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경제/중국의 금융

원저우 사람들이 돈을 버는 법

중은우시 2008. 8. 22. 18:30

글: 농민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있을 뿐, 하지 못할 것은 없다.

 

이 말을 원저우(溫州) 사람들을 형용하는 말인데, 정말 딱 맞는 말이다. 이번에 원주에 갔는데, 정말 기가 막혔다. 기가 막힌 다음에는 온 몸이 뒤흔들렸다.

 

어제 친구와 원저우의 M현에 갔고, 우리는 N을 만났다. N은 전형적인 원저우사람이다. 키는 CCTV에 나오는 아구(阿邱)만큼 작다. 우리는 그의 집 1층에서 만났는데, 현성의 집은 모두 개인이 지은 것이다. 집은 모두 4층이고, 1층에는 사무용 탁자를 놓았는데, 인산인해였다. 보니까 그들은 모두 와서 신용카드를 만들었다. N은 원저우 M현에서 원저우의 거의 모든 은행의 신용카드발급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그는 신용카드 1장을 발급할 때마다, 은행에서는 20위안 내지 100위안의 수수료를 준다. 내 처같은 사람에게도 은행카드를 만들라고 권했다. 은행직원은 발급받고 쓰지 않아도 관계없다고 말해주었다. 내가 N의 탁자에 있는 자료를 보니 아주 이상했다. 매번 신용카드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 골드카드나 플래티넘카드였고, 또 한 사람이 기본적으로 10장이상씩이었다. 거의 모든 은행의 신용카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나중에 나는 N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사업이 이렇게 잘되냐고? N는 잠시후 차를 마시고 우리에게 말해주었다.

 

원래, 현재 원주의 민간월이자는 3% 내지 10%라고 한다. 연이율이 36%에서 100%에 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디가서 돈을 빌리는 것이 원저우 사람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 되었다. 원저우 사람들은 이전에 신용카드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제일 싫어하는 사람들이었다. 식사를 할 때도 인민폐를 한무더기 들고나가야 체면이 슨다고 생각했었다. 이제 돌연 신용카드를 이렇게 많이 만들다니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N은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많은 신용카드를 만드는 것은 바로 은행의 돈을 쓰려는 것이라고. 왜 골드카드나 플래티넘카드를 만드느냐면 그 카드들이 사용한도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용카드로 소비하는 것은 원저우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다. 현금서비스를 받으면 은행에서 이자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에게는 한 가지 사업이 있는데, 바로 그들이 신용카드로 소비한 돈을 받는 것이다. 신용카드로 쓰면 최대 56일간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리하여 그들은 나에게 신용카드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내가 그들을 대신해서 카드를 긁는 것이다. 내가 매번 1만위안을 긁으면 1백위안을 받는다. 나는 은행연합회에 20-40위안의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는데, 그래도 80%는 내 손에 들어온다. 오늘 내가 그들의 카드로 50만위안을 긁으면 나는 5000위안을 버는 것이다. 그 중에 1000위안정도를 은행연합회에 수수료로 주면 되고 나머지는 내 몫이다. 요며칠간 나는 건자재업종으로 신용카드가맹계약을 하려고 하는데, 수수료가 기껏해야 20위안이다. 그러면 나는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 신용카드로 긁은 돈은 기본적으로 1달을 쓰게 한다. 즉, 그들은 1만위안을 받으면서 1백위안만 내면 되니, 이자가 1%인 것이다. 1년동안 해야 12%이다. 원저우에서는 아주 싼 수준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업이 있는데, 그것은 그들을 대신해서 돈을 갚아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신용카드가 아주 많다보니, 돈을 쓰고, 갚고, 카드가 이것 저것해서 10여개가 되다보니, 잊어버리기 쉽상이다. 만일 잘못하면 바로 지연이자를 물어야 할 뿐아니라 블랙리스트에 들어가서 신용카드를 쓸 수 없게 된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카드와 비밀번호를 모두 컴퓨터에 넣어놓고, 컴퓨터에서 오늘은 어떤 카드를 긁어야 하고, 어떤 카드에는 돈을 갚아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이렇게 돈을 내는 업무까지 하는 경우에는 우리가 1만위안에 150위안을 받는다. 즉 1달의 이자가 1.5%로 되는 것이다.

 

N은 아주 득의만면해서 말한다. 그는 하루에 거의 1만위안을 번다고. 5개의 카드기만 있으면 되고, 원가도 들지 않는다. 업무를 따올 필요도 없다. 컴퓨터 한 대와 직원 한 명이면 된다. 그런데도 매일 찾아오는 사람이 줄을 섰다.

 

여기에 업무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그들의 사용한도를 올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본인이 은행에 가면 사용한도가 5만위안일텐데, 그것을 20만위안까지로 늘여주는 경우에는 10%를 보수로 받는다. 이것만 해도 2만위안이다.

 

우리는 은행의 돈을 쓰는 것이고 아무런 위법도 저지르지 않는다. 유일하게 걱정되는 것은 카드로 긁은 금액이 너무 커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과 협력하여, 더 많은 카드기를 우리의 연맹에 가입시키고자 한다.

 

필자는 정말 N의 머리에 감탄했다. 원저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다만, N은 여기서 착실하게 발전하고, 현재의 규모라면 1년에 그 혼자서 500만위아는 벌 것이다. 이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그리고 세금도 내지 않는다.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원저우 사람들은 너무 총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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