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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노동문제

동방항공 파업사건

by 중은우시 2008. 4. 2.

글: 서서라(西西羅)

 

2008년 3월 31일 10시반, 우리 일행 10명은 리장(麗江)공항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12시발 동방항공 MU5723편 비행기를 타고 쿤밍(昆明)으로 가서,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서 17:35의 MU5719를 타고 창사(長沙)까지 갈 계획이었다.

 

공항대기실에 도착하니, 좁은 대기실에는 이미 빈 자리가 없었다. 그래도 모두 정상적으로 보였다.

 

11시반경, 공고란에 각각 MU5722편과 MU5723편이 "기상원인으로 출발시간은 추후 통보"라는 글이 나타났다. 나는 좀 짜증이 났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무슨 기상원인인가? 그러나 짜증나는 건 짜증나는 거고, 전문지식이 없었으므로, 하늘위의 날씨는 완전히 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몇분후에 MU5723편의 원인이 고쳐졌다: "직전 노선의 기상원인으로 지연출발". 기상원인으로 비행기가 결항되거나 연기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므로 당시에는 대부분의 승객들이 그저 조용했고, 뭔가 이상한 점은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남항(南航, 남방항공 CN), 국항(國航, 중국국제항공 CA) 및 상해항공(上海航空)의 비행기는 모두 정상적으로 출발하고 도착하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날씨가 다시 좋아진 것으로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괜찮다. 비행기가 뜨는 걸 보면 우리 것도 금방 뜰 것이다" 그러나,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서, 오후 4시가 되어도, 전혀 비행기가 출발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아직도 비행기가 쿤밍(昆明)공항에서 출발하지 않았다고만 말했다. 이러다가는 쿤밍에서 창사로 가는 비행기편을 놓치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나는 서서히 조급해 졌다. 왜냐하면 나는 10명의 동료들을 데리고 왔는데, 정시에 가지 않으면 골치아프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었다. 대기실에 가득한 사람들을 보면, 기다리는 것이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마침 흡연실로 갈 때, 돌연 로비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가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것같았다. 나는 바로 담배를 비벼끄고, 빠른 걸음으로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갔다. 원래 밴쿠버에서 온 호남사람이 사람들에게 집단으로 동방항공에 항의하자고 얘기하고, 종이와 볼펜을 꺼내서 민항총국에 팩스보낼 진정서를 준비하고 있었다. 신문기자로서의 예민한 감각으로, 필자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을 준비를 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사람은 창더(常德)에서온 화교인데, 밴쿠버 호남동향회의 회장이었으며 성이 곽(郭)씨였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하여, 그는 진정서에 5개의 요구사항을 초안했다. 그 안에는 동방항공 책임자가 직접 승객들에게 이 일을 해명하고 사과하라는 것, 즉시 비행기를 보내어 승객을 쿤밍으로 보내라는 것, 그리고 정상적인 대기시간을 초과한 부분에 대하여 상응하는 배상을 하라는 것 등등이었다. 그후 많은 승객들은 진정서에 서명을 했다. 나를 포함해서. 이때 우리는 비로소 많은 승객들이 공항에서 내건 "기상원인으로 출발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저 아무런 도화선이 없어서 아무도 폭발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제는 앞장선 사람이 나오니, 모두 호응을 해주었다. 대기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긴장되었다.

 

나는 일부 승객을 만나 보았고, 오늘 동방항공의 가장 이른 비행기편은 8:00에 출발하는 것임을 알았다. 이들 승객들은 7시이전에 공항에 도착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오후 4시가 되었는데도 비행기는 도착하지 않았다. 그리고 중간에 비행기편이 2개나 떠났다. 이것은 승객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의 하나였다. 이외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에 두 명의 공항직원이 승객의 질문에 아무런 의미없는 답변만 해준 것을 제외하고는 어느 동방항공의 직원도 얼굴을 드러내고 승객들에게 원인을 설명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감정이 마침내 폭발했다. 이 곽선생을 앞세워서, 전체 승객은 동방항공측에 책임자가 나타나서,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신속히 해결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많은 승객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쿤밍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다른 곳으로 가야하는 사람들이었다. 이제 모두 시간이 지연되어, 다음 항공편에 어떻게 될지를 걱정하고 있었다. 오늘 도대체 갈 수는 있는 것인지? 도대체 무슨 이유때문에 항공편이 이렇게 많이 결항되는 것인지? 문제는 하나 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아무도 이에 대하여 책임있게 답변해주지 않았다.

 

개략 반시간이 흐른 후, 마침내 스스로 동방항공의 직원이라는 몇명이 나타났다. 그들이 나타나자 바로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 질문하는 목소리로 로비는 졸지에 화약냄새가 넘쳤다. 그런데, 그들이 내놓은 답변이라는게, "동방항공의 안전기준은 다른 회사와 다르다, 그래서 그들은 출발하지만, 우리는 출발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안전기준이 있다" 갈등은 점점 업그레이드 되었다. "동방의 안전기준은 도대체 무슨 기준이냐. 너희 스스로 정한 것이냐, 업계기준이라는 것도 없느냐?" "이런 날씨에도 뜨지 않는다니, 너희들 비행기는 종이로 만들었느냐?" "즉시 비행기를 데려오거나 아니면 버스라도 데려와서 우리를 쿤밍으로 데려가 달라. 우리는 오늘 리장을 반드시 떠나야 한다..."

