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문화/중국의 고고

전국기악동방옥모형(戰國伎樂銅房屋模型): 낯뜨겁게 만드는 국보급문화재

중은우시 2019. 1. 17. 15:27

글: 원재예(袁載譽)





우리가 항주시 서호구 고산로(孤山路)를 산책할 때, 기이한 '방(仿)청동양식'의 물건을 만났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 더 쳐다보게 만드는 것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위에는 크게 6글자가 쓰여 있었다: 절강성박물관(浙江省博物館). 필자가 오늘 얘기하고 하는 것은 바로 절강성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보는 사람을 낯뜨겁게 만들고, 아직은 그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은 한 국보급 문화재이다.


1982년 3월, 소흥시 파당사감자산(坡塘獅龕子山) 306호 춘추전국묘의 긴장된 발굴현장에서, 돌연 경탄의 소리가 터져나온다. 전문가들은 별다를 것이 없는 벽감(壁龕)에서 천천히 정교한 '방옥모형(房屋模型)'을 끄집어 냈다.


이 모형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았을 때 정방형이었고, 전문가가 손으로 만져본 후에 전체가 청동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중에 자로 재어본 결과 높이가 17센티미터, 너비가 13센티미터, 깊이가 11.5센티미터였다.


그러나 이 '모형'의 크기가 적다고 무시해서는 안된다. 자세히 살펴보니, 공법이 정말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형의 가운데는 비어 있는 상태여서, 전체 모형은 '공심합자(空心盒子)'였다.


이 상태에서 두 기둥이 '공심'을 3개의 칸으로 나누어 놓았다. 그리고 3개의 칸은 벽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더욱 경탄스러운 것은 이 '공심'의 양측에 취생(吹笙), 무금(撫琴), 집추격고(執擊鼓), 집곤격축(執棍擊筑)자세의 4명의 작은 사람이 있다.


재질이 청동기이고, 게다가 전체 '모향'의 구조가 정면만이 비어 있고, 상하, 좌우 및 뒤는 모두 벽으로 막혀 있으므로, 이런 '모형'을 만든 장인은 '어떻게 전체를 청동으로 만들어' 가운데를 비워두는지 그리고 조형을 만드는지의 문제를 해결해야 했을 것이다.


장인이 마지막에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이미 2천년이 흘러서 고증할 방법이 없다. 다만 방의 기둥과 지면에는 모두 '용접'과 비슷한 흔적이 있다. 이를 통해 전문가들은 장인이 청동기를 파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먼저 바닥을 만들고, 다시 작은 사람을 놓고, 이어서 사방의 벽을 세우고, 마지막으로 지분을 덮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3개의 방의 가운데에는 2명의 작은 사람이 두 손을 아랫배에 모으고 있다. 머리는 약간 앞으로 향해 있다. 마치 노래를 부르는 듯한 자세이다. 바로 이 자세 때문에, 전문가들은 친절하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전국기악동방옥모형"


그러나 보는 사람을 낯뜨겁게 만드는 일은 이 6명의 소인이 너무나 '전위'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완전히 "속발나신(束髮裸身)" 즉 머리를 묶고 몸은 나체이다. 중국은 자고이래로 '예의지국'인데, 소수의 변태적인 군주를 제외하고, 전체 역사에서 고대에 이렇게 '속발나신'으로 공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국기악동방옥모형"이라는 명칭에 대하여는 이견이 있다. 현재 주류는 '기악동방'이지만 그 외에 2가지 정도의 의견이 있다. 둘은 모두 '기악동방'은 정상적인 '기악'프로그램을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방중락(房中樂)'이나 '제사(祭祀)'라고 보는 것이다. 그중 '방중락'으로 보는 것은 고대의 권력귀족들이 자신의 '성욕'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오늘날의 야동과 비슷한 공연형식을 만들어냈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제사'라는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이 내놓는 논거는 <사기>와 '전국기악동방옥모형'의 지붕에 높이 솟아 있는 구리기둥인데, 이 기둥의 꼭대기에는 대미구(大尾鳩)가 놓여 있다.


<사기>의 기록에 따ㅡ면, 당시 지금의 강소절강지역에서 활약하던 오월(吳越)의 백성들은 '조류'를 토템으로 신봉하는 전통이 있었다. 그래서 '대미구'가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것은 아마도 어떤 '제사의식'을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그러나 유금스럽게도, '기악'이든 '제사'이든 '방중악'이든 모두 충분한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국기악동방옥모형'의 소인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지금까지도 하나의 수수께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