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예(謝銳)
한국랭킹3위인 변상일 9단은 인터넷에서 바둑팬들에게 "카쯔거(卡子哥)"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또 다른 바둑팬은 그를 "카황(卡皇)"이라고 부른다. 어느 이름이든간에 모두 인터넷에서 바둑팬들이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것이 전제이다.
변상일을 "카쯔거"라고 부르게 된 이유는 그가 처음 바둑계에 등장했을 때, 인터넷대국지 사용한 아이디가 "kobra"였다. 사람들은 그것을 줄여서 "카쯔(卡子)"라고 부르게 되었고, 나중에 "카쯔거"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별명인 "카황"은 비록 변상일이 열심히 하는 정도나 인터넷에서의 전적을 인정해서 붙여준 것이지만, 약간 부풀려진 측면도 없지 않다.
변상일에게 또 하나의 별명이 있다: 한국노모(韓國勞模). 노모는 노동모범을 줄인 말이다. 이 별명은 그가 바둑을 열심히 두는 것에 부합한다. 그가 두각을 드러낸 때부터 여러 바둑사이트에는 그가 마치 일벌처럼 바쁘게 바둑을 두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는 도처에서 중국고수들과 대국을 했다. 중국의 바둑고수들이 인터넷에서 연습바둑을 둘 때면, 항상 밤낮으로 그가 함께 있었다. 대국수가 많은 것이나, 정력이 왕성한 것으로 보면 정말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한샤오종(韓勺宗, 勺은 떡수라는 뜻이니 한국떡수왕이라고 할 수 있음)"으로 불리는 신민준 9단과 마찬가지로, 변상일에게는 대표적인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터넷대국과정에서 지나치게 마음대로 둔다는 것이다. 그는 자주 국면이 대치되고 승부가 아직 나지 않았는데 돌연 돌을 던지기도 하고, 혹은 이상하게 시간패를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관전자들을 당황시킨다. 고수들이 인터넷에서 대국을 하면, 항상 관전하는 바둑팬들은 포인트를 걸고 응원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변상일은 공인된 가장 신뢰할 수 없는 기사로 꼽힌다.
나중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변상일은 한쪽 귀의 청력을 상해서, 자주 컴퓨터에서 초읽기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여 시간패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그가 매일 고강도의 인터넷연습바둑을 두는 것은 실로 쉽지 않은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변상일은 대국과정에서 손빠르게 두는 것이 이미 습관화되었다. 설사 세계대회에서도 그것을 고치지 못했다. 2022년 삼성배준결승에서 그는 여왕 최정9단과 대국을 하였다. 원래 그에게는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그는 중반전투과정에서 마치 감각에 의존하여 '끼우는' 수를 두었고, 결국은 그 판을 지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짧은 몇수가 교환된 후, 최정의 승률은 90%이상으로 올라갔다.
당시 변상일이 계속 자신의 뺨을 때리는 동작은 삼성배의 잊기힘든 장면이 되었다. 3개월이 지나, 이번 회 농심배 제13국에서 많이 우세하던 변상일은 다시 손빠르게 두는 수가 나왔고, 몇수만에 90%가 넘던 승률이 한자리수로 떨어져 버렸다.
변상일의 손빠른 수가 습관이 된 것은 아마도 일년내내 인터넷에서 대국을 하던 습관때문일 것이다. 매일 인터넷에서 대국을 하면서 각종 모양에 대하여 익숙한 정도는 마치 근육이 기억하는 것같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초속기대국은 어쩔 수 없이 손이 쉽게 나가거나, 장고를 하기 힘들어지는 폐단을 낳게 된다. 삼성배에서 최정과의 바둑이든, 농심배에서 구쯔하오와의 바둑이든 변상일은 모두 자신이 손빠르게 둔 수로 인해 큰 댓가를 치러야 했다. 이것은 뺨을 몇번 때린다고 해결될 수 있는 고질병이 아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변상일이 항상 랭킹3위내에 들면서도 지금까지 한번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을 설명할 수가 없다. 세계대회는 말할 것도 없고. 2022년 중국갑조리그에서 변상일은 처음으로 롱위안밍청항주팀에서 뛰었다. 전적은 13승 4패로 상당히 뛰어나다. 그러나 그가 주장으로 나선 것은 겨우 3판이고 2승1패이다. 이것이 바로 그의 현상이다: 일류고수의 반열에 올랐지만, 최정상급과는 시종 지척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만년2위'로.
구쯔하오가 박정환의 2연승을 끝낸 후, 어떤 바둑팬은 인터넷에서 변상일이 '증정품'이 될 것이라고 에언했고, 불행히도 그 말이 들어맞았다. 변상일은 손빠르게 두는 폐단을 버리지 않는 한, 만년2등의 지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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