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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그림

중국유화제일촌(中國油畵第一村) 다펀촌(大芬村)

by 중은우시 2021. 10. 6.

글: 中西ABC

 

미국의 마피아는 고도로 조직된 이탈리아계의 미국범죄집단이다. 이렇게 조직적인 범죄단체가 중국 선전의 한 작은 마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매년 마피아는 이 마을에서 수만폭 이상의 유화를 구매하고 있다.

 

FBI는 이에 대하여 오랫동안 수사를 해왔다. 한때 이를 마피아의 새로운 돈세탁방법이 아닌지 의심했었다. "마피아는 최근 10여년동안 대량으로 수준이 뛰어난 모조유화작품을 구매해왔다. 가장 많은 것은 다빈치의 <암굴의 성모>, 라파엘로의 <의자에 앉은 성모(Modonna della sedia)>, 그리고 램브란트의 <십자가에서 내려짐>인데 매년 거래금액이 300만달러에 이른다"

 

마피아의 내막을 알아내기 위하여 경찰측 끄나풀 조 루이스는 시카고범죄집단에 성공적으로 들어간다. 그는 여러 해동안 마피아가 유화를 구매하는 이유를 조사해낸다: 그것은 신입조직원의 입회의식에 쓰는 전통적인 프로세스라는 것이다.

 

비록 그 내용이 무슨 말못할 것은 아니었지만, 마피아의 '오메르타'때문에 그들의 입회의식을 외부인이 알 수는 없었다. 이탈리아경찰이 추적을 통해 그들의 입회의식을 촬여하면서 신비의 면사는 벗겨지게 된다. 

 

먼저, 마피아의 대부가 칼로 신입조직원의 손을 긋는다. 그리고 피를 천주교성인의 그림에 떨어뜨린다.

그 후에 신입조직원에게 맹세를 하게 한다: "너는 성인의 앞에서 피로 맹세하기를 원하는가, 영원히 규율을 지키고 가족을 배신하지 않겠는가?" 

신입조직원이 대답한다: "맹세합니다"

그후 대부는 그 그림을 불태워버린다.

"만일 네가 배신하면, 최후는 이 그림과 같이 될 것이다. 불 속에 태워지고, 지옥으로 가서도 편안히 쉬지 못할 것이다."

그후 신입조직원은 거의 타서 재가 된 그림을 받아들고 두 손으로 남은 불씨를 끈다.

이때 대부는 신입조직원을 안아준다: "성인이 너를 축복할 것이다. 나의 형제여."

 

FBI대변인에 따르면, 미국 각지의 마피아가 매년 받아들이는 신입조직원은 만명이 넘는다. 매년 입회의식에서 소모되는 유화의 가격도 250만달러가 넘는다.

"감옥에 있거나 방파간의 싸움이 있는 기간등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신입조직원이 입회할 때 반드시 엄격하게 19세기부터 전해져오는 표준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매번 그림을 불태워야 하니, 마피아도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선택한 것은 중간상을 통하여 중국에서 고품질의 모조품을 구매하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만든 고품질의 모조품은 1폭당 3,4천달러나 한다. 중국물건의 가격은 3,4백달러면 된다. 대량구매시에는 할인도 된다."

 

세계에서 제작되는 유화의 70%는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유화의 80%는 선전의 한 신비한 마을에서 만들어진다. 바로 다펀촌이다. "중국유화제일촌"으로 불리기도 한다.

FBI는 이렇게 말한다: "처음에 우리는 마피아가 그림을 사는 이유를 몰랐다. 다만 그림이 어디서 오는지는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모두 중국남방의 다펀촌이라는 곳에서 왔다."

"유화중간상이 마피아를 도와 중국의 공급자들에게 주문을 냈다."

 

선전의 다펀촌은 면적이 겨우 0.4평방킬로미터이다. 그러나 그곳으로 들어가면 독특한 예술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저명한 화가의 유명한 작품들을 볼 수 있을 뿐아니라, 국제유화시장의 추세도 알아볼 수 있다.

이곳에는 전국각지의 2000여명의 화가와 200여곳의 화랑이 모여 있다.

 

화랑에서 생산한 유화작품은 모두 국제시장에서 가장 유행하는 명화들이다.

통계에 따르면, 다펀촌에서 매년 생산하여 판매하는 유화는 100여만폭이다. 연간수출금액은 3000여만달러에 이른다.

다펀촌의 곳곳에는 유화를 파는 사람이 있다. 아무렇게나 촌민을 붙잡고 물어보면 모네나 램브란트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이다. 

 

그들의 일은 이미 공장의 생산라인에 비견할 수 있다. 다만 급여는 많지 않다.

"큰 폭의 수준높은 모조품유화는 유럽에서 1천여유로에 팔 수 있다. 그러나 화가는 겨우 수백위안밖에 벌지 못한다."

 

2016년 <중국반고호>라는 다큐멘터리가 상영되었고, 사람들은 다펀촌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다펀촌에는 외국유화뿐아니라 각종 인물화도 있다.

