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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과학

지진예측의 꿈과 현실

by 중은우시 2008. 5. 30.

글: 방주자(方舟子)

 

1. 문천대지진의 징조와 예측

 

"5.12" 문천대지진발생이후, 많은 사람들은 놀라면서도,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지진국은 왜 예보를 내보내지 않았을까? 이렇게 큰 지진에 조그만치의 징조도 없었단 말인가? 일시간에 인터넷에서는 지진국에 의문을 제기하고, 질책하고, 조소하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사람들은 지진국이 직무태만으로 지진예보를 하지 못했다고 비난하기도 하고, 지진국이 사회안정을 위하여 예보를 일부러 내보내지 않았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일반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진의 징조는 동물들의 이상행위이다. 그리하여 <<화서도시보>>의 2008년 5월 10일에 "면죽 서남진 단목촌에서 대규모로 두꺼비가 이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보도를 끄집어냈다. 사천성 임업청의 웹사이트에 실린 5월 8일자 글에 따르면, 이 사건은 5월 5일에 발생했다. 문천대지진의 징조라고 보기에는 너무 이르다. 실제로 작년, 재작년의 5월에도 면죽에서는 대규모로 두꺼비가 이주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면죽이라는 곳의 두꺼비만 이주를 즐기는 것도 아니다. 최근에 푸저우, 선전, 작년 5월의 탕산, 9월의 린이, 2005년 7월의 창춘....에서도 모두 수천수만마리의 두꺼비가 대이주를 감행했다. 당연히 그 곳에서 지진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천성 인민정부 웹사이트는 5월 9일에 "아바주(문천현이 소속된 주) 지진감재국은 지진오보사건을 성공적으로 가라앉혔다"는 보도가 끄집어내졌다. 이를 사전에 누군가가 지진이 발생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로 제기한 것이다. 다만, 이 보도는 아주 명확히 말하고 있다. 향의 간부가 촌급에서 성의 지질재해방지업무 티비전화회의정신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투리때문에, 촌민들이 '지질재해(地質災害)'를 '지진재해(地震災害)'로 잘못 들어서, 헛소문이 퍼진 것이었다. 이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지진예측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마찬가지의 우연은 섬서사범대학 관광학원의 23세된 석사연구생이 2006년에 발표한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재해학>>이라는 정기간행물에 실은 하나의 글이 있다. 그는 지진발생연도를 등차수열로 분석한 후에, 내린 결론이 "2008년경, 사천운남지역에서 6.7이상의 강렬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이다. 이 글은 사람들에게 문천대지진을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천운남지구"라는 범위는 실제 너무나 넓다. 그리고 이 지역은 강렬한 지진이 발생할 확률도 높은 곳이다. 평균 매년 0.45차례 발생한다. 그렇다면, 어느 해에 사천운남지구에서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언하면 그 정확도는 45%에 이른다는 말이다. 하물며 '2008년경"이라고 애매하게 표현하는 경우에야...

 

또 한명의 자칭 "중국과학원 공정지질역학중점실험실"에서 근무한다는 사람(그 실험실의 인원명단에서는 이 사람의 이름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이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자칭 당산대지진을 예측한 적이 있다는 "국보(國寶)"은 이번에도 일찌기 4월 30일 지진국에 비밀문건을 보내어 정확하게 예보하였는데, 아무런 역할을 못하게 되자, 결국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을 지경이 되었다는 운운의 말을 했다. '비밀문건'이라면, 외부인으로서는 그 진실성을 알 수가 없다. 다만, 지진국의 두 대변인은 지진국이 문천지징에 관련된 여하한 예보도 수령한 적이 없다고 모두 부인했다.

 

국민들이 지진국에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지진은 정확하게 예보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은 상당한 부분이 1975년 해성지진(海城地震)을 정확하게 예보했었던 경험에서 온 것이다. 그 때 진도 7.3의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작은 자진이 일어났고, 정부부서는 이에 기하여 예보를 발령했다. 다만, 대지진중 소수만이 사전에 진동이 있다. 그리고 작은 진동은 통상적으로 대지진을 불러오지 않는다. <<미국지진학회회간>> 2006년 7월에 실린 글에서의 분석에 따르면, 지진예보는 "혼란, 경험분석, 직관판단과 운의 결합"이다. 다만, 지진예보는 중국인들에게 중국지진전문가들은 이미 지진예측기술을 장악하고 있다는 오인을 불러왔고, 비록 다음 해에 발생한 당산대지진의 대비극에도 사람들은 대지진을 예보하지 못한 것은 지진국의 직무태만과 '국보'의 사전경고를 무시했기 때문으로 생각했다.

