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연: 인간관계, 성격과 운명

글: 염호강(閻浩崗)

 

<삼국연의> 제65회를 보면, 유비가 익주목이 된 후 그를 따라 사천에 들어온 여러 장수들에게 봉상(封賞)을 내린다. 관우, 장비, 조운, 황충, 위연, 마초의 6장수는 각각 탕구장군, 정로장군, 진원장군, 정서장군, 양무장군, 평서장군에 봉해진다. 제73회에서 유비가 한중왕에 오른 후, 다시 한번 여러 장수들에게 봉상을 내린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관우, 장비, 조운, 마초, 황충을 오호장군으로 하고, 위연을 한중태수(漢中太守)로 한다. 두 번의 중요한 봉상에서, 서열이 약간 변화하였다. 그러나 위의 6명은 무장들 중에서 항상 두드러졌다. 현재의 계급으로 본다면 개국원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1955년 중국인민해방군의 최초 계급수여때 '원수'의 평가기준은 바로 "인민무장역량을 창건하고 영도하거나 전역군단작전을 영도하여, 탁월한 공적을 세운 고급장군"이다. 이 6명이 촉한의 건립과정에서의 작용을 보면 원수의 계급을 받는 것은 전혀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이다. <삼국지>의 기록에 따르면, 구체적인 사실과 사건은 소설과 다른 점이 많다. 다만 6명의 작용에 대한 기술은 사서와 소설이 기본적으로 일치한다.

 

소설에서, "계급을 받거나" 혹은 "직함을 받기" 전에 오호상장은 모두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모두 자신의 저명한 '대표작품'이 있다. 그 생애의 화려한 악장이 있었고, 최고의 '계급' 혹은 '직급'을 받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바였다: 관우의 대표작은 안량, 문추를 베고, 장사를 함락시키고, 형주를 지킨 것이다. 장비의 대표작은 당양교의 뒤를 막은 일, 와구애를 지혜로 취한 일이며, 조운의 대표작은 장성파에서 후주를 보호한 것, 계양을 계략으로 취한 일, 강을 막고 아두를 빠앗아 온 일이다. 그들 3명의 공통적인 장점은 주공을 따라 여러해동안 전투에 참가했었으므로 자격과 경력에서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마초의 상황은 약간 다르다. 전투로 따지면, 그는 두 번의 전투가 유명하다. 한번은 허저와 싸운 것이고, 다른 한번은 장비와 싸운 것이다. 후자는 그저 자신의 실력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고, '공을 세웠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유비의 부대와 전투를 한 것을 비교하자면, 바로 진명인과 임표의 사평에서의 혈전을 벌였지만 진명인의 업적ㅇ로 보지 않는 것과 같다. 전자는 비록 조조의 부대와 전투를 벌인 것이지만 그때 그는 유비를 대표하지 않았다. 독자적으로 인마를 이끌고 있을 때였다. 그렇다면, 이것도 자격의 하나로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일찌기 적과 힘들지만 뛰어난 전투를 벌였다." 황충도 투항한 장수이다. 나이가 비록 많았지만, 촉한 '혁명'에 참여한 자격,경력은 뛰어나지 않다. 그러나 그는 확실한 대표작이 있다. 오호상장을 발표하기 얼마전에 여래햐동안 탕산에서 하후연을 벤 것이다.

 

비교적 특수한 경우가 위연이다. 초보적으로 게급을 받을 사람의 명단을 작성할 때, 그는 원래 5번째에 위치했다. 마초의 앞이었다. 그러나, 최종인선에서 그는 '오호상장"에서 빠진다. 아마도 평가위원회 내부에 이견이 있었을지 모른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마초는 서량방면군의 총사령관이므로 촉한'혁명'에 참여한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군사세력과 사회영향력이 비교적 컸다. 그래서 그는 위연의 앞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추측할 수도 있다. 평가위원회에서 위연에 반대표를 던진 사람이 아마도 제갈량일 것이다. 유비는 원래 위연의 편을 들어주고자 했으나 마초의 세력과 영향이 확실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제갈량과의 관계가 그에게는 더욱 중요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아무런 표정변화없이 임명장에 서명했을 것이다.

 

다만, 유비는 마음 속으로 위연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고, 그는 또 다른 방법으로 위연에게 보상해준다.

 

<삼국지>에 기록된 촉한의 "계급" 혹은 '직급'을 전후로 비교하면 아주 생동감있는 중요한 부분이 있다. <삼국연의>에서는 생략되어 있지만 이것은 아주 범상치 않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일을 더욱 생동감있게 그리면 이야기가 더욱 풍부하다. 소설은 모두 세부사항과 이야기를 늘이는 편이다. 소설에서 생략된 이 부분은 <삼국지.위연전>의 첫부분에 쓰여 있다. 그리고 다른 "품삼국" 학자들에 의하여 인용된 바 있다:

 

