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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중국의 대외관계

미국의 제재를 버티는 능력면에서 중국이 러시아보다 강할 것인가?

by 중은우시 2022. 5. 7.

글: 왕혁(王赫)

 

미국제재를 추적하는 플랫폼인 Castellum.AI의 통계에 따르면, 4월 22일까지, 러시아가 받는 제재항목은 이미 7천개가 넘어서, 북한, 이란보다 훨씬 많다. 그리하여 현재 제재를 가장 많이 받는 국가가 되었다. 그리고 이는 또한 지금까지 규모가 비교적 큰 경제체가 받는 최대규모의 경제제재라 할 수 있다.

 

대러경제제재의 영향은 절대로 북한, 이란에 대한 제재와 비교할 수 없다. 비교적으로 말하자면, 러시아의 GDP는 2020년 1.48조달러로 세계11위이며 1인당GDP는 10,127달러이다; 이란은 같은 해의 명목GDP는 6,357억달러이고, 1인당GDP는 7,550달러(IMF수치)이다; 북한은 2018년 GDP가 약 174.87억달러이고 1인당GDP는 700달러에 근접한다(UN수치).

 

그러므로, 미국, EU의 러시아제재의 효과과 후속영향은 여러 나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이 특히 긴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대러제재는 바로 리허설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중국이 타이완해협에서 전쟁을 일으킨다면, 분명히 유사한 제재가 뒤따를 것이다. 중국이 현재 주목하는 것은 (1) 그때가 되면 제재규모다 더욱 클 것인가 아니면 좀 적을 것인가? (2) 현재 어떻게 배치해서 대응해야 할 것인가? 바꾸어 말하면, 중국이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자신의 제재대항능력을 증강시키느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에 있어서 착안점은 이러하다: (1) 현행 대러제재의 틀을 중국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2) 중국에 대한 대응조치에서 미국은 어떻게 해야 제재의 위하력을 증강시킬 수 있을까?

 

이렇게 보면, 미국과 중국간에는 제재와 제재대응을 둘러싼 머리싸움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국제적인 국면(경제국면과 전략국면을 포함하여)의 재조정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심원하다.

 

제재와 제재대응계획의 기본포인트중 하나는 중국의 실력과 그 약점에 대한 평가이다. 대러제재와 비교해서 본문에서는 중국의 제재대응능력에 대하여 한번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중국의 "제재"경험은 러시아보다 많다. 냉전기간, 소련은 하나의 일체로 공산주의진영을 이루어, 서방과 대항했다. 소련과 동구의 몰락이후, 러시아는 서방과의 경제관계를 대거 발전시킨다. 한때 G7에 들어가기도 했다. 다만 2014년 크리미아사건이후 8년간 서방은 러시아를 제재하기 시작했고, 제재항목은 2,754건에 달한다. 그러므로, 푸틴은 러시아가 제재에 대한 대응경험이 풍부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건 중국과 비교하면 손색이 있다. 서방은 중국에 대하여 2번에 걸쳐 대규모 제재를 가했다. 제1차는 한국전쟁이다. 미국은 중국에 침입할 계획은 없었다. 그러나 모택동은 과감하게 출병한다. 미국은 세계를 이끌고 중국에 대하여 경제봉쇄를 실시한다. 1971년 4월까지. 즉 키신저가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하기 3개월전에 미국은 비로소 대중무역금수조치를 해제했다. 제2차는 1989년의 6.4사태이후, 20여개의 선진국이 대중제재를 실시했다. 제1차제재는 중국이 닉슨이 '포용전략'을 취하는 기회를 틈타 미국에 접근하여 최종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기실 1954년이후 국제제재는 크게 완화된다), 제2차제재는 중국이 경제를 이용하여 유혹함으로써 1992년 기본적으로 제재를 벗어날 수 있었다(여기에 중소관계정상화, 걸프전등도 기회를 제공했다).

 

둘째, 미국은 중국을 제재하면 치러야 하는 경제적 댓가가 대러제재때보다 훨씬 크다. 미러경제관계와 미중경제관계는 같은 수준이 아니다. (1) 2020년 러시아의 GDP는 미국의 7.1%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70%를 넘어선다. (2) 미국은 러시아의 10대수출국에 들어가지 않고 1년에 단지 200여억달러이다; 중국은 장기간 미국의 3대무역파트너국이었고, 미국상무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미중화물무역액은 5,601억달러이고, 미국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4,354.5억달러로 미국수입총액의 18.6%이다. 대중수출은 1,246.5억달러로, 미국수출총액의 8.7%이다. 즉, 미러경제전쟁은 어른이 아이를 때리는 식이라면, 미중경제전쟁은 기본적으로 비슷한 체급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미국이 동맹국들과 연합하여 중국을 제재하는 난이도가 러시아때보다 크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복심(腹心)이다.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영토완정은 서방냉전승리의 중요한 표지중 하나이다. 우크라이나는 EU와 NATO에 가입하기를 갈망하고 있다. EU는 계속하여 유럽일체화(러시아는 배제)를 꾀하며,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이번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EU를 겁주는데 실패했을 뿐아니라, 오히려 EU국가들과 원한을 맺었다. 그리하여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강도가 유례없을 정도이고, 러시아를 제[재하는 강도 또한 유례가 없을 정도이다.

