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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이홍장)

이홍장(李鴻章)의 부모 이야기: 오누이간의 결혼

by 중은우시 2023. 1. 26.

글: 동감역사(動鑒歷史)

 

청나라말기, 안휘(安徽) 합비(合肥)에서 일어난 이야기이다. 현지에 수재(秀才, 과거시험을 공부하는 학생의 통칭)가 있는데, 이름이 이전제(李殿弟)이다.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었고, 과거에 합격하여 공명을 세울 뜻을 가졌다. 그러나, 시운이 맞지 않아서인지 여러 해동안 준비했지만, 두번이나 모두 낙방하고 만다. 그러자, 이전제는 스스로 맹세를 한다: 이번 생에 절대로 다시는 과거시험을 치지 않겠다. 시험장에 들어가지 않겠다.

 

그때부터 이전제는 집에서 농사일에 전념하고, 아이들의 공부에 신경을 쓴다. 하루는 이전제가 밭에서 일을 할 때, 온몸에 붉은 반점이 난 여자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이때 이전제는 자신이 이전에 읽은 의학서적의 지식을 가지고 판단해보니, 이 여자아이는 분명 천화(天花, 천연두)를 앓아서 가족들이 버린 것이었다.

 

고대에 천화는 큰 병이다. 일반적으로 치유가 어려울 뿐아니라, 더욱 큰 문제는 전염된다는 것이었다. 마음이 선량하고 의술을 조금 알았던 이전제는 조금 생각한 다음 이 여자아이를 집으로 데려가서 치료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결정한다. 아마도 그 여자아이가 명이 길어서인지 이전제의 집으로 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신기하게도 건강을 회복한다. 그러나 유일하게 유감스러운 일이라면 얼굴에 마마흔적이 남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이전제는 그 여자아이를 양녀로 받아들여 이씨(李氏)로 삼는다. 그리고 집안의 아이들과 함께 길렀다. 평소에 아이들의 관계는 아주 좋았다. 어떤 때는 농담도 했다. 이전제의 아들 이문안(李文安)은 이 여동생을 "추매매(醜妹妹)"라고 불렀는데, 이씨는 그렇다고 한번도 화를 내지 않았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전제는 이 딸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된다. 자신이 어른이 되도록 길렀는데, 이제 혼인을 시킬 나이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얼굴에 마마를 앓은 흔적이 남아 있어서, 주위의 사람들 중에서 그녀를 데려가려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이때, 이문안이 스스로 나서서 이전제에게 말한다: "저는 여동생과 같이 지낸지 오래 되었고, 감정도 생겼습니다. 그녀를 처로 맞이하겠습니다."

 

이전제는 그의 말을 듣고는 이문안을 질책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아주 기뻐한다. 왜냐하면 두 아이는 모두 그가 크는 것을 보아왔고, 인품이나 성격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비록 평소에 오누이로 서로 칭했지만, 혈연관계는 없었다. 만일 아이들이 원한다면 혼인을 시킬 수 있다면 이전제로서는 기꺼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금방 이전제는 이문안과 이씨의 혼례를 거행한다.

 

혼인후, 두 사람의 애정은 아주 좋았다. 이문안이 남자이기는 하지만, 평소에 글을 읽기만 해서 몸이 강건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평소에 집안일은 모조리 이씨가 담당했다. 이에 대하여 이문안은 자신의 처이자 여동생을 잘 이해해 주었고, 더욱 그녀를 사랑한다. 

 

다행히 하늘도 노력하는 사람을 버리지 않았다. 이문안은 결국 과거에 급제하고, 관료로서도 순조로웠다. 그외에 이문안과 이씨는 8명의 자식을 낳는다. 각각 6명의 아들과 2명의 딸이다. 이 아이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바로 그들의 둘째아들 이홍장이다. 이홍장이 중국에 끼친 영향은 청말에서 민국시대까지 거의 100년에 걸쳐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