유비가 한중왕이 된 후, 성도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래서 한 지역을 맡아서 감당할 수 있는 대장으로 하여금 한중을 지키게 하여야 했다. 사람들의 여론은 그 사람이 장비라는 것이다. 장비도 자신이 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임명이 선포되자 한중태수는 위연이 된 것이다. 전군이 의외로 여긴다.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준비를 하고, 위연의 위신을 수립하게 하기 위하여, 유비는 일부퍼 중요한 군직,문직 간부들을 모아서 회의를 개최한다. 고의로 사람들 앞에서 위연에게 묻는다: "위연. 내가 너를 한중태수로 임명하면, 이렇게 중요한 책임을 부담할텐데, 너는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위연은 주공의 뜻을 잘 알았다.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이미 준비되었다는 듯이 말한다: "조조가 친히 전국의 병력을 끌고 오면, 나는 당신을 위하여 막아낼 것이다; 그가 만일 한 장수에게 10만의 대군을 주어서 보낸다면, 나는 그들을 철저히 먹어치워버리겠다."

 

유비가 말한다: "좋다. 잘 말해주었다."

 

모두 이 대화를 듣고는 탄복한다. 위연이 기백을 지녔다고 느낀 것이다. 나중에 위연이 한중을 지키는 기간동안 과연 직책을 잘 수행한다. 유비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은 없었다.

 

위연이 한중태수를 맡은 일에 대하여, 소설은 그저 짧게 얘기하고 지나간다. 그러나, 소설은 그래도 위연이 유비, 제갈량을 따라 남정북벌하면서 여러번 전공을 세운 것을 기록했다.

 

또 다른 측면으로, <삼국지>는 여러 장수들의 입전(立傳)에서 소설의 소위 "오호장"(<삼국지>에는 '오호장'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았다)을 한 권에 같이 열거한다. 순서는 관우, 장비, 마초, 황충, 조운이다. 몇권을 건너뛰어 위연은 유봉, 팽양, 요립,이엄,유염,양의와 같은 류와 같이 위연과 같은 등급이라 보기 힘든 사람들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이것들은 우리가 십대원수의 명단을 얘기할 때, 1955년의 순서에 따라 얘기하지 않고, 임표를 마지막에 놓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그래도 소설에 따라 얘기해보자. 촉한의 '육대원수'의 기회와 운명은 그들의 자격,경력 및 전공을 제외하고 그 사람의 인간관계 및 성격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먼저 인간관계를 보자. 관우,장비 두 사람은 가장 앞에 놓였다. 전공이외에, 그들 둘은 유비와의 관계가 가장 밀접했다. 예를 들어 제갈량과 유비보다도 더욱 친밀했다. 소설에서는 "도원결의"를 쓰고 있는데, <삼국지>에는 이를 기록하고 있지 않다. 다만, 그들이 탁군에서 함께 거사했으며, "은약형제(恩若兄弟)"라고 적고 있다. 이 방면에서 조운은 약간 차이가 난다. 그러나 조는 다른 장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 유비의 적계전인이 모두 살아남은 것은 모두 조운의 덕분이다. 그와 유비의 관계는 제갈량과 비슷할 것이다. 마초는 명백히 외인이다. 또 다른 '방면군'을 이끈다. 황충, 위연의 경우 유비의 그들에 대한 신임은 비슷하다. 비록 형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수하의 아끼는 장수들이다. 우리는 사천에 들어간 후의 여러 번의 전투에서 황충, 위연 2사람은 매번 서로 호응하고 선봉으로 길을 열었다.

 

다만, 촉한의 또 다른 실권인물인 제갈량과의 관계에서 보면 "육대원수"는 차이가 비교적 크다.

 

관우,장비 2명은 제갈량이 절대로 경거망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조운은 그가 가장 아꼈다. 마초는 비록 심복은 아니지만, 명문출신이고, 제갈량이 직접 지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황충은 시종 존중받는다. 유독 위연에 대해서는 제갈량이 처음부터 좋게 보지 않았다. 위연은 유비가 장사를 함락시키는데 공을 세웠다. 그러나 공명은 상을 내리지 않았을 뿐아니라, 위연을 죽여버리려고 한다. 다행히 유비가 막아서 살 수 있었다. 위연의 촉한혁명참가시기는 황충보다 앞선다. 일찌기 유비부대가 난민을 이끌고 양양을 도망칠 때, 위연은 성문을 열어 영접하고 문빙과 싸웠다. 당시 유비는 모종의 고려로 성에 들어가지 않았고, 그래서 위연은 새 조직에 가담하지도 못하고, 옛 조직에서는 버림받는다. 그래서 장사태수 한현에게 의탁한다.

 

제갈량이 이렇게 위연을 대한 것은 도대체 무엇때문이었을까? 제갈량 자신의 말에 따르면, 그가 보기에 위연은 머리 뒤에 반골이 있다는 것이다(腦後反骨). 기실 이것은 핑계일 뿐이다. 혹은 소설의 작가가 제갈량을 위하여 쓴 변명이다. 제갈량은 위연을 좋아하지 않았다. 제갈량은 전체 소설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상적인 인물이다. 그래서 위연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위연의 처지는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그의 성격과 관련이 있다.

