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고천운(高天韻)
어떤 사람은 2019년은 "영화상영금지의 해"라고 말한다. 중국 선전부의 심사기준이 계속 강화되고, 작가와 감독들은 그 빈틈을 비집고 애쓰면서, 역사를 발굴하고, 현실을 드러내고, 인성의 추악항과 아름다움을 묘사하지만, 왕왕 붉은 색의 가위에 의해서 이리저리 잘려나가고 있다. 현재, BBC의 보도에 따르면, 인터뷰를 한 중국영화인들은 모두 가명으로 나왔는데, 이는 영화업계의 긴장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편의 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퇴출되다.
2019년 2월 12일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일초종(一秒鍾)>이 '기술적 이유'로 제69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퇴출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진정한 이유는 영화내용이 문혁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90후(90년대출생)인 네티즌은 <일초종>을 이렇게 비판한다: "우리는 대국이다. 강국이다. 이런 형편없는 상흔문학(傷痕文學)은 필요없다." "역사를 거울로 삼는 것은 스스로의 의관을 바르게 하기 위함이다. 이미 스스로의 의관이 바르게 되었는데, 왜 역사를 거울로 삼으려 하는가?" 또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현재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어야 한다. 더 이상 옛날 이야기는 하지 말라." 또 다른 네티즌은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의 상황은 "과거를 추억하든, 아지면 현재의 폐해를 지적하던 그런 영화는 모두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 한 줄의 붉은 선이 그어져 있는 것 이외에 곳곳에 '벼락지역'이 있다. 그래서 그것을 다 지키기는 너무 어렵다.
이번 베를린영화제에서 퇴출된 것에는 <소년의 너>도 있다. 이 청춘범죄영화는 크리스탈베어상 신세대부문에 들어 있었다. 원래 2월 11일에 첫상영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월 2일, 제작자측에서는 영화의 후기제작의 이유로 적시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밝힌다.
국내에서도 <소년의 너>는 상영시기를 바꾸었다. 6월 27일에 원래 예정대로 상영되지 못했다. 어느 대륙의 업계인사가 토로한 바에 따르면, 이 영화는 미성년범죄, 학교폭력이라는 두 가지 '민감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중국정부건설70주년을 맞은 경사스러운 해이므로, 정부측에서 엄격하게 보고 있다고 한다.
금년 5월, 제72회 칸느영화제에 참가한 중국영화 <육욕천(六慾天)>은 상영 하루전에 '기술적인 이유'로 영화제 및 관련 활동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발표한다. 영화전시측에서 취소를 거부해서, 다음 날 영화는 예정대로 상영되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육욕천>의 제작팀은 이미 칸느에 도착했지만, 몸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고 한다.
많은 중국의 네티즌들은 속속 댓글을 남겼다. 당국의 심사제도를 비판한다. 이는 '국가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후 '누가 감히 영화를 찍으려 하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한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썼다: '기술적인 이유'가 통상적인 상태가 된다면, 중국영화는 좋아질 수있을까?
<팔백(八伯)>과 역사진상
금년 6월 15일 항전영화 <팔백>은 원래 상해국제영화제에서 첫상영될 예정이었다. 다만 상영하루전날 밤에 제작자측은 '기술적인 이유'로 상영을 취소한다고 선언한다. 그후 영화는 여름상영계획도 포기했다.
<팔백>은 1937년 송호회전(松滬會戰) 말기, 국민혁명군 제88사단 524단의 '팔백전사'가 상해의 사행창고(四行倉庫)를 지키며 일본군과 4일밤낮을 싸운 역사적 사실을 그렸다. 영화에는 사병들이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를 수호하는 장면이 나온다.
6월 9일, 좌파민간조직과 중국홍색문화연구회는 세미나를 개최하여, <팔백>에 역사적사실에 어긋나고, 지나치게 국민당의 항전공적을 미화한다고 비판하며, 이런 류의 영화가 범람하는 것은, "반드시 중국공산당 집정의 모든 역사적 근거를 박탈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공산당은 지금까지 그들이 항일의 '중류지주(中流砥柱)"라고 밝혀왔다. 그리고 국군의 혈전은 대거 말살해왔다. 다만 사학계는 이에 대하여 명확한 의문과 반박을 제기한다. 역사자료에 근거하면, 중국국민정부의 지휘하에 국군과 일본군은 모두 22번의 대형회전, 1,117번의 대형전투, 38,931차례의 소형전투를 치렀다. 중화민국 국방부 1946년의 통계를 보면, 국군이 전투중 전사한 사람이 322만 7926명이고, 그중 206명의 장군이 순직했다. 확실히 중국공산당은 진실한 전투상황이 스크린에 나타나서 수억의 국내관중이 보는 것을 원치 않는 듯하다. <팔백>이 상영금지된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팔백>이 이전에 삼사를 통과했고 상영허가증도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측의 기준이 수시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좌편향의 풍향 중에서 역사의 진상, 제작자의 투자, 영화팀의 노력등은 모두 무시될 수 있다. 그냥 말살되어 버리는 것이다.
대륙의 영화학자인 하오젠(郝建)은 일찌기 BBC 중문판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예술의 앞에, 권력이 거리낌없이 횡행한다. 영화는 주선율의 일종의 선전도구이고, 대중오락을 위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천주정(天注定)>과 <나와 나의 조국>
영화의 상영금지붐을 얘기하자면, 2013년의 자장커(賈樟柯)가 제작하고 감독한 <천주정>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영화는 4개의 비극을 얘기한다: 후원하이가 촌관리를 살해한 사건, 저우커화가 다른 성으로 가서 강도를 한 사건, 덩위쟈오가 관리를 찌른 사건 및 폭스콘직원이 투신자살한 사건. 주제가 민감한 것이어서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상영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당시 후, 저우, 덩의 세 형사사건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논쟁이 컸다. 사건은 탐관오리와 음탕한 관리등 사회의 어두운 면에 관련되어 있고, 중국정부는 당연히 문제를 막고 회피하려 했다. 자장커는 용기있게 여러 현실사건을 다루었고, 수법이 대담했고 용기가 가상했다. 여기서 언급해야할 점은 <천주정>의 영문제목이다: "A Touch of Sin" 아마도 제작자들은 이 영화를 통하여 이렇게 묻고 싶었던 것같다: "이것은 누구의 죄인가?"
"10.1"을 맞아 <나와 나의 조국>이 요란하게 상영되었다. 이 영화는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7명의 중국인을 통하여 당의 "위광정(偉光正)"을 칭송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당매체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정부 배경의 사단과 기업은 유럽에서 화교를 조직하여 관람시켰다. 70년, 중국공산당치하의 정치투쟁, 문화겁난, 인권박해, 환경오염, 군중항쟁등 피비린내나고 끊임없는 재난과 고통은 모조리 없어졌고 오로지 칭송하고 노래부르는 것만 남았다.
지금 대륙의 영화인들은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가'급이나 신인들도 마치 얼음을 밟는 것같다. 그저 아무 것도 다루지 않고, 주제도 없는 시공초월극이나 황당한 내용만이 가장 안전할 뿐이다. 심사를 받으려면 극본을 포기하고, 장면을 바꾸어야 하고, 심지어 다 찍은 후에도 멀거니 눈을 뜨고 전체 작품이 '총살'당하는 것을 지켜보아야 한다. 이런 곤경은 모든 중국인들이 빠진 정신의 늪이다. 전면적인 감시와 '안정유지'로 현재 매체, 출판, 문예가 질식하고 있고, 양심을 지키고 진상을 추구하려는 영혼을 질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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