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경제/중국의 자동차

치루이(奇瑞)의 신차모델출시연기

중은우시 2007. 10. 22. 18:31

글: 주수원(周樹遠)

 

치루이가 브레이크를 밟았다. 금년의 신차출시계획을 전면 중단시켰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치루이가 올해 출시할 신차모델은 모두 7종이다. 이미 출시한 3종을 제외한 나머지 4종의 신차모델은 내년으로 모두 미루어졌다. 치루이의 내부에서 설명하는 바에 의하면, 치루이는 신차모델출시기간을 늦춤으로써 모델가격을 안정화시키고, 브랜드이미지를 호전시키고자 한다는 것이다. 사실이 그러한가?

 

치루이의 베이징판매대리점의 모 경리에 따르면, 그의 심정은 아주 복잡하다고 한다. 치루이와 몇년간 시장의 비바람을 함께 하여온 충실한 판매대리점으로써, 치루이가 근년에 빠른 발전을 이룬데 대하여 압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최근 몇년동안, 치루이는 급속히 발전하는 동시에, 신차모델을 내놓는 속도도 아주 빨랐습니다. 원래 판매대리점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요. 신차모델은 시장에서 일단 눈길을 끄니까,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는 신차모델출시속도가 너무 빠름에 따라, 품질과 소비자만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점도 드러났다고 한다. 이로 인하여 많은 차종들이 출시된 후 제대로 판매실적을 못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차종들에 대하여 판매대리점은 본사가 요구하는 판매할당량을 완성해야 하니 아주 곤란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하남 신향의 치루이 판매대리점에서 일하는 판매원 유모씨는 신차모델이 출시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 일부 차종에서는 품질에 결함이 확실히 있다고 하였다. "금년 4월에 출시한 A1은 공장에서 우리에게 부여한 판매할당량은 매월 20대인데, 이 차는 핸드브레이크와 창문등에 문제가 많아서, 판매량이 계속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월 그저 할당량의 절반정도밖에 못채웁니다. 차량이 팔리지 않고 재고로 남아 있어, 판매대리점은 자금압력을 받게 되고, 결국 판매량이 좋지 않은 차종은 가격을 깍아서 팔 수밖에 없습니다"

 

치루이의 최근 몇년간의 발전은 아주 대단하다. 2005년 4종의 신차모델을 출시한 후, 2006년에는 6종의 신차모델을 출시했다. 판매량도 2005년의 18.5만대에서 2006년에는 28만대로 늘었다. 이리하여 전체 승용차시장에서 랭킹 4위에 올랐다. 금년년초에 치루이는 다시 올해 7종의 신차모델을 출시하겠다고 하였다. 각각 A1(A0급의 해치백 소형차), V2(소형 MPV), 카이루이(開瑞, 소형상용차), A3(세단 중형차), M12(해치백 중형자), A6(중고급승용차), S16(2도어 소형차)가 그것이다. 신차계획을 보면, 치루이는 예전에 동사장 윤동요(尹同曜)가 말한 것처럼, "자식을 많이 낳아서, 패싸움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기간에 이미 업계인사들은 발전속도가 너무 빠르므로 치루이는 아마도 '소화불량'에 걸릴지 모르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과연, 시장일선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치루이가 확장속도를 조절하지 않는다면, 발전이 정체되는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것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금년에 출시하 7종의 신차모델중 이미 출시한 카이루이, A1과 V2를 제외하고 나머지 4종의 신차모델은 모두 내년으로 출시를 연기했습니다" 치루이판매회사의 총경리인 이봉은 이를 숨기지 않고 말했다. "신차를 내놓는 속도가 너무 빨랐습니다. 그리하여 품질문제가 나타나고 치루이브랜드에 중대한 타격을 가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적극적으로 신차종의 출시속도를 늦추기로 한 것입니다. 이리하여 현재의 차종에 대한 가격체제를 안정화시키겠습니다"

 

전국승용차연합회의 통계데이타에 의하면, 금년도 상반기에 치루이의 전체판매량은 작년에 비하여 6만대 증가했다. 그러나, 신차종의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금년 7월에 막 출시된 V2는 이번달 판매량이 겨우 몇백대이고, 금년 7월에 막 출시한 카이루이는 평균월판매량이 겨우 200대에 불과하다. 작년년말부터 지금까지 반년동안 판매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치루이는 두번에 걸쳐 대규모의 가격인하를 진행했고, 매번 인하할 때마다 수천위안이상을 내렸다.

