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무사생비(无事生妃)
2017년 크리스마스이브날, 미국의 매사추세츠주 렉싱턴의 한 평범한 중국계이민가족은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미국으로 온 수천수만의 중국이민자들과 비슷하게, 위하오양(于浩洋)은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와서 공부를 하고, 졸업후에는 괜찮은 일자리를 구해 미국에 정착했고,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았다. 회사에서 몇년간 일한 후 위하오양은 나인투파이브의 샐러리맨생활에 더 이상 만족하지 못하고, 심사숙고끝에 원래 회사를 떠나 자신의 회사를 설립한다. 작은 회사에 비록 직원은 그 혼자뿐이었지만, 위하오양은 자신의 재능과 노력으로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위씨가족은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대표적인 사례라고.
그러나, 즐겁게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던 위씨가족은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것을.
크리스마스전의 한주동안 위하오양에게는 경쟁회사가 있는데, 그보다 규모가 커서 직원이 20명쯤되는 소규모회사였는데, 미국 상무부에 위하오양을 고발한 것이다. 경쟁회사는 이렇게 말했다. 위하오양의 회사는 짧은 시간내에 적지 않은 제품을 출시했는데, 이건 비정상적이다. 그들은 거기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그리고 그들은 위하오양의 반도체칩은 수출입제한을 받는 등급의 반도체칩이라고 보았다.
2018년 1월
상무부는 반도체가 수출제한을 받는다는 감정보고서를 받는다(이 감정서는 문제가 많다. 뒤에 상세히 설명하겠다). 원래 이건 그저 보통의 비지니스리서치였다. 그러나, 역사의 수레바퀴는 굴러가고 있었고, 이 사건의 방향은 전혀 달라지게 된다.
2018년 3월
미중무역전이 개시된다.
2018년 11월
미국정부는 중국행동계획(China Initiative)를 내놓는다. 이 계획은 미국 법무부 국가안전국이 시행을 책임지며, 전면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의 간첩을 제거하고, 미국과학기술이 중국에 절취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여러 중국계 학자들이 여기에 연루되어 가벼운 경우에는 사업이 모두 파탄났고, 중한 경우는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이런 배경하에서 "중국계" "반도체칩" "수출입" 이런 핵심용어가 나타나게 되니, 보통의 비지니스사건은 즉시 정치라는 가운을 걸치게 된다. 무역전이 일어난 다음날, 위하오양은 전식으로 형사입건되어 수사를 받게 된다.
그후 1년동안 위씨가족의 생활은 정상적으로 영위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몰랐던 것은 천라지망이 이미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일거일동은 실제로 24X7로 엄격히 감시받고 있었다. 그의 집앞의 전봇대에는 CCTV카메라가 몰래 그들의 일거일동을 녹화하고 있었고, 그들이 길가의 쓰레기통에 버린 쓰레기도 뒤져서 하나하나 분석했다. 심지어 엄마가 슈퍼마켓을 가서 쇼핑을 하거나 아이를 축구를 하도록 데려가는 것까지도 미행당했다.
비록 위하오양은 이미 미국국적을 취득했지만, 사건담당요원은 그가 그린카드를 받은 중국공민의 신분이라고 영장을 신청한다.
2019년 6월의 어느 조용한 아침, 위씨가족은 친척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가기 전날이었다. 20명의 FBI요원이 위씨의 주택을 급습하여 수색했고, 모든 전자제품과 회사설비를 압수했으며, 정식으로 위하오양과 그의 부인에 대한 조사와 심문을 개시한다. 위씨일가의 생활은 완전히 뒤집혔고, 이때부터 3년에 걸친 법정투쟁을 벌이게 된다.
2022년 5월, 위하오양의 사건은 정식으로 법원에서 심리가 개시된다.