 

말싸움이 벌어지는 와중에 결국 협의가 이루어졌다: 우리는 3명의 승객대표를 보내어 동방항공의 책임자와 협상하고, 해결방안을 찾기로 했다. 그리하여, 곽선생, 나, 그리도 난닝(南寧)에서 온 또 한명의 여행가이드는 함께 휴게실에서 동방항공의 관련책임자와 현재상황에 대하여 담판을 시작했다. 사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었다. 담판에서 무슨 실질적인 효과를 얻어내기는 어렵다는 것을. 어쨌든 비행기는 자동차가 아니고, 그들이 데려오겠다고 해서 끌고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압력을 가하고자 했던 것이고, 그들로 하여금 가급적 빠른 시간내에 상부에 상황을 보고하고 긴급방안을 내놓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마침내, 우리가 계속 요구하자, 3시간후, 쿤밍공항에서 비행기 하나가 리장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순조롭게 리장에 착륙하기만 하면(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비행기는 한번 뜨면 반드시 내린다는 것을 왜냐하면 원래 날씨와는 무관했었기 때문이다), 뒤의 항공편도 계속 투입될 것이라고.

 

이때, 나는 항공회사에 여객을 리장에서 내보내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연결항공편에 대하여도 끝까지 책임져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왜냐하면 대부분이 연결항공편을 타지 못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은 그들이 쿤밍공항과 연결하여 처리해주어야 할 문제였다. 이때, 증건규(曾建奎)라는 책임자가 문제없다고 말했다. 그는 즉시 연락했다. 그러나, 반드시 쿤밍에서 각자 가려는 도시와 연결되는 항공편이 남아있는지를 알아보아야 했다. 몇 번 전화를 한 후에, 그는 나에게 창사로 가는 항공편은 문제없다고 했다. 우리 11명은 남방항공의 9시 비행기편을 타고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재삼 확인했다. "확실한가? 만일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어떡할 것인가?" 그는 나에게 "문제없다. 이미 잘 연락해두었다. 직접 쿤밍공항에 가서  동방항공의 근무주임을 찾으면 된다. 만일 조금 늦게 되면, 그쪽에 연락해서 비행기를 조금 기다려 달라고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비록 미심쩍기는 했지만, 나는 그의 약속을 믿기로 했다. 달리 방법도 없긴 하다.

 

19시 15분, 동방항공의 비행기 하나가 리장공항에 천천히 착륙했다. 나는 귀빈휴게실을 떠나서 사람들에게 비행기에 오를 준비를 하도록 얘기하려 했다. 이때, 창문바깥에 폭동진압결찰이 단체로 비행기출입문을 향해 뛰어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휴게실의 동방항공 책임자 2명도 바로 몸을 일으켜 문밖으로 달려나갔다. 나도 급히 뒤따라 갔다. 살짝 들리는 말이, "누군가가 강제로 비행기에 오르려 했다"는 것이다. 아무도 막지 않으니, 나는 급히 그들의 발걸음을 뒤쫓아 갔다. 멀리서 보내 비행기를 타는 입구에는 이미 사람들이 가득차서 난리도 아니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이들은 모두 오늘 첫번째 항공편의 승객이라는 것이다. 방송으로 이번 비행기는 MU5723편이라고 한 것이다. MU5723편은 바로 우리가 타는 비행기편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미 12시간이나 기다렸으므로 아주 불만이 많았다. 당연히 항공편의 출발순서에 따라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항공회사에서는 항공편번호에 따라 비행기에 태우려고 했다. 그리하여 골치아프게 된 것이다.

 

19시반,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마침내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떠날 수 있었지만, 리장공항에는 아직도 400여명의 승객들이 오늘 밤에 떠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 중에는 어린아이와 노인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나도 그렇게 많이 돌볼 수는 없었다. 비록 첫째는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하는 것이지만, 결국은 소수인들만이 떠나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이미 최선을 다했고, 먼저 리장을 떠나고 보자는 심정이었다.

 

20시 10분,  비행기는 쿤밍공항의 활주로를 미끄러졌다. 시계를 보니, 아직 짐을 기다려야 했고, 우리는 맨 뒤에 앉았으므로, 비행기에서 내리려면 아직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보기에 20:30이전에 체크인을 하기는 불가능할 것같았다. 그래서, 나는 즉시 승무원을 불러 상황을 설명하고 도와달라고 했다. 답변은 아주 빨랐다: "문제없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지상근무인원이 당신을 찾을 겁니다"

 

20시 25분, 마침내 사다리를 내려왔다. 나는 사방으로 나를 찾아올 사람을 기다렸다. 그러나,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그 승무원은 그저 나를 속여넘겼던 것이다.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가 어떻게 나를 찾아올 수 있겠는가? 이때, 쿤밍공항의 대기실에는 많은 승객들이 흩어져 있었고, 완전무장한 폭동진압경찰도 있었다. 리장과 마찬가지의 상황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다른 것까지는 신경쓸 수가 없어서, 한편으로는 동료들에게 짐을 찾으라고 하고는 한편으로 백미터를 전력질주하는 속도로 2층으로 올라갔다.

