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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해외투자

이탈리아 프라토: 원산지세탁의 비조?

by 중은우시 2025. 4. 24.

글: 자유시보(自由時報)

CNN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경찰은 2025년 4월 14일 저녁 중국인 부부가 로마의 길거리에서 근거리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측의 초보적인 수사에 따르면, 이 사건은 현지 중국인방직업자와 물류세력범위쟁탈전을 벌인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국내에서 중국계 마피아문제는 날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여러 이탈리아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토스카나지구의 프라토(Proto)에는 많은 중국방직업자가 있다. 프라토의 검찰관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들어 중국범죄조직은 방직물류업의 독점권을 쟁탈하기 위하여, 소위 '옷걸이전쟁'을 전개했다. 이는 아마 이번 중국인부부가 총살된 원인일 것이다.

프라토는 이탈리아의 유서깊은 소도시로, 중국의 제3대도시이다. 로마와 플로렌스 바로 다음이다. 원래는 고품질의 방직업으로 유명했는데, 글로벌화와 이민붐이 불면서 '중국제조'의 유럽내 특이한 미니어처가 되었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프라토는 조용히 바뀌게 된다. 중세기건축과 거대한 성당의 그림자 아래에서, 공장들이 밤을 새워 돌아가고,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전통적인 이탈리아장인이 아니라, 중국에서 온 이민자들이었다.

그들은 이곳에 거의 완전히 독립적인 경제체계를 구축한다. 원재료수입, 제조, 포장, 운수, 그리고 판매까지 모두 중국인들이 처리한다. 그들이 생산한 것은 "Made in Italy"라는 레테르를 붙인 염가의 패션제품들로, 전유럽, 심지어 중국에까지 판매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소도시는 어떻게 '중국제조'에 기생하게 되었을까?

프라토 공업단지에는 이탈리아어와 중국어로 쓴 입간판을 볼 수 있다.

프라토방직업의 몰락과 원저우이민의 유입

프라토의 방직업역사는 중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도시는 Bisenzio강에 인접해있고, 정교한 수공업을 자랑하며 점차 양모를 위주로 한 방직업을 발전시켰다. 20세기 중엽, 프라토는 유럽에서 가장 크고 가장 중요한 재생방직업중심중 하나가 된다. 고급주문제작의복에서 수공업양모코트, 그리고 디자이너브랜드의 옷감샘플까지, 프라토는 핵심고리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이르러, 글로벌화와 염가노동력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현지공장은 더 이상 높은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프라토의 젊은 세대들은 가족기업을 승계하고 싶어하지 않았고, 시장도 점차 가격중심으로 바뀌면서, 프라토의 전통산업은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1990년중반, 최초의 중국이민은 주로 저장성 원저우(溫州)에서 프라토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처음에 저급노동에 종사했다. 그러나 금방 이 도시의 빈틈과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 대량의 버려진 공장, 이용가능한 옛날 기계, 그리고 여전히 'Made in Italy"라는 브랜드의 강점까지.

<독일의 소리>의 보도에 따르면, 프라토의 현지 고용주연합회 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한 후, 많은 프라토의 의류공장은 '종말'을 맞이했다. EU의 현지제조업체에 대한 무역보호가 점차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고품질의 의류생산에 종사하던 공장들이 외국의 염가상품과의 경쟁에서 밀려 감원하게 되었을 때, 중국에서 온 기업가들이 버려진 이탈리아의 창고를 임대하여 자신의 공장을 건설한다. 점점, 프라토의 중국인은 많은 이탈리아기업이 갖지 못한 속도, 효율과 높은 생산력을 갖추게 된다.

극히 단기간내에, 이들 중국이민자들은 수천개의 소형 의류공장을 건립했다. 그들은 밤낮으로 일했고, 가족구성원들이 함께 일하며, 거의 외부인을 고용하지 않았다. 그들의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고, 생산도 신속하여, 이탈리아 본토와 유럽 중저븍의류시장을 파고 들었다. 이들 공장은 표면적으로 합법적이지만, 실제운영에서 왕왕 불법노동, 세금포탈, 환경오염등의 문제를 낳았다. 그리하여 여러 차례 정부의 조사와 벌금을 받는다.

프라토는 방직업전통도시에서 염가의류도시로 변신했다.

프라토는 지금 거의 "두 도시"와 같다. 한쪽은 점차 쇠락하는 전통적인 이탈리아산업이 있고, 다른 한쪽은 고속운전, 독립운영되는 중국제조경제체가 있다. 양자간에는 교류가 거의 없고 각자 발전하고 있으며, 심지어 서로 적대시한다.

