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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풍속

중국 소수민족의 특이한 혼인풍속

by 중은우시 2007. 5. 14.

글:월인U초인(越人U楚人)

 

서로 다른 나라, 서로 다른 민족은 서로 다른 혼인풍습을 지니고 있다. 중국의 민간, 특히 소수민족지역에는 남여간의 혼인방식이 특이하며, 낭만적이다.

 

무자정서(無字情書)

 

운남의 경파족(景頗族)은 남녀간에 연애를 할 때, 자주 식물잎으로 "사랑편지"를 대신한다. 이 사랑편지에는 글자가 없기는 하지만, 의미는 아주 명확하다. "포사(蒲)"라는 이파리는 "네가 어디에 숨더라도 나는 너를 찾아내겠다"는 의미가 있고, "석근합(石根哈)"이라는 이파리는 "나는 진심으로 너에게 청혼하니 제발 나를 거절하지 말아달라"는 의미가 있고, "목극(木克)"이라는 이파리는 "우리 둘이 영원히 서로 사랑하고 절대 변심하지 말 것을 맹세한다"는 의미가 있으며, "막나(莫那)"라는 이파리는 "나는 너와 함께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라는 의미가 있다. 이것은 상대방의 요청을 완곡하게 거절하는 의미이다.

 

하니족(哈尼族)의 남녀는 연애할 때, 남자가 한다발의 생화(生花)를 여자에게 보내는데, 여자는 다시 한다발의 생화를 남자에게 보낸다. 만일 받은 꽃이 홀수이면 여자측이 동의한다는 것이고, 받은 꽃이 짝수이면, 남자측을 거절한다는 의미이다.

 

착벽담혼(鑿壁談婚)

 

귀주 여파(波)의 흑고요족(黑瑤族)의 사람들은 여자가 16,7살이 되면, 부모는 그녀를 단독으로 대문곁의 "담혼방(談婚房)"으로 옮겨 거주하게 한다. '담혼방'은 바깥벽과의 사이에 자그마한 구멍을 만들어 놓는데, 이것을 '담혼동(談婚洞)'이라고 부른다. 여자가 마음에 들면, 남자는 한밤중에 여자를 깨워서 두 사람은 '담혼동'을 통해서 벽을 사이에 두고 연애를 하는 것이다. 만일 여자측도 마음에 들면, 계속 논의해서 혼인을 진행하고 그렇지 않으면 얘기를 그만두게 된다.

 

혼전실습(婚前實習)

 

대만의 아미족(阿美族) 남녀는 일정기간 연애를 하고 나면, 여자측이 남자의 집으로 가서 한동안 일을 해주게 되는데, 이를 "미달별(米達別)"이라고 부른다. 그 뜻은 결혼전의 한 난관이라는 의미이다. 이 풍습은 여성의 가정에서의 지위에서 비롯되었다. 관례에 따르면, 아미족 사람들은 가정경제생활과 집안 일을 모두 주부가 책임지는데, 결혼전에 여자가 남자네 집으로 가서 '실습'을 하는 것은 애정을 공고히 할 뿐아니라 여자가 집안살림을 제대로 꾸려갈 수 있을지를 시험하고 단련시키는 의미가 있다. '실습'기간동안 여자는 남자집에서 함께 먹고 함께 일하지만, 잠은 자기 집으로 돌아와서 잔다. 실습기간의 장단은 남자집에서 결정하는데, 2,3개월에서 1년까지 서로 다르다. 만일 실습기간동안 남자집에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드시 충분한 이유를 제시하고 일정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아주 적고, 대부분은 순조롭게 관문을 넘겨서 결혼에 이르게 된다.

 

남자출가(男子出嫁)

 

광서의 서림(西林), 전림(田林) 일대의 산지에서는 지금까지도 옛날식의 '데릴사위'풍습이 전해져 온다. 남자가 여자네집으로 장가드는 것이다. 자손은 모친의 성을 따른다. 아들, 딸이 모두 있는 집안에서도 아들은 장가보내고, 딸이 사위를 맞이하게 된다. 데릴사위풍속은 남자측에서는 혼인에 필요한 준비는 전혀 하지 않고, 모두 여자측에서 준비하게 된다. 결혼하는 날 밤에 여자측의 성씨를 사위에게 주어 사위는 성을 바꾸게 된다. 사위와 여자집의 같은 배분사람은 형제간으로 칭한다. '매부' '제부'와 같은 칭호는 금기시된다.

 

주가영친(酒歌迎親)

 

호남성 성보묘족(城步苗族) 자치현과 광서 용승(龍勝)지방에서는 묘족청년이 결혼할 때, 쌍방에서 반드시 가수를 한명씩 초청해야 한다. 그리하여 여자집에서 주가(酒歌)를 부른다.  주가는 고정된 곡조와 가사가 있으며 모두 360행이며, 15000자이고 9개 부분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하루밤낮을 부르게 된다. 첫부분은 "난문가(門歌)"로서 남녀측의 가수가 산채문앞에서 서로 겸손과 감사의 말을 건네는 것이다. 둘째부분은 "십절(十切)"로서 쌍방이 10곡을 서로 부르는데, 각 산채와 족속의 풍속을 반영한다. 셋째부분은 "마야진지(爺陣地)"로서 묘족의 기원과 이주과정을 서술하는 노래이다. 네째부분은 "결친로(結親路)"로서 묘족의 혼인의 기원과 범위를 설명하는 것이다. 다섯째부분은 "삼대근기(三代根基)"로서 쌍방의 조상3대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여섯째부분은 "봉친(鳳親)"으로 혼인에 이르게 된 경위를 설명한다. 일곱째 부분은 "과정(過定)"으로 쌍방의 가수는 어른의 말투로 신랑,신부에게 훈계하는 내용이다. 여덟째부분은 "사주가(謝主家)"로서 남자측 가수가 남자측을 대신하여 여자측에 감사하는 내용이다. 아홉째부분은 "용선가(龍船歌)"로 가장 뛰어난 부분이다. 매 곡을 노래할 때마가 사람들은 뒷쪽을 따라불러서, 아주 요란하다. 주가를 다 부르고 나면 영친하는 사람들이 신부를 맞이해서 웃으면서 돌아가게 된다.

 

담리변색(談離變色)

 

동북지방의 다오얼(達斡爾)족은 남자가 결혼할 때, 반드시 태양이 떠오를 때 신부를 맞이해야 한다. 이는 새로운 가정이 떠오르는 해처럼 영원히 행복하고 아름답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다오얼족은 이혼을 아주 불길한 일로 여겨서 이혼의 '이'자만 꺼내도 안색이 변한다. 속담중에도 "이혼장을 쓴 곳은 3년간 풀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만일 남자측이 이혼을 고집하게 되면, 반드시 의식을 거행해야 한다. 의식은 여자집에서 주최하는데, 남편은 땅위에 엎드리고, 처는 남편의 목을 지나간다. 그 후에 남자집의 부뚜막과 굴뚝에 백포(白布)를 덮는다. 그 의미는 남편이 이미 죽었으므로 정식이혼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