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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문화

"문명"과 "문화"의 5가지 구별

by 중은우시 2022. 9. 14.

글: 하회굉(何懷宏), 북경대학 철학과 교수

 

"문명"과 "문화"라는 두 용어는 의미가 가깝다. 어떤 때는 엄격하게 구분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예를 들어, 양수명(梁漱溟)은 바로 그렇게 사용했다. 다만, "문명"이라는 개념을 더욱 잘 파악하기 위하여 우리는 그래도 양자를 비교함으로써 더욱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첫째, "문명"은 "야만"에 상대적이다.

 

"문명"은 먼저 보편적인 역사과정을 의미한다. 그 범주는 일반적으로 단순채집, 수렵의 인류역사단계를 포함하지 않는다. 다만, "문화"라고 할 때는 원시사회의 문화를 가리킬 수 있다.

 

브로델이 말한 것처럼, 1874년 에드워드 텔러가 <원시문화>를 출판한 후, 인류학계에서는 "문화"라는 말로 원시사회를 묘사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현재는 우리가 일부지역의 고고학적인 발굴을 가리켜 "모모문화"라고 부른다.

 

현실의 일상언어사용에서, "문명"은 예의바르게 문명발전성과를 체현한다. 예의규범에 부합하며, 특히 잔인과 야만이 아닌 행위와 활동을 가리킨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완전히 도덕적인 평가만은 아니다. "문명"은 더더욱 행위예의방면을 강조한다. 내심으로 말하자면, 어떤 사상가가 보기에, 원시인은 아마도 더욱 마음씨가 단순하고 순박하여 "고귀한 야만인"이라고 본다.

 

둘째, 위와 관련하여 "문명"은 더욱 공통성, 보편성, 일반성을 강조하고, "문화"는 더욱 특수성, 차이성, 민족성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문명"은 "문화"와 비교하여, 더욱 큰 포용성과 커버리지를 가진다. 우리가 하나의 지역 혹은 사회, 민족, 종교를 '문명'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그 공통점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문화'를 얘기할 때는 자주 그 의미는 다원적이다. 

 

문화는 항상 복수이다. 과거의 문명은 상호분리되는 상황하에서는 역시 복수이다. 다만 지리적 대발견이후, 갈수록 동화되어, 우리는 '인류문명' 혹은 '지구문명'과 같은 개념으로 전체를 총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그것과 상대되는 것은 아마도 아직은 나타나지 않은 '외계문명'일 것이다.

 

셋째, "문명"은 반드시 '물질문명'을 포함하지만, "문화"는 반드시 그러하지는 않다.

 

"문명"과 구별하여 사용할 때, "문화"는 심지어 단지 '정신문화', '정신문명'만을 표시한다. 이것은 독일어문화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넷째, 그러므로, 이식방면에서, 문명의 성과는 문화의 성과보다 훨씬 쉽다.

 

이는 물질문명방면에서 더욱 그러하다. 다만 오래 시간이 흐르면, 그것은 정치구조의 ㅂ녀혁과 가치관념의 일치화에 영향을 준다. 마치 세계로 전파된 산업혁명도 민주제도의 건립과 물질추구관념을 상승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문명"의 전파는 "명(明)"이다. 알고난 후에는 금방 따라할 수 있다; 그러나 "문화"의 전파는 "화(化)"이다. 대체로 침투, 생장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섯째, "문명"은 확정된 역사이고, 대체적인 컨센서스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류문명은 1만여년전부터 시작되었다. 다만 인류문화는 그렇게 통일적이거나 명확한 역사가 없다.

 

바로 문명은 확정된 만년역사가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비로소 '문명의 양단(兩端)'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문명탄생의 일단과 문명현대의 일단.

 

결국, "문명"의 개념은 "문화"보다 더욱 넓다. 그리고 더욱 고정적이다. 혹은 반대로 말하자면, "문화"의 개념은 "문명"보다 더욱 세밀하고, 더욱 분산적이다.

 

이 두 가지 용어를 구별하여 사용할 때, 우리는 자주 '문화'로 '문명'의 정신적인 부분, 그다지 기물(器物)적이지 않은 부분을 표현한다. 

 

정신문화로서의 문명은 빠르게 이식되거나 유용될 수 없다. 단지 생장과 배양을 거쳐야 한다. 즉 '화'를 거쳐야 한다. 물질문명의 것들처럼 즉시 가져와서 '쓰거나' 혹은 '만들' 수 없다.

 

당연히, 물질문명(기물지학)이건 정치문명(제도지학)이건, 일단 '명'이 된 후에 즉시 가져와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물질제품과 정치제도의 뒤에도 내재된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술제품은 비록 상대적으로 모방하기 좋지만,  그 뒤의 과학정신과 혁신조건은 그렇게 쉽게 배워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도는 더더욱 그러하다.

 

현재, 우리는 개략 '문명'에 대하여 이렇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문명은 바로 일정한 수량의 사람들이 일정한 오랫동안 지속되고 정착하여 집단거주하는 물질생활의 기초를 갖추고, 일정한 정치질서를 형성하거나 형성중이며, 일정한 정신생활형태의 인류개화상태를 갖춘 것을 가리킨다.

 

즉, 문명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요소를 가진다:

 

하나, 물질문명. 여기에는 노동의 분업, 안정된 물질생활자원과 잉여수익 그리고 상당한 규모의 취락거주를 갖추어야 한다. 문명4의 마을처럼.

둘, 정치문명, 국가 혹은 국가의 원형이 출현하는 것 혹은 국가로 형성중이며 그중 일부 혹은 잠정적인 정치질서의 붕괴를 용납할 수 있어야 한다. 

셋, 정신문명. 정신의 내심생활이 있어야할 뿐아니라, 정신의 외재형태와 성과도 있어야 한다. 문자, 혹은 최소한 풍부하고 정치한 구두언어. 각종 유전되고 남겨질 수 있는 정신산물. 비교적 안정된 가치관념등.

 

그래야 우리는 그것을 '문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