이탈리아 노동조합과 현지기업은 중국이민자들이 불법노동력을 사용하여 시장질서를 파괴시킨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중국업자들은 그들은 기회를 잘 이용해서 현지인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은 산업의 빈틈을 메우고 있다고 반박한다. 한 중국공장주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았고, 그들이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프라토는 이탈리아 방직업의 전통도시에서 염가의류도시로 변모했다. 이는 현지인들의 보편적인 불만을 사게 된다. 그들은 자신의 땅에서 중국인들에게 패배했다고 원망한다. 중국인들은 자신의 기업을 건립하고 중국에서 값싼 원단을 수입하여 가격을 낮추었고, 자신의 방식으로 이탈리아인들을 이겼다.

프라토의 구성벽 바깥은 이전에 녹음이 우거진 대로였는데, 지금은 번화한 차이나타운이 되었다. 중국음식점, 이발소, 학교, 여행사가 있고, 청소년들이 공원에서 태극권을 수련한다. 프라토의 중국인 규모는 5만명을 넘어, 전체 유럽에서 중국인이 가장 밀집해서 거주하는 도시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이 방대한 이민집단은 현지사회에 융합되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언어가 통하지 않고, 생활방식도 다르며, 경제도 폐쇄되어 있다. 그리하여 중국과 이탈리아 두 민족간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현지인들은 도시가 '점령당했다'고 여기고 있고, 중국이민이 현지문화, 법치와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차별당하고 배척당한다고 여기며, 공동활동에 참가하기를 원치 않고, 현지인들과 교류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런 대립은 프라토를 경제적으로 이중도시가 되게 만들었고, 사회와 심리에서 단열점이 되었다.

프라토 중국인의 2/3는 불법이민이다.

<독일의 소리>는 이렇게 보도한 바 있다. 프라토의 지방정부통계에 따르면, 현지 중국인의 2/3는 불법이민자들이다. 현지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거의 90%의 중국인공장은 서로 다른 형식으로 법률을 위반한다. 여기에는 중국에서의 밀수품사용, 세금탈루, 위생법규 및 노동법규위반등이 포함된다. 2013년 12월, 한 중국인방직공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는데, 공장내에서 골판지로 구분된 방에서 잠자던 노동자 7명이 사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60%의 중국공장은 겨우 2년만 운영하다가, 자주 문을 닫고 다시 이름을 바꾸어 새로 시작한다. 이는 세무기관의 조사를 피하기 위함이다. 그외에 3개월 여행비자로 입국해서는 몇년간 머물면서 충분한 돈을 벌지 않으면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중국공장내의 노동자들은 하루의 근무시간이 12시간 내지 16시간에 이른다. 공장내의 허름한 곳에서 거주하여, 생활여건이 극히 열악하다. 일부 노동자들은 고용주가 생활편의를 제공한다. 숙식, 음식 및 의료까지. 이런 제도는 그들로 하여금 벗어날 수도 없고, 항의할 수도 없게 만드는 일종의 현대 경제구금이다.

2024년, 이탈리아경찰은 조사를 거쳐 전세계최대의 명품브랜드집단인 LVMH 산하의 핸드백브랜드 Dior의 이탈리아제조업체가 중국업체에 외주를 주고 있고, 중국수급업체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불법노동자를 고용할 뿐아니라, 노동, 건강 및 안전법규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한다.

EU는 "Made in Italy" 원산지제도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하다.

이런 현상에 직면하여 이탈리아정부는 여러 차례 단속활동을 벌였다. 불법공장의 조사 및 폐쇄, 불법이민자축출, 근무장소의 안전기준제고등등. 그러나 이런 수단은 겉만 다스리는 것이지 속까지 건드리지는 못하고 있다.

EU는 "Made in Italy" 원산지제도에 대한 개혁을 논의한 바 있다. 제품이 이탈리아에서 제조되었을 뿐아니라, 더더욱 일정비율이상의 현지재료와 노동력이 참여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브랜드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은 중소형기업의 생존공간을 더욱 축소시키고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비록 갈등이 있지만, 여전히 소수의 이탈리아-중국 합작에서 성공한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디자이너가 주도하고, 중국공장이 생산하는 브랜드가 품질과 가격간에서 균형을 이루고 또한 문화적인 이해와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또 다른 젊은 중국이민자들은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현지의 정치와 지방사무에 참여하면서 이전의 고착된 이미지를 바꾸어 새로운 세대의 프라토를 만들고자 시도한다.

프라토라는 이 작은 도시는 당금세게가 글로벌화, 이민, 노동권익과 문화인식사이에 복잡한 문제가 숨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일종의 수요, 정책, 경제구조가 서로 결합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