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동동(東東)
고대 봉건사회에서 모든 사람은 황제가 되고 싶었다. 심지어 황제에 오르기 위해 처를 버리고 아들을 버리며 집안이 풍비박산나기도 했으며, 부자간에 원수가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황제에 오르는 길에서 사람들은 계속하여 앞 사람이 쓰러지면 뒷 사람이 뒤를 이어 계속 싸웠다. 한 사람이 황제에 오르게 되면 온갖 방법을 강구해서 장생불로하려고 했다. 그래야만 황위가 자기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장생불로는 불가능한 일이고, 생로병사는 황제라고 하여 예외가 아니다. 얼마나 오래 살지는 황제의 몸이 얼마나 건강한지에 달려 있다. 역사상 이런 황제가 있다. 태자의 자리에서 힘들게 19년을 버텼는데, 황제가 된지 1달만에 급사해 버린 것이다. 실로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바로 명광종 주상락이다.
주상락의 이름을 사람들이 잘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그에게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부친이 있다. 바로 만력제(萬曆帝) 주익균(朱翊鈞)이다. 그에게는 또한 아주 유명한 동생도 있다. 바로 복왕(福王) 주상순(朱常洵)이다. 주상락이 황제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그야말로 일파신산루(一把辛酸漏)이다.
주상락의 모친 왕씨(王氏)는 신분이 비천했다. 그저 보통 궁녀였을 뿐이다. 만력제가 한번 같이 잠자리를 해서, 왕씨는 회임을 했고, 황자 주상락을 낳게 된 것이다. 그리고 주상락은 만력제의 첫째아들로 태어난다. 그러나 모친의 신분이 비천하기 때문에 부황은 장남인 주상락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후궁의 주인은 만력제가 가장 총애하는 정귀비(鄭貴妃)이다. 그리고 정귀비는 자식도 잘 낳아주었다. 연이어 3명의 아들을 낳았다. 그중 주상순이 자라서 성인이 된다.
만력제는 애옥급오(愛屋及烏)로 주상순도 아주 총애한다. 게다가 정귀비가 교사하여 만력제는 정귀비의 아들인 주상순을 태자로 삼을 생각을 하게 된다. 만력제가 이런 생각을 드러내자, 즉시 여러 신하들의 반대에 부닥친다. 원인은 아주 간단하다. 고대의 법도에 따르면, 태자에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황후의 아들, 즉 적장자(嫡長子)이다. 만일 황후에게 아들이 없다면, 장자(長子)를 태자로 삼는다. 마침 만력제의 황후는 아들을 낳지 못했다. 그리하여 태자의 자리는 주상순에게 돌아가야 했다. 만력제는 신하들의 압박하에 1601년 주상락을 태자로 삼는다. 이 일이 바로 유명한 '국본지쟁(國本之爭)'이다.
주상락이 태자에 오른 후, 다시 대사건이 하나 벌어진다. 1615년, 장차(張差)라는 젊은이가 드러내놓고 나무몽둥이를 들고 동국으로 가서 태자를 공격한다. 먼저 수문태감(守門太監)을 때려서 상처입히고나서 붙잡힌다. 엄히 추궁한 끝에 장차는 자신이 태감 방보(龐保)의 지시를 받아서 태자를 암살하려 했다고 자백한다. 그런데 방보는 바로 정귀비의 수하에 있는 태감이다. 그러니 이제 아주 분명해 졌다. 이 일에서 정귀비는 책임을 벗어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만력제는 정귀비를 총애하기 때문에 장차는 정신병자여서 헛소리를 지껄인다는 이유로 단지 장차만을 참살하고, 정귀비는 쫓아내지 않는다. 이것이 역사상 유명한 '정격안(梃擊案)'이다.
1620년, 48년간 황제로 있던 만력제가 붕어한다. 태자 주상락이 황제에 오른다. 그가 명광종이다. 이때 그는 이미 19년간 태자로 있었다.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주상락이 즉위한 후, 즉시 개혁을 시행한다. 그는 부친이 남겨놓은 폐정을 하나하나 시정하며 다시 조정의 기강을 바로잡는다. 그러나 그는 사적으로 주색에 탐닉하여 금방 신체가 망가져 버린다.
주상락이 병이 위중할 때, 대신 이가작(李可灼)이 바친 홍색 약환(藥丸)을 먹은 후, 급사해 버린다. 이때는 주상락이 황제에 오른지 겨우 1달이 되었을 때이다. 주상락의 죽음에 관하여,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정귀비가 배후에서 장난친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명확한 증거는 없다. 이것이 바로 명말 3대사건중 하나인 "홍환안(紅丸案)"이다. 주상락의 죽음은 그를 명나라때 재위기간이 가장 짧은 황제로 만들었고, 또한 가장 비극적인 황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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