 

만일 중국이 타이완해협에서 전쟁을 일으키면, EU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했던 것처럼 타이완을 지지해줄까? 이건 판단하기 쉽지 않다. 비록 EU와 타이완의 관계가 최근 들어 밀접해지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판단하기 쉬운 나라들도 있다. 영국, 일본, 호주는 미국에 협력할 것이다. 한국, 인도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아세안10개국은 아마도 중립을 지킬 것이다. 그외에, 중국이 타이완을 치는 동시에 인도, 남해에서 일을 벌이면, 그리고 김정은도 한반도에서 사건을 일으키면, 비로소 중국에 대하여 포위권이 형성될 것이다. 다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경제적인 각도에서 보면, 중국은 세계최대의 공업국, 화물무역국이다. 100여개국가의 최대무역파트너국이다. 중국은 또한 "일대일로"를 통하여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세력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제재에 곤란을 더해줄 것이다.

 

역사적으로 아시아의 공산주의세력을 억제하고, 중국과 북베트남의 세력이 남방으로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1955년 미국은 동남아조약기구(SEATO)를 추진한 바 있다. 아시아의 NATO라 할 수 있고, 일찌기 8개의 회원국이 있었다. 그러나 기구내부의 이견으로 효과적인 행동을 취하기 어려웠고, 결국 1977년 해산되었다.

 

이상이 3가지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기는 난이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사실상, 미중간의 경제, 과기, 국제영향력등등의 거대한 차이를 감안하면, 미국은 중국의 내재적인 약점을 잡아 제재에 성공하고, 중국의 대문을 활짝 열게 만들 수도 있다. 러시아에 비하여, 중국의 약점도 분명하다. 그리하여, 일부 논자들은 미국과 서방이 집단적으로 중국에 타겟제재를 가하여, 급소를 찌르면서, 여러가지 정교한 제재방식을 쓰면 부정적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고, 양패구상하는 결과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의 권력귀족계층은 미국에 개인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다. 러시아보다 훨씬 많다. 권력귀족계층을 정교하게 타격하면 중국의 정치계에 미치는 영향이 러시아보다 훨씬 클 것이다. 푸틴이 러시아의 권력을 장악한지 20년이 지났다. 그의 권력은 시진핑보다 훨씬 공고하다. 푸틴은 자신의 힘으로 권력을 잡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말하면 제약이 훨씬 적다. 시진핑은 자신과 공산당을 하나로 묶었고, 당을 이용하여 권력을 잡았다. 그리고 당내의 파벌투쟁이 극심하다. 시진핑을 제약하는 요소가 아주 많다. 시진핑은 3연임을 쟁취하는데도 힘이 든다. 푸틴처럼 장기집권하기는 쉽지 않다. 만일 미국이 중국의 권력귀족계층을 제재한다면 이는 중공내부에 폭탄을 투척한 것이나 다름없고, 결과는 아주 심각할 수 있다.

 

둘째, 러시아는 세계에서 첫손꼽히는 에너지, 원재료, 식량수출국이다. 미국도 제재할 때 이런 점을 꺼렸다. 그래서 부득이 러시아에 백도어를 열어주었다. 그러나 중국은 정반대이다. 에너지, 원재료 양식의 수입대국이다. 만일 공급체인이 단절된다면 중국은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셋째, 러시아는 미국, 서방, 세계와의 경제연계가 중국만큼 긴밀하지 않다. 상대적으로 말하면, 제재로 받는 충격이 적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는 미국, 서방, 세계와의 경제연계가 긴밀하고, 상호의존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다만 이런 의존은 비대칭적이다. 미국과 서방은 과기, 금융의 우세를 가지고, 중국을 정교하게 타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싱사건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미국의 완승이었음), 신뢰성도 있고, 효과도 좋고, 위력도 큰 것을 쓰면 자신이 받는 손해는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 어떤 논자는 이렇게 말한다. "과거 2,30년간의 글로벌화의 결과로 경제제재와 전쟁의 아주 비슷한 점이라면 사용하는 도구가 많아졌다는 것이고, 효과도 제고되었다는 것이다."

 

넷째, 미국이 러시아를 제재하는 3가지 핵심조치는 일부은행을 SWIFT에서 축출하고, 러시아중앙은행의 미국에 있는 외환보유고를 동결시키고, 러시아에 대한 최혜국대우를 취소했다. 만일 중국에 똑같은 수단을 쓴다면 중국은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효과는 치명적이다.

 

더욱 넓은 각도에서 보자면, 제재정책은 고립적으로 집행되지 않는다. 그 효과는 경제영역을 훨씬 넘어선다. 사실상, 중국의 현재상황은 격변전의 소련과 비슷하다. 경제가 쇠퇴하고(이미 미국을 초과할 가능성은 없다), 당내외의 각종 모순이 아주 크고, 백성들의 불만도 비등하여, 전체 사회가 화산입구에 앉아 있는 것같다. 만일 중국의 망동으로 미국의 제재를 불러온다면 아마도 화산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를 견디는 힘'에는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 중국의 제재를 견디는 힘이 러시아보다 강할지여부는 말하기 어렵다. 미국에 있어서, 필요할 때 중국을 제재하는 것은 전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단지 큰 정치결단력과 뛰어난 제재수단이 필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