 

2. 국제지진학계의 주류견해

 

일본과 미국 캘리포니아는 지진이 빈발하는 지역인데, 지진부서가 대지진예보를 발령한 적이 없고, 이것때문에 질책을 받은 적도 없다. 이 두 국가는 모두 1960년대부터 지진예측연구를 중시했고, 지진학계도 이에 대하여 많은 희망을 걸었다. 그러나, 나중에 발생한 두 건의 난감한 사건은 이러한 믿음에 깊은 타격을 주었다.

 

1970년대말, 일본지직학자들은 일본중부에서 곧 진도8의 '동해대지진'이 일어날 것으로 믿었다. 일본 동해지구는 평균 약 120년에 1번씩 대지진이 발생하는데, 지난번 대지진이 일어난 1854년으로부터 마침 120년이 넘어갔으니, 대지진이 발생하는 것이 초미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정부는 이로 인하여 일련의 긴급조치를 취하고 지진발생을 기다렸다. 그러나, "동해대지진"은 아직까지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1995년에 예상을 깨고 사상자를 엄청나게 낸 고베대지진이 일어났다. 그때 이후, 갈수록 많은 일본의 지진학자들은 지진발생을 예측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식했고, 연구의 중점을 지진메커니즘으로 옮겨갔고, 더 이상 지진예측에 매달리지 않았다.

 

1979년, 미국지질탐사국의 연구자는 캘리포니아 파크필드라는 곳에서 아주 규칙적으로 5.6 내지 6.0도의 지진이 정기적으로 일어났다. 평균간격은 22년이었다. 마지막에 발생한 것이 1966년이었으므로, 이를 근거로 다음 번 지진을 예측하면 1988년경에 일어나게 될 것이었다. 1985년 4월, 미국지질탐사국은 예보를 발표하여, 미래 5-6년내에 파크필드에서 진도6의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보했다. 지진학자들은 마침내 그들이 기다리던 지진이 발생하는 전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파크필드는 각양각색의 측정기기가 넘쳐났다. 100여명의 연구원들이 이 "파크필드실험"에 참가했다. 그런데, 와야할 지진은 오지 않았다. '지진학의 미끄럼틀"이라고 불리우는 이 사건 이후에 미국지진연구는 방향을 지진메커니즘과 지진재해의 평가로 돌렸다. 2004년 9월 28일에 파크필드지진은 뒤늦게 왔다.

 

1996년 11월 "지진예측개괄평가" 국제회의가 런던에 서 열렸다. 참여자들은 하나의 컨센서스를 이루었는데, 지진은 본질상 예측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현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장래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지구는 조직적으로 임계상태에 있고, 여하한 미소한 지진도 대지진으로 변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변화는 고도로 민감하고, 비선형이며 초기조건도 불명하여 예측이 아주 어렵다는 것이다. 만일 대지진을 예측하려면, 정확하게 큰 범위(단층부근만이 아니라)의 물리상황의 모든 세부사항을 알아야 하는데, 이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일, 징조를 모니터링하여 지진을 예보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소위 "지진징조"는 아주 다양하여, 서로 다른 지진은 모두 서로 다른 징조를 보인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지진발생후에야 비로소 이러한 '징조'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객관적인 인정방법이 없고, 양화된 물리메커니즘으로 징조와 지진을 관련시킬 수도 없다. 통계상의 증거로 이러한 징조가 지진과 관련되는지를 증명할 수도 없다. "지진징조"라고 얘기하는 여러가지 현상들은 아마도 오인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지진징조'가 존재하는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든다.

