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여천(旅泉)
현대한어 속에 70%에 달하는 단어는 일본제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중국인들이 매일 입을 열어 얘기를 하거나, 붓을 들어 글을 쓰게 되면 그것은 바로 일제를 쓰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학, 간부, 사회주의, 시장, 인권, 특권, 배경, 화석, 환경, 예술, 의학, 교류, 부정, 긍정, 가설, 고조, 해방, 공급, 설명, 방법, 공동, 계급, 공개, 희망, 법률, 활동, 명령, 실종, 투자, 항의, 화장품, 은행, 공간, 경찰, 경기, 경험, 경제공황, 현실, 원소, 건축, 잡지, 국제, 시간, 시장, 실연, 종교, 집단, 신문기자, 단백질, 추상, 통화팽창, 전자, 전보, 전화, 전염병, 도서관, 비극, 부인, 무대, 밀월, 본질, 무산계급, 영해, 영공, 영토, 냉전, 논단, 비평, 등등등등.
심지어 우리가 인터넷에서 쓰는 많은 유행어들 예를 들어, "폭소(爆笑)", "사진집(寫眞集)", "한(汗)", "급력(給力)"등도 일본에서 온 것이다.
이들 일제는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 서방열강에 동아시아에 출현했을 때, 일본사회가 받은 자극은 중국보다 훨씬 컸다. 일본은 '개혁개방'에서 중국보다 한 걸음 앞섰다. 그리하여 서방의 과학기술정치법률지식을 대량으로 흡수한다. 다만, 당시의 가타카나로 읽는 방법이 아직 확립되지 않아서, 서방문헌을 번역할 때 한자에 주로 의존했다. 그리하여 당시 일본인들은 일본한자의 의미로 많은 단어를 만들어 낸다. 비록 한자는 중국것이지만, 일본인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단어는 중국의 것이라고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일본인이 중국의 희토류를 가지고 가서 과학기술제품을 만들어냈으면, 그것은 일본산이지 중국산은 아니다.
그렇다면, '일본산'은 어떻게 중국에 도입되었는가? 메이지유진 이전에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문화를 수입했었다. 그러나 메이지유신이후, 특히 청일전쟁이후, 중국이 일본에서 거꾸로 문화를 수입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일본산이 한어에 넘쳐나게 된 시작이다. 청일전쟁이후, 중국인들은 일본에 대량으로 유학을 가고, 강국의 길을 찾게 된다. 일본인들이 새로 만든 단어도 중국으로 가져오게 된다. 예를 들어, 최초의 중문판 <공산당선언>은 바로 이대쇠(李大钊)가 일본인의 번역본을 다시 중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그 중문번역본에는 많은 일본산용어가 섞여 있다. 오늘날의 번역본에도 여전히 일본산이 넘쳐난다. 예를 들어, "공산당"과 "선언"도 일본어에서 온 것이다.
한어는 그렇게 풍부한데, 왜 자신이 직접 서방서적에서 번역하는 단어를 찾지 않고, 일본인이 번역한 단어를 썼을까?
당시에도 대량의 일본어휘가 중국에 들어오는 것에 대하여 어떤 사람은 반대했다. 중국학자들도 고한어로 서방국가의 과학저작을 번역하고자 시도한 바 있다. 엄복(嚴復), 양계초(梁啓超)는 economics(경제학)을 '계학(計學)' 혹은 '자생학(資生學)' 혹은 '부국학(富國學)'으로 번역하고자 했고, philosophy(철학)을 '이학(理學)' 혹은 '지학(智學)'으로 번역하고자 했으며, sociology(사회학)을 '군학(群學)'으로 번역하고, physics(물리학)을 '격치학(格致學)'으로 번역하고자 한 바 있다. 이렇게 고전에서 근거를 찾고, 고대한어에서 대응하는 번역용어를 찾는 방식은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이 두 가지 단어는 한동안 공존하다가 결국 일본에서 만든 단어가 최종적으로 승리하게 된다. 양계초도 부득이 '경제학' '철학' '사회학' '물리학'등 일본산용어를 그대로 쓰게 된다. 중국인들은 일찌기 직접 서양단어를 음역하여 쓰고 일본용어를 쓰지 않으려고 한 적도 이싿. 예를 들어, 5.4운동이전의 문헌중에는 덕모극랍서(德謨克拉西, democracy)'와 민주가 나란히 쓰였다. 그러나 결국은 민주가 덕모극랍서를 이긴다.
일본은 계속하여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서 계속 중국으로 유입되었다. 현대한어중에서 일본산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그리고 계열을 이루게 되었다:
어미에 "화(化)"가 들어가면 대부분 일본산이다: 다원화, 대중화, 공식화, 전기화, 혁명화....
어미에 "염(炎)"이 들어가면 대부분 일본산이다: 기관염, 관절염, 위염, 장염....
어미에 "력(力)"이 들어가면 대부분 일본산이다: 생산력, 소비력, 상상력, 노동력, 기억력....
어미에 "성(性)"이 들어가면 대부분 일본산이다: 가능성, 우연성, 방사성, 원칙성, 창조성....
어미에 "적(的)"이 들어가면 대부분 일본산이다: 대중적, 자연적, 필연적, 우연적, 비밀적.....
어미에 "형(型)"이 들어가면 대부분 일본산이다: 신형, 유선형, 표준형....
어미에 "론(論)"이 들어가면 대부분 일본산이다: 방법론, 유물론, 인식론, 결론, 추론.....
어미에 "관(觀)"이 들어가면 대부분 일본산이다: 주관, 낙관, 비관, 세계관, 우주관....
어미에 "법(法)"이 들어갸면 대부분 일본산이다: 변증법, 분석법, 귀납법.....
만일 철저히 현대한어에서 일본산을 없애려면, 반드시 현대한어를 reinvent해야 한다. 왜 'reinvent'라고 하고 '발명'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것은 '발명'이라는 단어도 일본산이기 때문이다. 고대한어에는 '발명'과 같은 의미를 가진 용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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