비록 이 사건은 중국행동계획으로 시작된 것이지만, 진정한 기소장에는 스파이건은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과거 몇년간의 조사에서, 회사와 중국과의 아무런 연결점도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이미 그렇게 많은 시간과 인력, 물력을 들였으니, 검찰관은 아무런 성과없이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기소장에는 21건의 중죄를 적시했는데, 거기에는 이민사기, 전신사기, 불법수출과 불법상업기밀절취등의 몇가지 유형이 있었다. 그럼 도대체 무슨 죄로 기소되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이민사기라는 부분에 대하여 법관은 직접 법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기각한다. 전신사기는 일반적으로 전화, 메세지, 인터넷분야의 사기를 가리킨다. 검찰득의 기소장의 주요 논거는 이전에 자신의 영문이름을 쓰고, 법정 중문성명을 쓰지 않고 고객과 연락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법정주소를 UPS메일주소로 했다는 등 5개항목이었다. 이 5개항목의 죄목중에서 1개는 법정심리가 개시되기도 전에 기각되고, 나머지 4개항목은 배심원단에 의해 무죄로 판정된다.
개정때의 기소장에는 불법수출이 있었는데, 이건 처음에 의심했던 반도체칩의 중국으로의 불법수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었다.
조사과정에서, FBI는 중동고객으로 가장하여 위하오양에게 연락을 했고, 일부 수출제한에 근접한 반도체칩을 구매하려고 시도했다. 그들을 실망시킨 점이라면, 그들이 구매를 희망하는 성능요건이 수출제한의 상한에 근접한 것이었기 때문에, 신중한 위하오양은 그들의 구매요청을 거절했었다.
그후 검찰측은 위하오양의 회사가 수출제한급의 반도체칩을 불법수출했다고 기소한 것이다.
반도체의 분류와 수출제한은 아주 복잡하면서도 고도로 전문화된 것이다. 반도체칩에 대한 구체적인 성능시험방법, 수출감정의 정확성에은 심지어 상무부의 관련인사의 인원변동으로 복잡다단했다.
결국, 업계전문가의 진술서(affidavit)에서는 검찰측의 감정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다른 한편으로, 상무부에서 독립적으로 이 반도체칩의 데이타를 감정하여 얻어낸 결과도 그 업계전문가의 견해와 일치했다. 결국 검찰측은 이 이슈를 포기하고, 2020년의 기소내용에서는 이 부분을 삭제한다.
다만 위하오양의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측은 새로운 이슈로 기소를 한다.
법정심리때 말하는 불법수출이라는 것을 자신이 설계한 도면을 타이완의 생산업체에 보낼 때,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하오양은 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왔고, 이전의 회사에서의 실무이건 아니면 사후에 변호사가 여러 곳에 자문을 받아본 결과 모두 설계도면을 해외회사에 보낼 때 허가신청해야한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이때 부득이 다시 최초에 정부에 '고발'한 경쟁회사를 언급해야한다. 왜냐하면 이 사건을 조사한 인원은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업계지식은 많은 것이 고발한 경쟁회사로부터 얻어낸 것이다. 경쟁회사는 자신만만하게 FBI에게 말했다. 위하오양은 어떠한 허가증도 신청하지 않았으니, 법률에 위반한 것이라고. 그러나, 법정에 검찰측증인으로 나선 그는 반복해서 주장의 헛점이 드러나자, 결국 부득이하게 그들 회사도 수년전 설계도면을 프랑스의 생산업체로 보낼 때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었다고 인정하게 된다.
마지막 문제의 핵심은 상업기밀로 돌아간다. 위하오양은 원래회사에서 일하던 기간동안, 반도체설계도면을 자신의 google drive에 다운로드받았다고 기소된다. 그렇다면 법률적인 층면에서, 이것이 상업기밀절취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 논의된 것은 MMIC반도체칩이다. 설계가 복잡한 반도체칩 예를 들어 Intel의 CPU칩과는 달리, 이런 칩의 구조는 비교적 간단하다. 기술도 업계에서 여러 해동안 이미 성숙된 기술이다. 시장에서도 여러 구조나 기능이 유사한 칩이 많다. 원래회사도 특별히 패키징하지 않았으며, 이들 칩은 일단 판매하고나면 쉽게 현미경으로 칩의 회로설계를 볼 수가 있다. 그래서 변호사는 이미 매각한 칩은 상업기밀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관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검찰측의 전문가증인도 MMIC칩의 구조는 현미경으로 분석가능하다고 인정했다.