 

이때, 시간은 20시 27분이었다. 동방항공의 항공편변경서명을 받는 곳에는 이미 물어보는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때 나는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리장뿐아니라, 전체 운남의 동방항공 항공편이 모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나는 사람들을 밀치고 들어가서 큰 소리로 물었다: "9시 남방항공으로 장사로 바꿔야 합니다. 리장공항에서 이쪽에 미리 연락했는데, 누구를 찾으면 됩니까?" 아무도 답변이 없었다. 모두 바빴다. 시간이 계속 흐르고 결국 내 차례가 되었다.

 

시간은 20시 32분이었다. "9시비행기요? 이미 문을 닫았습니다. 들어갈 수 없습니다." "리장공항에서 너희와 연락했는데, 잠시 기다려줄 수 있다고 했어요." "미안합니다. 우리는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아무런 표정도 없이 훈련받은 대로 하는 대답에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마치 농락당한 기분이었다.

 

나는 다시 리장공항의 '증'씨성의 동방항공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답변은 반드시 이쪽편에 알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쪽편에서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보아야 한다고? 그건 우리를 우롱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리장만 떠나면 일이 끝나는 것이냐. 쿤밍에 갇혀 있으나, 리장에 갇혀 있으나 무슨 차이가 있는가? 그쪽에 해결방안을 내놓으라고 했더니, 1시간후에, 상대방은 구두로 약속했다: 11명을 두 팀으로 나누어 떠나게 해주겠다. 5명은 아침 7시 50분 비행기, 6명은 오후 5시 비행기로. 보자하니 이것이라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을 듯했다. 일단 그렇게 정하고 보자.

 

이전에 속았던 전례가 있으므로, 나는 상대방에게 비행기표에 고친 항공편번호를 쓰거나 서면으로 승락해달라고 했다. 2시간을 싸웠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그저 구두답변밖에 듣지 못했다. 모여드는 승객들이 갈수록 많아졌다. 사람들의 감정은 점점 격해졌다. 나는 무슨 폭력사건이라도 일어나지 않나 싶어, 먼저 다른 사람들을 공항에서 어레인지해준 호텔로 보내어 쉬게 했다. 나 자신은 공항에 남아서 마지막까지 확인을 받으려 노력했다. 이때 시간은 이미 밤23시가 지나 있었다. 운남텔레비전의 기자가 온 모양이었다. 군중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밤12시, 나는 함께 남아있던 동료 1명과 같이 할수없이 공항을 떠났다.

 

하룻밤내내 잠을 자지 못했다.

 

다행히 다음날 예정대로 창사로 돌아올 수는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경험에서 나는 동방항공의 서비스태도와 경영능력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 내 생각에 국외에서라면 이런 일을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혹시 발생했더라도 절대 이런 처리태도를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배상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최소한 사과 한마디도 들어본 적이 없다.

 

동방항공, 내 생각에 당신들의 비행은 끝날 때가 된 것같다. 나는 그저 이런 말만 하고 싶다: Say goodbye forever! 사후의 손해배상등에 대하여, 나는 이미 진행할 용기와 믿음이 없다. 그러나, 여전히 누군가가 나서서 이 일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누구도 그 얼마가 될지도 모르는 배상금액때문이 아니라, 최소한 우리의 귄리를 위해서 싸워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시간낭비한 것이 아닌가? 이후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해도 다시 이렇게 흐지부지 끝날 것이 아닌가?

 

쓰다보니 너무 피곤하다. 여기서 끝낸다.

 

[참고]

 

2008년 3월 31일, 중국동방항공 운남분공사의 쿤밍에서 따리(大理), 리장등지로 가는 14개(일설에는 18개) 항공기가 목적지상공에 도착한 후, 기장은 고객들에게 착륙할 수 없다고 통지하고, 쿤밍으로 되돌아갔다. 이리하여 쿤밍공항은 승객들이 가득 넘쳐났다. 동방항공측에서는 '기상원인'이라고 설명하였지만, 같은 날 위 지역의 다른 항공회사들의 항공편은 정상적으로 이착륙했다. 동방항공 운남분공사의 비행기조종사들이 집단으로 비행을 거절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조종사들과 항공사와의 갈등은 신규민영항공사들이 생기면서 조종사들이 기존항공사를 사직하고 대우가 좋은 민영항공사로 옮겨가려 하자, 고용계약상의 거액의 배상금(인민폐약1200여만위안)을 조종사에게 부과하면서, 조종사들이 반발하였다. 이 문제는 항공사와 조종사들간에 계속 다투어지면서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