근콘크리트의 공장을 포기한다는 선언과 BenQ의 브랜드를 포기하고 ODM으로 되돌아간다는 선언은 둘을 함께 놓고 고려하면, 이것이 절대 우연의 일치는 아니라고 본다. 이는 브랜드의 통합과 소멸시대가 도래하는 것을 예시한다. 공장과 기계등 고정자산은 이미 브랜드기업에 있어서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 다음번 브랜드전쟁은 생산능력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누가 산업체인의 최전선을 장악하느냐에 있다.

2007년 BenQ가 ODM으로 되돌아간다고 선언했을 때, 필자는 <<BenQ 회귀는 브랜드 소실시대의 도래를 예시한다>>는 글을 썼고, 그 글에서 전세계브랜드발전과정을 세 단계로 나누었다: 무브랜드단계, 브랜드폭발단계, 브랜드통합및소멸단계.

 

동시에 필자는 이 세 단계를 시간으로 구분했다. 무브랜드단계는 2차대전이후 1991년까지이다. 이 단계에 경제는 부흥되고, 시장에는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났다. 그리하여, 제품을 만들면 팔 수가 있었다. 그리하여 소비자들은 제품의 브랜드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 제2단계는 1991년부터 2000년까지이다. 이 단계는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루었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제품제조에 뛰어들었다. 그리하여, 소비자들의 선택여지는 점차 많아졌다. 그리하여 기업은 브랜드수립을 통하여 차별화 포지셔닝정책을 썼고, 브랜드폭발시대가 도래했다.

 

제3단계는 2000년이후이다. 이 단계에 전세계경제는 급속히 발전하고, 정보화가 보급되어, 생산효율이 대폭 제고되었다. 그리하여 시장에는 공급초과현상이 나타난다. 그리하여 기업은 이윤저하, 비용증가, 악성경쟁의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일부기업은 속속 도산하고, 브랜드튼 통합되고, 일부 브랜드는 통합과정에서 사라져갔다.

 

PC업계에서 우리는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HP, Dell, Apple, Acer(宏基), Asus(華碩), 도시바(東芝), Lenovo(聯想)등 대형 브랜드이다. HP가 Compaq을 인수하고, Lenovo가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한 이래, 컴퓨터업계는 브랜드통합이 시작되었다. 이후 Acer는 Packard Bell과 Gateway를 인수했다. 소문에 의하면 Lenovo는 Founder(方正) PC를 인수할 것이라고 한다.

 

분명히 컴퓨터업계는 브랜드통합과 소멸의 추세를 보이고, 이는 필자의 브랜드 삼단계 예측이 맞았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기업은 어떻게 브랜드 통합과 소멸에 대응해야 하는가? 동종업계의 경쟁자를 인수하는 것은 자신의 규모를 키우는 가장 저급이면서 가장 간단한 방식이다. PC업계의 몇번의 대형 M&A와 같이, 인수합병을 통하여 Acer는 전세계 3위의 PC제조업체가 되었다. 다만, 필자는 간단한 인수합병으로 시장점유율을 증가시키는 것은 잠시적이며, 철근콘크리트의 공장과 생산라인은 그저 기업의 고정자산을 증가시켜 원가압력을 가중시킬 뿐이다. 다음 세대의 경쟁은 연구개발과 설계능력의 경쟁이다. 산업체인의 최전선을 장악해야지만 가장 큰 이윤을 획득할 수 있다.

 

우리는 스포츠의류브랜드 Nike의 발전과정을 보면 역시 모든 공장을 매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Nike가 하는 것은 연구개발과 설계에 집중하고, 모든 제조는 ODM공장에 외주를 주어서 만든다. 이 측면에서 제품원가를 인하시키고, 동시에 연구개발에 정력을 집중시켜 더욱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브랜드가치를 끌어올린다. 미국 Apple회사는 연구개발과 설계에 집중하여, Apple PC의 영광이 있을 수 있었다. 2008년 2/4분기에 미국시장에서 판매된 PC중에서, Apple은 7.8%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Mac컴퓨터의 판매량은 전년동기에 비하여 거의 32%나 증가했다. 그런데, 이들 PC는 모두 ODM공장에서 제조한 것이다. Apple회사는 이로 인하여 PC업계 평균이윤율의 몇 배에 이르는 실적을 얻어, 시장점유율과 이윤의 두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

 

철근콘크리트공장을 보유하는 것은 이미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력을 집중하여 연구개발과 설계를 하는 것이고, 산업체인의 최첨단을 장악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브랜드가치를 끌어올리고, 유효하게 원가를 절감시킬 수 있다. 그리고 필자는 미래에는 두 종류의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본다: 하나는 기술과 연구개발실력을 가진 브랜드보유자, 다른 하나는 ODM 혹은 OEM에 의지해서 생존하는 생산

공장.

 

Dell이 모든 공장을 포기하는 조치는 바로 더욱 뛰어난 브랜드지명도를 획득하기 위한 것이고, 더욱 낮은 원가와 더욱 높은 이윤율을 노리는 것이다. 여기까지 얘기하다보니 필자는 중국기업의 미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Made in China"가 전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고, 자신의 (PC, 핸드폰, 가전, 자동차...) 거대한 생산능력을 부르짖고 있을 때, 우리는 동시에 세계에 선포할 수 있을까: 중국은 세계의 가공공장으로 전락할 것이고, 중국의 브랜드는 점차 소실할 것이며, 구미일한기업이 이윤분배의 대권을 장악하고, 우리의 기업은 그들을 위하여 일을 해주고, 우리자신의 자원을 소모하며, 우리의 환경을 오염시키며, 염가의 가공료를 벌어들이게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