배심원단도 이 점을 인정했다. 이런 판단하에 12개의 상업기밀에 대한 기소중에서 11개의 칩에 관련된 기판매된 칩에 대하여는 상업기밀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다만 마지막 하나의 칩은 설계중의 원형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리고 위하오양회사의 칩의 판매일자가 원래회사의 발행일보다 앞섰다. 비록 위의 변호사는 위하오양회사의 대응한 칩의 설계도 다르고, 생산재료도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이 항목은 21개항목의 기소내용중 유일하게 유죄로 인정된다.
심리가 끝난 후, 위하오양은 죄를 벗어날 수 있는 중대한 발견을 하게 된다. 그는 internet archive에서 찾아낸다. 법정에서 검찰측이 제공한 원래회사의 칩발매일자는 제품의 정식판매일자이고, 그전에 반도체칩은 이미 사전구매의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전구매일자는 그의 회사에서 칩을 판매한 일자보다 앞선다. 이 점이 중요한 것은 법정에서 배심단이 얻은 정보에 따르면, 만일 위하오양의 회사에서 발매한 일자가 빠르다면 원래회사의 시장점유율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 점은 상업기밀을 확정하는데 필수요건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심리가 끝난 후, 위하오양의 변호사는 법관에게 의견을 제출하여, 5개의 논점을 제시하면서, 마지막 유죄로 인정된 부분을 뒤집어줄 것을 요청한다. 위하오양이 발견한 내용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법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위하오양의 법정투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당연히 좋은 소식도 있다. 위하오양의 재판이 끝난 몇주후 검찰측은 위하오양부인에 대한 기소를 조용히 철회했다. 알아야할 것은 이 3년에 걸친 소송의 영향은 위하오양 한명만이 아니라, 전체 가정에 미쳤다는 것이다. 사건이 시작되면서, 검찰측의 '오자'로 위하오양의 부인의 나이는 42세인데 22세로 적혔다. 그리하여 그들의 혼인에 대한 쓸데없는 추측들만 난무하게 만들었다. 위하오양부인까지 범죄혐의를 받으니 더욱 설상가상이었다. 그런데 위하오양부인에 대한 기소가 철회되었으니 가정에 일말의 희망이라도 생긴 것이다.
현재, 위하오양은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째, 이 사건은 처음부터 위하오양이 중국계이기 때문에, 간첩이라고 의심했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사건이 형사법정에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는 인종에 기한 선택적 법집행(selective enforcement)이므로 마땅히 취소되어야 한다고 검찰측을 설득하는 것이다.
둘째, 법정에서 정식 판결선고후 계속하여 상소하는 것이다.
아래의 견해는 필자의 관점이다:
이 사건을 연구하면서, 여러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소소한 경제사건에 대하여 그렇게 많은 인력을 들여서 조사했을까? 내 생각에 이건 그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고 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 China Initiative는 비록 끝났다고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중국계에 대한 요 몇년간 '원가착안(寃假錯案, 억울하고, 거짓되고, 잘못된 사건)'의 비율은 같은 류의 사건에서 비율이 엄청나게 높다. 그것 자체가 공민의 권익에 대한 침해이다.
뉴스보도를 보면, 체포된 많은 중국계의 사건은 처음에는 거창하게 떠들지만 뒤에 가서는 아무런 간첩행위도 발견하지 못하고, 그후에는 세금신고를 하지 않았다든지, 심지어 학교, NSF설비를 완비하지 않았다는 것과 같은 순수한 기술적인 것들도 자잘한 죄명을 엮는다. 아마도 그들이 완전히 피해자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한 사람의 모든 생활의 구체적인 부분들이 현미경처럼 살펴보게 되면, 몇명이나 그것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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