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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원)

쿠빌라이: 아이스크림과 샤브샤브를 만들어내다.

by 중은우시 2013. 8. 15.

글: 인민문적 

 

 

 

보르지친 쿠빌라이. 몽골족, 원나라의 창건자. 그는 일생동안 전투를 하며 천하를 통일하고 영토가 광활한 다민족국가 원(元)나라를 건립했다. 그에 대해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 중국역사상 전투에 능했던 소수민족의 군주로서, 그는 미식가였다. 그리고 그의 미식에서의 조예는 "빙화양중천(氷火兩重天)"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몽골족에 대하여 얘기하자면, 가장 인상깊은 것은 아마도 몽골빠오(包)일 것이다. 푸른 초원위의 사나운 기마민족인 그들의 음식은 우유 및 고기가 위주이다. 몽골인의 우두머리로서, 쿠빌라이도 우유를 마시기를 즐겼다. 쿠빌라이가 무리를 이끌고 남하하여 금, 남송을 멸망시키고 황제에 오른 후, 대도(大都, 지금의 북경)를 도성으로 삼는다. 당시의 대도 모습은 초원과는 많이 달랐다. 여름의 날씨는 아주 더워서, 신선한 음식물을 보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것은 우유를 즐겨마시는 몽골귀족에 있어서 골치아픈 일이었다. 신선한 우유, 양유도 몇 시간만 놓아두면 변질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쿠빌라이는 아이디어를 내서, 우유에 얼음을 넣어두었다. 그렇게 하여 우유의 보존기간을 늘였다.

 

아무런 생각없이 한 이런 행동으로 쿠빌라이는 의외의 사실을 발견한다: 우유와 얼음이 합쳐진 후 "내빙(奶氷)"의 맛은 우유보다도 신선했던 것이다. 나중에 쿠빌라이는 "내빙"에 꿀, 과일등을 넣었더니 "내빙"의 색깔이 더욱 선명하고 입맛도 좋았다. 그후 이탈리아의 여행가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여행하고, 쿠빌라이를 접견하고 대접을 받는다. 쿠빌라이는 아주 기뻐하며 귀족들이나 맛볼 수 있는 "내빙"을 마르코 폴로에게 하사했다. 마르코 폴로는 그 제조방법을 유럽으로 가져갔고, 이후 개량을 거쳐 오늘날 사람들이 즐겨 먹는 아이스크림으로 발전했다.

 

"얼음(氷)"을 얘기했으니, 이제는 "불(火)"을 얘기할 차례이다. 모두 알다시피 몽골초원은 소와 양이 많이 난다. 말등에서 자란 쿠빌라이는 자연히 소고기 양고기를 주식으로 삼았다. 전설에 따르면 남송말기, 쿠빌라이가 군대를 이끌고 남하하여 원정했다. 며칠간의 격전을 거쳐 삼군의 장병들이 모두 피곤하고 말들도 쓰러질 지경이었다. 고향생각이 간절했다. 이때 쿠빌라이는 돌연 고향에서 볼 수 있는 일망무제의 초원과 살이 쪄서 통통한 소와 양을 떠올린다. 고향에서 전사들과 함께 양고기를 구워먹던 광경을 생각한다.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하여, 그는 사람들에게 부근의 촌락에서 양을 몇 마리 찾아도게 한다. 그리고 요리사에게 즉시 양고기를 굽도록 명한다.

 

누가 알았으랴. 막 양고기를 구우려고 할 찰나에, 정탐을 보낸 병사가 말을 타고 달려와서 보고한다. 적이 부근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고기를 굽는다는 말을 들어 뱃속의 벌레들이 날뀌고 있는데, 싸울 생각이 들겠는가. 이런 상황이 되자 쿠빌라이는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리고 요리사들에게 즉시 양고기를 올리라고 말한다. 요리사들은 그 말을 듣고 식은 땀이 흘렀다. 쿠빌라이는 성격이 조급했고, 군대내에서 위신을 세우는 것에 민감했다. 만일 그에게 잘못 보이면 바로 목이 달아난다. 하물며 현재는 전투가 긴박한 상황이다. 만일 고기를 대령하는데 늦었다가는 요리사들의 목숨을 보장하기 힘들 것이었다. 그러나 구운 고기를 먹어본 사람이면 모두 알 것이다. 옛날 방식으로 구우려면 몇 시진이 걸린다. 순식간에 어찌 식탁위에 올려놓을 수 있단 말인가? 이 때, 한 젊은 요리사가 급한 와중에 아이디어를 낸다. 양고기를 얇게 썰어서 솥에 넣은 다음, 고기의 색깔이 희게 바뀌면 바로 건져내어 그릇에 담고, 가는 소금을 뿌려서 쿠빌라이에게 가져다 준다.

 

쿠빌라이는 걸신 들린 듯이 몇 그릇을 먹으며 연신 맛있다고 칭찬한다. 그리고 바로 말에 올라서 적군을 물리치고 대승을 거둔다. 승전축하연때, 쿠빌라이는 다시 그 때의 양고기를 떠올리고, 요리사에게 그 방식대로 만들어서 장병들에게 나눠주라고 한다. 여러 장병들도 그 맛을 모두 칭찬한다. 요리사들은 이 기회를 틈타 쿠빌라이에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청한다. 쿠빌라이는 생각을 해보고는 "그냥 쏸양러우(涮洋肉)라고 불러라." 중국의 대강남북에 이름을 떨치는 요리 하나가 이렇게 하여 이름을 얻게 된다.

 

아이스크림과 쏸양러우(일본식 명칭; 샤브샤브 혹은 징기스칸) 하나는 차갑고 하나는 뜨겁다. 그러나 둘 다 쿠빌라이와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