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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원)

원순제(元順帝): 방비만전(芳菲滿前)

by 중은우시 2013. 12. 3.

글: 우좌(于左)

 

원순제가 대승상(大丞相) 바얀(伯顔)의 직무를 빼앗은 후, 완전히 국가대권을 자신의 손 안에 장악했다.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그후, 종정성색(縱情聲色)했고, 이와 더불어, 당연히 금석지약(金石之藥)과 방중술이 있다.

 

원순제의 심복중에서, 한쌍의 형제가 있다. 형은 하마(哈麻)이고 동생은 쉐쉐(雪雪)이다. 하마의 모친은 원녕종(元寧宗)의 유모(乳母)이고, 하마와 동생 쉐쉐는 이로 인하여 궁중시위를 맡는다. 하마는 일처리가 기민하고, 말을 잘 했기 대문에, 원순제의 총애를 받았고, 자주 궁전내에서 그와 쌍육(雙陸)을 놀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아주 편안했다. 하루는 하마가 새 옷을 입고 궁으로 들어온다. 원순제는 그가 자신의 곁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고 있다가, 돌연 입 속의 찻물을 그의 새 옷에 뿜는다. 하마는 아무런 방비를 하고 있지 않아서 옷이 찻물에 다 젖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더러워진 새 옷을 보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원순제를 보면서 분노해서 말한다: "천자가 어찌 이런 짓을 하십니까?"

 

무료하기 그지없었던 원순제는 그저 "하하"하며 웃고 만다. 당초, 하마는 원순제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티벳승려를 원순제에게 소개한다. 티벳승은 원순제에게 일종의 "운기술(運氣術)"을 전수한다. 원순제는 거기에 아주 멋있는 이름을 하나 붙인다. "연첩아법(演楪兒法)", 그 뜻은 "대희락법(大喜樂法)"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변수법(變修法)"이라고도 불렀는데, 실질적으로는 일종의 방중술이다.

 

하마는 또 다른 승려 가진(伽眞)을 소개한다. 그는 음술(淫術)에 능했다. 원순제는 테벳승려를 사도(司徒)에 임명하고, 가진을 원국사(元國師)로 임명한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는 양가부녀를 하사하였는데, 이를 '공양(供養)'이라고 부른다. 두 사람의 승려는 그들의 '공양'을 데리고, 원순제와 함께 쌍수비술(雙修秘術)을 연습하며 종욕음락(縱慾淫樂)한다.

 

원순제는 후궁에서 무도대(舞蹈隊)를 조직하고 이를 십육천마무(十六天魔舞)라고 부른다. 구성원은 궁중의 채녀(采女) 삼성노(三聖奴), 묘락노(妙樂奴), 문수노(文殊奴)등으로 모두 16명이었다. 모든 여자는 상아로 만든 불관(佛冠)을 쓰고, 몸에는 영락(纓絡)을 걸친다. 윗몸에는 금계오(金鷄袄), 합수대의(合袖大衣)를 입고, 몸에는 수대(綏帶)를 맨다. 아랫몸에는 홍색에 금을 박은 장단군(長短裙)을 입히고, 손에는 법기를 들게 한다.

 

무도대 이외에, 악대(樂隊)도 있었다. 11명이 궁녀로 구성되었는데, 궁녀마다 머리는 연퇴계(練槌髻)를 하고, 몸에는 상복(常服)을 입거나 혹은 당모착삼(唐帽窄衫)을 입었다. 사용하는 악기에는 용적(龍笛), 두관(頭管), 소고(小鼓), 진쟁(秦箏), 비파(琵琶), 생(笙), 호금(胡琴), 향판(響板), 박판(拍板)이 있다.

 

원순제의 곁에는 그 외에 또한 10명의 "의납(倚納)"이 있었다. 여기에는 하마의 매부, 집현학사인 투루테무르(禿魯帖木兒), 라오디사(老的沙), 빠랑(八郞), 다라마지더(答剌馬吉的), 보디와르마(波迪哇兒禡)등의 사람이 있다. 궁중의 방 하나가 있는데, "제지우가이(皆即兀該)"라고 부른다. 그 뜻은 "일마다 장애가 없다"는 뜻이다. 매번 궁중에서 불사를 거행할 때면, 원순제는 10명의 의납을 이 방에 모으고, 십육천마무대와 악대도 참석한다. 사람들은 벌거벗은 맨 몸으로 집단적으로 음란행위를 벌이고, 아무런 금기도 없었다.

 

이런 추악한 일은 금방 바깥으로 전해지고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된다. 이때 황태자는 이미 장성했고, 부황의 이런 추악한 행위를 싫어했고, 그중 우두머리인 투루테무르등을 제거하고자 생각한다.

 

이 기간동안, 하마, 쉐쉐 형제의 지위는 돌연 높아졌다가 돌연 낮아지고 기복이 심했다. 지정15년이 되어, 쉐쉐는 어사대부가 되고, 하마는 중서좌승상이 된다. 그들이 조정을 완전히 장악한다. 대권을 장악한 후, 형제 2명은 명성과 이미지를 중시하기 시작한다. 이때의 원순제는 이미 일군의 심복들과 지저분하게 지냈고, 하마 자신조차도 그냥 보아넘기기 힘들 정도였다.

 

하마는 돌아가서 부친과 상의한다. 자신의 매부 투루테무르를 언급하며 말한다: "그들은 음사지술(淫邪之術)로 황상을 미혹하고, 천하의 사대부들은 이로 인하여 나를 비웃고 있다. 이후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사람을 만나겠는가? 그래서 나는 투루테무르등 일군의 망나니들을 제거하여 그들이 더 이상 황당한 짓을 벌이지 못하게 할 생각이다. 지금 황태자가 이미 자라서 성인이 되었고, 총명하며 과단성이 있다. 황제는 그러나 혼암불명(昏暗不明)이어서 차라리 황테자를 옹립하고 황제를 태상황으로 올리는 것이 좋겠다."

 

하마의 여동생은 바로 이때 이 말을 엇듣는다. 돌아가서 남편 투루테무르에게 말한다. 투루테무르는 알고 있었다. 일단 퇑태자가 등극하면, 자신은 분명히 죽음을 면키 어렵다는 것을. 그는 급히 원순제를 만나러 가서 말한다: "하마는 외부에서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폐하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어서 그가 황태자를 옹립할 생각이라고."

 

원순제가 그 말을 듣고는 놀라고도 화가 났다. 그래서 이를 갈며 말한다: "헛소리! 나의 머리카락도 아직 희어지지 않았고, 이빨도 빠지지 않았는데, 어찌 나를 늙었다고 한단 말인가?'

 

군신 두 사람은 비밀리에 상의한 후, 하마형제의 관직을 박탈하려 한다. 투루테무르는 혐의를 피하기 위하여, 사전에 한 니고암(尼姑庵)으로 가서 숨는다. 다음 날, 원순제는 사람을 보내어 하마와 쉐쉐에게 통지하여 입조할 필요가 없으니 집에 남아서 소식을 기다리라고 말한다. 형제 2명은 자신의 변명할 기회조차 없이, 각각 혜주(惠州)와 조주(肇州)로 안치된다는 명을 받는다. 그리고 미처 출발하기도 전에 맞아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