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치아(李治亞)
손권은 대단한 인물이다. 특히 주유를 중용하여, 일거에 조조의 팔십삼만대군을 불싸지르고, 여몽을 중용하여, 기세가 대단했던 관우를 격패시키고, 또한 목 위의 머리까지 베어버렸으며, 육손을 중용하여, 불가일세의 유비를 격패시켰다. 그러나, 조조, 손권 두 사람을 비교하면 두 사람은 비슷한 점도 많다. 예를 들어, 독서를 좋아하고, 용인술에 능하고, 미색을 좋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성부(城府, 속이 깊은지)를 따진다면 조조가 약간은 더 뛰어났던 것같다.
첫째, 조조의 성격특징은 교활하며 속임수에 능하고 낙관적이다. 이런 지도자는 속이 무척이나 깊다.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장남 조앙(曹昻), 아끼는 조카 조안민(曹安民)이 조조를 엄호하여 위기상황에서 탈출하게 하기 위하여, 한 명은 "화살을 무더기로 맞고 죽었으며", 한명은 "갈갈이 베어졌다." 조조는 내심으로 아주 분노했지만, 슬픔을 그다지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리고 당시 수석호위무사인 전위와 최고이 모사 곽가 두 명의 부하가 죽은 후에 조조는 극도로 비통해 한다. 계속 통곡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장수등의 투항을 받아들인다. 이들이 아들을 죽인 흉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조조는 천하를 다투고자 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계속 참는다. 손권은 어떠했는가. 비록 어떤 때는 성질을 억눌렀지만, 많은 경우에는 그렇지 못했다. 특히 호랑이를 활로 쏘아 죽일 때 하마터면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뻔했다.
둘째, 조조는 피동적인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적었다. 그러나 손권은 관우를 죽인다. 이는 일생에서 가장 졸렬한 짓이다. 손권은 때때로 안목이 좁았다. 조조처럼 원대한 목표가 없었다. 조조는 천하통일을 한마음으로 꿈꾸었고, 다른 사람이 그에 대하여, "난세의 간웅이오, 치세의 능신이다"라고 했을 때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고, 또한 필생을 들여 그를 실현한다. 조조는 처음에 동한의 충신이 되고 싶었다. 권신 동탁을 토벌하는 일에 집착한다. 나중에 한왕조는 안되겠다고 보고, 대세의 흐름을 따라서, "협천자이령제후"의 정치적 포부를 실현한다. 손권은 한번도 천하를 정복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설사 조조와 유비가 죽은 후에도 그러했다. 일생동안 그저 자그마한 형주를 차지하려고 애쓴다. 관우를 죽이고도 그 책임을 감히 지지 못하고, 조조에게 전가한다. 그러나 조조는 관우를 형왕(荊王)에 봉하고 왕후의 예로 후장한다.
셋째, 손권은 스스로 총명하다고 여겼다. 조조가 관우를 후장해주자 속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표를 올려 칭신한다. 그리고 조조가 황제에 오르기를 원한다고 쓴다. 조조는 손권의 글을 보고는 웃으면서 말한다: "이 어린 친구가 보낸 예물이 엄청나게 크군 그러나 그는 나를 화로위에 올려놓고 굽고 싶은가보다." 이렇게 하여 손권의 구상은 그저 요람에서 꺽이고 만다.
넷째, 조조는 반간계를 잘 썼다. 마초, 한수를 다루면서 그랬고, 나중에 손권을 다룰 때도 그러했다. 손권이 형주를 치려고 할 때 극치를 보여준다. 조조는 한편으로 조조와 암중으로 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고의로 대장 조인을 시켜 손권이 동맹을 깨려는 음모를 꾸민다는 것을 양군이 대치할 때 서신을 써서 화살로 쏘아 알려준다. 그러나 관우는 동오가 그렇게 무원칙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아서, 믿지 않다가 결국 죽임을 당하고 만다.
다섯째, 조조는 쇼를 하기 좋아했다. 원소가 죽은 후에는 조조가 묘앞에서 대성통곡한다. 그리고 뒤돌아와서 바로 원소의 아들들을 대거 죽여버린다. 조조는 자신의 시에서 비천연민(悲天憐民)하다가 바로 얼굴을 돌려서 투항병 7만을 죽여버린다. 자신의 <영>에서 그는 한나라를 대체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는 1,2년후에 위공을 칭한다. 이를 보면 조조가 말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손권은 싫어하는 사람은 그냥 싫어한다. 충성심이 대단한 육손도 그에 의하여 죽임을 당한다.
만일 조조의 나이가 어렸다면, 삼국통일의 국면은 반드시 조조가 이뤄냈을 것이다. 아쉽게도 손권은 그런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저 한쪽 지방을 차지하는데 만족한다. 이를 보면 그는 열사모년장심불이(烈士暮年壯心不已)의 조조와 비교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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