 

금년이래로, 치루이는 일련의 국제협력도 시작했다. 먼저 미국퀀텀과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크라이슬러와 합작생산 및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어서 피아트와 합자계약을 체결했다. 이때 만일 이전처럼 계속하여 신차를 출시한다면 분명히 정력과 재력을 지나치게 분산시키는 것이 될 것이고, 국제협력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업계인사는 치루이가 최근 몇년동안 채택한 확장식의 전략은 사실 서비스만족도와 내부직원만족도를 희생하는 전제하에서 정치적인 목적을 지닌 확장이었다.

 

이런 저략은 사실 부득이한 것이며, 치루이의 고위간부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미친듯한 신차종출시로 시선을 끄는 방식은 좋은 방식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당연히, 신차출시를 늦춘 것은 치루이가 중국자체브랜드라는 이미지에 대한 예견효과를 끌어올리는데는 지장을 줄 것이다. 치루이자동차판매회사의 총경리인 김과파는 장기간 제품이 저급차량에 머물러 있던 곤경을 탈피하기 위하여, 치루이는 원래 저급차를 중급, 고급차로 끌어올리고자 하였다 "그러나 출시한 A3, A6등 차종은 중,고급차형인데, 부득이 더 긴 시간을 들여서, 차형의 인성화설계, 기술수준 및 품질등의 측면에서 보완해야 한다."

 

중국자체브랜드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곤란한 것은 중국자체브랜드자동차기업이 겪는 공통의 문제이다. 치루이의 "속도불패"의 전략은 이미 좌절을 겪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자체브랜드기업들은 또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리(吉利)의 향후 전략규칙을 정면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지리자동차 선전부의 책임자는 "지리도 저급시장에서 고급시장으로 전환하는데 곤란을 겪고 있다. 소비자의 마음 속에서 저급차종이라는 인상을 변경시키는 것은 지리에 있어서 하나의 큰 도전이다"

 

"저급차종에서 중,고급차종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제1단계의 발전을 거친 국내자주브랜드기업이 직면한 공동의 문제이다" 신화신집단 자동차연구서비스부 부총경리 진육송은 "이후에 더 많은 자주브랜드기업이 자기의 주요제품의 포지셔닝을 끌어올리려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어떤 경로를 거칠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저명한 분석가인 가신광도 "저급에서 고급으로 가는 것은 자주브랜드기업이 발전을 위하여 거쳐야할 필수적인 길이다. 또한 고통의 길이기도 하다. 기업에 계속적인 연구개발실력을 요구하고, 제품품질을 계속 제고시켜야 한다. 중,고급시장은 상대적으로 출시주기가 더욱 길기 때문에, 현재의 마케팅수단을 바뀌어야 한다"

 

자주브랜드가 진정으로 껍질을 깨고 나오는 날은 아마도 브랜드향상의 돌파에 성공한 날일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분명히 곡절과 곤란이 있을 것이다. 국내 모 자주브랜드기업의 책임자는 "최근 몇년동안, 우리가 한 가장 큰 노력은 바로 기업브랜드이미지를 제고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신차를 출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것이 훨씬 어렵다"

 

속도를 늦추고, 제품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은 치루이의 새로운 시험이다. 그러나 그는 또 새로운 문제도 직면하고 있다. 경쟁상대방은 신차개발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차종이 부족함에서 오는 판매상의 약점을 최대한 커버해야 합니다. 이것이 치루이가 직면한 최대의 난제입니다. 전략전환은 시장을 희생해야한다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시장분석가인 가신광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