다펀촌의 많은 화가들은 기실 처음에는 도시로 일하러온 농민들이다. 회화의 기초는 전혀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스승에게 그림을 배운다. 색깔을 내는 법, 붓질하는 법부터 배우고, 나중에 그림을 모사한다. 1,2개월 훈련받으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이들 학생들이 숙련되고나면, 가족들과 고향사람들을 불러와서 같이 그림을 배운다. 그렇게 하여 전체 유화산업체인이 형성되는 것이다."

<중국반고호>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은 다펀촌의 자오샤오용(趙小勇)이다. 원적은 후난 샤오양(邵陽)이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자오샤오용은 10만폭이 넘는 반고호의 유화작품을 모사했다. 그리하여 '중국반고호'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다펀촌 구항(九巷)에 살고 있다. 자그마한 화실은 그가 모사한 반고호작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밤의 카페테라스>등등

 

1987년 중학교를 졸업한 자오샤오용은 선전으로 일하러 온다. 하루는 같이 일하는 친구가 다펀촌이라는 유화촌이 있다고 얘기해준다.

그 친구의 형이 다펀촌에서 유화를 그리고 있었다. 친구는 자오샤오용을 데리고 다펀촌으로 가서 구경시켜준다.

자오샤오용은 처음으로 유화창작의 전과정을 보았고,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맛본 느낌이었고, 느낀 바가 컸다.

그는 다펀촌에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유화를 그리는 것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는 같은 고향에서 온 10년경력의 화가를 스승으로 모시고 그림을 배운다.

개략 반년후에 자오샤오용은 독립한다. 그러나 첫 1년간 그의 그림은 전혀 팔리지 않았다.

 

나중에 한 고수가 방법을 알려준다. 전문적으로 한 화가의 그림만 모사해라. 반고호가 비교적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그림을 찾는 사람이 많으니까.

그리하여 자오샤오용은 문을 닫고 반고호의 그림을 모사하는데 집중한다. <해바라기> <밤의 카페테라스>, <별이 빛나는 밤>을 수백번 그린다.

 

아무도 찾지 않다가 2000년경부터 자오샤오용에게는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2000년 4월, 가장 많을 때는 그가 받은 주문이 2천여폭에 달하기도 했다.

비록 처음에는 반고호가 누구인지도 몰랐지만, 자오샤오용은 현재 이미 아주 정교하게 반고호의 작품을 모사해 낼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말한다: "나는 반고호의 모든 작품을 그려보았다."

<붓꽃> <해바라기>는 2만폭이상 그렸다.

이제 그는 반고호의 그림을 그릴 때 스케치도 필요없고 직접 화포(畵布)에 그린다.

자오샤오용은 현장에서 반고호의 <해바라기>를 그려보였는데 28분만에 완성했고, 이어서 22분만에 반고호의 <자화상>을 그려냈다.

 

그의 그림실력이 뛰어날 뿐아니라, 그의 처인 종자오춘(鍾早春)도 아주 뛰어난 반고호의 모조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종자오춘은 심지어 두 가지 일을 같이 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 TV드라마를 보면서, 다른 한편으로 <해바라기>를 그리는 것이다.

 

자오샤오용이 보기에 다펀촌은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그러나 좋은 곳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곳은 원근에 이름이 널리 알려저 있기 때문에 시장과 판로가 성숙되어 있다. 항상 그림을 사러 오는 사람이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만일 그림을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면 본전도 잃고 떠날 수밖에 없다.

 

<중국반고호>는 베이징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중외합작영화상을 받았고, 여러 유럽국가에서 상영되었다.

이 다큐멘터리가 상을 받으면서, 자오샤오용의 인기도 올라갔다. 그의 그림은 이전의 수백위안에서 가장 비싸게는 1만2천위안까지 올랐다.

"지금은 내가 보통은 붓을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1평방미터짜리 그림을 하나만 그리면 4천위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일평생 반고호의 그림을 모사했는데, 자오샤오용은 2014년 마침내 반고호의 진짜작품을 구경할 수 있었다.

2014년 8월, 자오샤오용은 네덜란드의 반고호박물관으로 간다. 거기서 자신이 무수히 모사했던 유화작품의 진짜를 보게 된다.

그는 호흡이 멎을 뻔했으며,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다. "다르다. 역시 다르다."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모사한 작품은 화가의 영혼이 없는 것같다.

 

현재의 다펀촌에 화가와 화랑은 전성기에 비하여 절반 정도로 줄었다.

지금은 포토프린팅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그림의 원가를 낮춰버렸다. 포토프린팅으로 만든 작품은 100위안이면 충분한데, 손으로 그리게 되면 300위안은 최소 받아야 한다.

자오샤오용과 일부 화가들은 이미 자신의 오리지날작품을 그리는 것으로 전환했다.

그는 말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깨닫고 있다. 화가는 반드시 오리지날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이것도 <중국반고호>가 이 산업에 준 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