 

성격상의 약점믄 관우 장비도 분명하다.  예를 들어, 관우의 강퍅자용(剛愎自用), 장비의 기주임성(嗜酒任性), 하층관병에 잘 대해주지 않는 것. 그들은 결국 자신의 약점으로 해를 입는다. 소설에서, 위연은 어떤 면에서 관우와 유사하다. 용모측면에서 보자면 모두 "면여중조(面如重棗)"(얼굴이 대추빛이다); 성격분야에서 보면 모두 비교적 고오(孤傲)하다. 그리고 사병들에게는 모두 잘 대해준다. 다만, 관우의 고오는 실력이라는 자본외에 큰형 유비라는 보호막이 있다. 위연과 비교할 수는 없다. 비록 유비가 그를 보호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위연이 아무리 오만하고,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제갈승상에 비할 수 있겠는가. 공명선생은 예전에 자신을 관중, 낙의에 비유했다. 모략에서 누구를 자신의 눈아래 두겠는가? 그러나 이 위연은 자신이 승상보다 고명하다고 생각한다. 유비가 죽은 후 그는 여러번 제갈량에게 건의한다. 한고조(유방)와 한신의 방식을 분받아 제갈량과 병력을 난어 출격하여 동관에서 만나자고 한다. 제갈량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불만을 표출한다. 제갈량이 겁쟁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 말은 아마 제갈량에게 직접 말했을 수도 있고, 사사로이 얘기한 것을 누군가 제갈량에게 일러바쳤을 수도 있다. 제갈량이 그를 신임할 수 있겠는가? 소설은 처음부터 제갈량이 위연은 반골이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는 나중의 결과를 가지고 소급하여 적은 것일 것이다. <삼국지>에는 위연이 반국의 죄를 지은 것에 대하여 몇 마디 변호를 해준다. 그러나 소설은 그저 사실의 경위만 적었다.

 

위언이 성취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주공 유비의 신임에 감사해야 한다. 유비가 사망한 후, 그와 직접상사인 제갈량은 비록 관계가 좋지 않았지만, 후자는 어쨌든 그를 기용했다. 그래서 남정북벌에 항상 그를 데리고 다녔고, 그를 비교적 신뢰했다. 가정지전에서 그를 주장으로 쓰지 않은 것은 아마도 신규장수를 배양하기 위하여서일 것이다.

 

그러나, 제갈량이 죽자, 그의 비극은 필연적이 된다. 비록 여론은 모두 그가 제갈량을 대체해야한다고 하였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위연은 평생동안 두번이나 대중의 여론을 벗어난다. 한번은 좋은 일이었고, 한번은 나쁜 일이었다. 좋은 일은 앞에 얘기한 것처럼 차격적으로 한중태수에 발탁된 것이다. 나쁜 일은 제갈량이 그를 후계자로 삼지 않은 것이다. 유비가 없고, 제갈량이 없으며, 오호상장도 없다. 자격이나 경력, 능력으로 보면 확실히 이제는 그의 차례이다. 그러나 그는 인맥이 좋지 않았다. 인간관계가 긴장되었다. 설사 제갈량이 그에게 승계하라고 하였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협조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기타 "원수"들간의 관계를 보면, 관우와 장비가 가장 밀접하다. 조운은 관우, 장비와 가까웠다. 마초는 모든 사람들과 소원했다. 원래, 황충, 위연 두 사람이 가장 좋아야 한다. 그들은 서로간에 상대방의 목숨을 살려준 바 있다. 그러나 황충이 살아있을 때도 두 사람의 관계는 그다지 막역하지 않았다. 한번은 위연이 공을 탐하여 위기에 처했는데, 황충은 그를 구해주었지만, 전투가 끝난 후 군법에 따라 위연을 죽여달라고 요구한다. 이런 일이 관우와 장비간이라면 절대로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혹은 관우,장비,조운의 관계라면. 그가 비록 병사들에게 잘 대해주었다지만, 최후의 순간에 병졸들은 모두 그를 피하고 그를 멀리한다.

 

위연의 일생은 행운도 있고, 불행도 있다. 능력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일찌기 양양에서, 장사에서 모두 받아 마땅한 존중을 받지 못한다. 매번 고생만 하고 좋은 소리를 못듣는다. 유방이 죽은 후 제갈량이 직접지휘하는 시기에, 만일 그가 제갈량에게 충분한 존경을 표했더라면, 예를 들어 적극적으로 승상을 스승으로 모셨다거나 하면, 아마 제갈량은 그에 대한 견해를 바꾸었을 것이다. 제갈량은 그의 스승이 되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정반대로 행동한다. 그러다보니 일이 어긋났다.

 

다른 세 명, 마초는 용기는 있느나 모략이 없다. 황충은 지나치가 강함을 드러낸다. 그저 조운만이 비교적 완벽하다. 제갈량은 가정의 실패가 있었지만, 조운은 상승장군의 이미지를 만든다. 그리고 그는 사람됨이 조용했고, 인간관계가 좋았다. "육대언수"중 만일 모범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조자룡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사람은 할 말이 별로 없다.