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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진평)

진평(陳平) : 진평이 없었다면 유방은 몇번이나 죽었을까?

by 중은우시 2006. 9. 28.

작자: 진측의(陳則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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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조 유방이 천하를 얻을 때 그의 휘하에는 인재들이 많았다. 소하, 장량, 한신등 "한초삼걸(漢初三傑)"을 제외하고도, 일찌기 "육출기모(六出奇謀, 여섯번에나 교묘한 계책을 내놓음)"의 진평이 있다. 그는 재주가 많고 계책이 많아 유방을 위하여 많은 공로를 세웠다. 그리하여 진평은 한나라 초기에 곡역후에 봉해졌으며, 문제때에는 우승상에 오르고, 나중에는 좌승상이 되었다. 진평이 없었다면 유방은 몇번을 죽었을지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

 

진평의 일생은 전설적인 면이 있다. 그는 원래 작은 것은 따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고 "형수를 훔치고, 금을 받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역사학자인 채동번 선생이 고증한 바에 의하면 그가 "형수를 훔쳤다"는 것은 유언비어라는 것이다. 그의 형수는 그와 사이가 계속 나빴으므로 둘 사이에 무슨 관계가 발생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금을 받았다"는 점은 확실히 근거가 있다. 처음에 유방에게 의탁했을 때, 유방은 그를 도위 겸 장호군에 임명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질시했고, 그에게 뇌물을 바쳐서 시험하려고 했다. 그러나 진평은 뇌물을 다 받았다. 유방은 이로 인하여 진평을 멀리하거나 꺼리지는 않았고, 오히려 금은을 그에게 주어 사용하도록 하였다. 이것은 유방이 천하를 얻은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그에게 남다른 점이 있었다는 것도 말해 준다. 진평과 한신은 모두 원래 항우의 밑에 있다가 나중에 유방의 수하가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진평은 '육출기모'를 통하여 여러차례 유방을 구해주었고, 한신은 유방을 위하여 동분서주하며 천하를 도모했고, 유방이 천하를 얻는데 대단한 공로를 세웠다.

 

진평이 유방을 도운 것에 대하여 역사책에서는 육출기모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제일계: 적군의 장수에게 뇌물을 주어 반간계를 실시하여, 항우와 충성심이 강한 종리매등 대장들과의 사이를 갈라놓는다.

 

제이계: 고의로 항우의 사자를 홀대하여, 항우와 범증의 관계를 이간시킨다. 이로 인하여 용맹하지만 지략이 없던 항우는 범증에게 의심을 품기 시작하고 결국은 범증이 항우를 떠나가게 된다. 이로써 항우는 가장 유력한 참모를 잃게 된다.

 

제삼계: 여자를 성에서 내보내서 유방이 기회를 틈타 도망치게 하였다. 이것은 직접적으로 유방을 구해준 기모의 하나이다. 유방이 항우에게 몰려 형양에 갇혔는데, 안에는 양식이 전혀 남아 있지 않고, 바깥에는 구원병이 전혀 없었다. 먼저 기신이 스스로 유방을 대신하여 나가서 죽고, 나중에 진평이 계획을 세워서 수천명의 여자들을 성밖으로 내보내서 항우의 병사들이 주의를 산만하게 만든 후에 유방이 다른 성문으로 도망칠 수 있게 했다.

 

제사계: 유방을 일깨워 한신을 제왕에 봉하도록 한다. 이로써 한신은 죽을 힘을 다해서 유방을 도와 항우를 무너뜨린다.

 

제오계: 운몽산에 유람가는 것으로 가장하여 한신을 체포한다. 유방이 황제가 된 후, 자기와 뜻이 다른 자를 제거하고자 한다. 공로가 가장 컸던 한신은 가장 먼저 제거할 대상이었다. 그러나, 한신은 백전노장의 장수이고, 병사를 다루는 것이 뛰어났다. 잘못하면 한신이 반란을 일으키게 되고, 그렇게 되면 결과를 보장받을 수 없었다. 진평은 유방이 핑계를 대어 한신의 관할구역인 운몽산을 순시하는 것으로 하여, 한신을 속여 유방을 배알하도록 하며, 그 기회를 틈타서 체포한다.

 

제육계: 유방이 흉노를 토벌하러 갔다가 흉노의 모특선우의 40만대군에게 백등산에서 포위당한다. 유방은 여러 차례 포위망을 뚫고자 하였으나 모두 실해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하에서 진평은 사람을 보내어 모특선우가 총애하는 비에게 많은 재물을 갖다 바친다. 그러면서, 절색미녀의 그림도 한 장 같이 바친다. 그리고, 곧 한나라는 투항할 것이고, 투항한 후에는 모특선우에게 이 미녀를 바칠 것이라고 한다. 여인의 질투심을 이용하고자 한 것이다. 과연, 그 비는 재물을 탐하였을 뿐아니라, 미녀를 바치면 자신에 대한 총애가 옮겨갈 것을 두려워하여 모특선우 앞에서 갖은 말을 다하여 유방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마침내 모특선우가 유방을 봐줘서 귀국할 수 있게 된다.

 

진평이 여섯번이나 기묘한 계책을 세워서 유방을 보호하였으니, 그 공로가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공을 내세워 오만하지 않았고, 깊이 숨어서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서 유방이 천하를 얻은 후 공신들을 죽일 때도 자신을 완전히 보전할 수 있었고, 여후가 정권을 장악하고서 여러 사람을 죽일 때에도 해를 입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 나중에 진평은 주발을 도와 여씨의 난을 평정하는 공을 세우고, 중신이 된다. 나중에 병으로 죽었으니, 행복한 편이었다. 그러한 난세에 뛰어난 지혜를 가지고 스스로의 길을 헤쳐나갔으니,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