 

동경대학, 캘리포니아대학 LA분교와 볼로냐대학의 지진학자는 이에 근거하여 다음해 3월 미국 <<사이언스>>지에 공동으로 <<지진은 예측불가능하다>>는 논문을 써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1999년 2월 - 4월,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대하여, 여러 지진학자는 계속 영국의 <<네이처>> 웹사이트에서 논쟁을 벌였다. 논쟁쌍방의 의견이 일치한 부분이 실제로는 의견이 다른 부분보다 많았다. 쌍방이 모두 인정한 것은: 최소한 기존의 지식으로 보면, 신뢰도있고 정확하게 지진에 대하여 확정적으로 예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선 이후, 이것은 현재도 국제지진학계의 주류견해이다. 미국지질탐사국은 명확히 의견을 나타낸다. 그들은 지진을 예측하지 않고, 단지 장기간의 빈도만 예보하고, 지진재해에 대하여 평가한다. 예를 들어, 금년 4월, 미국지진탐사국은 미래 30년내에 캘리포니아에서 진도 6.7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99.7%라고 보고했다. 다만, 지진이 발생할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에 대하여는 예측하지 못했다.

 

3. 지진예측을 좋아하는 "대가"

 

현대과학이 하지 못하는 일에 대하여 가짜과학이 빈틈을 노리고 들어온다. 시장을 찾는 것이 어렵지도 않다. 지진예측도 마찬가지이다. "리히터 지진계"의 발명자인 리히터는 1977년에 "기자와 일반민중이 지진예측에 대하여 하는 모든 건의는 돼지가 먹이를 향하여 달려드는 것과 같다..... 지진예측은 아마추어, 미치광이와 세상을 말아먹으려는 사기꾼들에게 사냥터를 제공해주고 있다"

 

역사와 문화적인 이유로, 중국은 자칭 지진예측을 정확하게 할 수 있다는 "대가" "국보"급의 인물이 아주 많다. 아마도 세계에서 첫손 꼽힐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사용하는 지진예측기술은 가지각색이다. "태극서열(太極序列)", "가공도법(可公度法)", "한진관계(旱震關係)", "지질정보는 질서가 있다는 주장", "천지우합이론(天地合理論)", "자폭월상이배법(磁暴月相二培法)"....이들은 대부분이 은퇴한 과학연구자들이나 재야인사들이다. 그들의 의견을 지진국은 중시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는 지진국이 그들을 탄압한다고 말한다; 국제적으로도 그들은 무시당한다. 이에 대하여는 서방과학이 동방과학에 대하여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치부한다.

 

이들 "대가"들의 능력은 지진예측에 머물지만도 않는다. 그들은 마찬가지 방법으로 홍수, 폭우, 산사태, 탄광가스폭발사고등등의 돌발적인 자연재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현대과학과 대립되는 활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예를 들면, 영구발동기를 연구하거나, 상대성이론에 반대하거나, 진화론에 반대하거나, 골드바흐의 추측을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등이다).

 

다만, 그들의 정확한 예측은 왕왕 사후제갈량이다. 사전에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예측은 왕왕 너무나 모호하고, 관련되는 범위가 너무 넓다. 당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모두 개괄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아주 정확히 말했다는 착각을 갖게 한다. 바로 위에 언급한 <<재해론>>의 그 논문과도 같이.

 

"대가"가 너무 많으므로, 예측횟수도 너무 빈번하다. 만일 어떤 사람이 우연히도 어떤 대지진을 정확하게 예측했다면, 이것은 전혀 이상할 것도 업다. 지진국 직원에 따르면, 그들은 매년 개략 100여장의 예보카드를 받는다고 한다. 북경의 대지진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모두 누군가가 예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느 날 북경에서 진짜 대지진이 발생한다면, 아마도 그는 자기가 일찌기 정확히 예보한 적이 있다고 떠벌이고 다닐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지진예보술은 점성술과도 같다. 어떤 사람이 한번 우연히 맞추었다고 하여 그를 대가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가 예측한 것이 맞는지를 구체적으로 통계내보아야 하는 것이다. 검증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이들 "대가"들은 모두 방문을 걸어잠그도 틀어박혀 일한다. 지진이 발생한 현장에 가�도 않는다. 그렇다면, 그들은 다른 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도 예보해야 한다. 세계에서는 매년 평균 진도7이상의 지진이 18번 일어난다. 지진예측 "대가"라면 미래 1년간의 세계각지에서 발생할 이들 대지진을 하나하나 예측해보라. 그리하여 몇 개나 맞는지 확인해보자. 만일 국내의 지진예측이 혹시라도 <<중화인민공화국방진감재법>>에 위반될 것이 걱정된다면, 외국의 지진을 예측하는 것이야 법에 저촉될 리도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